SK 뉴스쿨, 스펙보다 기회의 문 열다

청년 직업교육, 스펙 너머의 기회를 묻다 – SK 뉴스쿨이 말하는 사회 이동 사다리

스펙이 전부인 세상에서 기회의 문은 과연 모두에게 열려 있는가? 누군가는 대학 졸업장도, 인맥도, 자격증도 없이 막막한 현실 앞에 발을 떼지 못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SK 뉴스쿨은 청년에게 ‘다른 출발선’을 제안한다. 전공·경력·스펙이 없어도 전문 직업 교육을 통해 고용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구조. 이 모델의 사회적 의미와 지속 가능성을 짚어볼 시점이다.

교육의 문턱 낮추기 – 직업교육의 포용성 실험

SK 뉴스쿨은 가정 형편, 학력, 전공 여부와 관계없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도록 문을 열었다. 조리, 카페베이커리, 정보보안, MD, 자동차 판금도장 등 총 5개 과정에 80명 정원을 두고, 교육비·장비·자재비 전액 지원에 월 최대 90만원의 생활장학금까지 제공한다. 전통적인 입시 중심 교육 체계에서 소외된 청년들에게 실무 중심 교육을 통해 '생계 가능한 기술'을 제공하겠다는 이 실험은 직업교육의 새로운 공공성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제도 안팎의 간극 – 교육과 고용 정책의 이음선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고졸자 취업률은 47.2%에 불과하다. 반면 고등교육 미진학자 비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들에 맞는 대안 교육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정부도 직업계고 육성이나 마이스터고 확대 등 정책을 펼치고 있으나, 현실에서는 현장 맞춤형·수요 기반 교육과 노동시장 연계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SK 뉴스쿨처럼 민간이 설계한 직업교육 모델이 실제 취업률 97%라는 성과를 보이는 것은 기존 제도의 빈틈을 방증한다.

청년의 좌표와 사회의 기대 – '자립'의 기준 달라져야

‘성공’의 기준으로 여겨진 대기업 입사, 고소득 직장으로의 진입은 오히려 많은 청년에게는 더욱 멀어진 지점이다. SK 뉴스쿨 졸업생 사례에서 보듯, 워커힐호텔 조리사나 정보보안 회사 이글루코퍼레이션 취업처럼 현실 가능한 진입점으로의 접근성이 높아질 때, 청년은 자기효능감을 회복하며 사회적 자립을 시작하게 된다. 특히 비전공자, 고졸자, 지역 청년 등 제도권 바깥에 있던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경쟁'이 아닌 '연결'이며, 단단한 기초 역량을 바탕으로 한 매끄러운 사회 진입 경로이다.

세대 간 시각차, '노력'의 정의가 다르다

중장년층이 보는 '성공 신화'는 여전히 입시와 취업의 연결선에서 형성된 반면, MZ세대는 무한경쟁이 아닌 의미와 안정을 추구한다. 이 괴리 속에서 ‘스펙이 없어도 된다’는 뉴스쿨의 메시지는 논쟁적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능력을 객관적으로 보여줄 기회조차 없던 이들에게 ‘기회의 평등’보다 ‘출발선의 평등’을 보장해야 한다는 논의로 이어진다.

지속 가능한 모델로서의 과제 – 정책-민간 협업의 방향

민간 주도로 높은 취업률과 만족도를 보였다는 점은 고무적이지만, 전국적으로 확산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종합적인 노하우, 네트워크, 재원이 필요한 만큼 정부와 민간이 협업해 제도화하는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 또한 지방 청년의 접근성을 고려한 지역 캠퍼스 확대, 산업 수요 맞춤형 신규 과정 개설, 교육 이후의 커리어 지속 관리까지 포함하는 정책 연계가 필요하다.

현재 뉴스쿨이 구현하는 모델은 직업교육의 사회적 함의를 새로 쓰고 있다. 무한경쟁 대신 공정한 출발선의 보장, 스펙주의가 아닌 역량주의로의 전환. 이 실험이 정책으로 이어져야 할 지점은 명확하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주어지는가, 아니면 그 준비 자체를 도와야 하는가? 지금 필요한 것은 각자의 삶의 맥락 위에서 노력하는 청년들에게 보다 넓은 진입로를 만들어주는 사회적 공감대다. 이를 위해 시민은 응원과 관심을, 정책 당국자는 제도적 재구조화를, 기업은 채용의 기준 확장을 고민할 시점이다. 성장의 문이 닫혀 있는 시대, 함께 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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