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 AI의 르네상스 – MLSoC ‘모달릭스’가 여는 에지 컴퓨팅 혁신
SiMa.ai가 공개한 피지컬 AI 전용 머신러닝 SoC(MLSoC) ‘모달릭스(Modalix™)’의 양산은 단순한 칩 성능 향상을 넘어, 엣지 AI와 생성형 AI의 융합을 통한 산업자산 지능화의 본격화를 의미한다. 전력 소비 10W 미만으로 LLM, 트랜스포머, CNN까지 구동 가능한 이 칩은 로보틱스, 스마트 리테일, 자동차, 방위산업 등 고도의 상황 인식이 요구되는 현장에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고 있다.
MLSoC 기반 ‘피지컬 AI’의 구조적 전환
기존 에지 장치는 정교한 인식과 추론 기능이 제한적이었고, 대부분 클라우드에 의존해 고차원의 AI 기능을 수행해야 했다. 모달릭스는 Arm 기반 유연 아키텍처와 전력 최적화를 통해 온디바이스에서 복합 AI 모델을 직접 실행할 수 있는 구조를 실현했다. 이는 ‘데이터-연산 분리’ 구조를 해체하고, 연산 주도권이 데이터 발생 현장으로 이동하는 전환점을 의미한다.
즉, 실시간 환경 인식, 다중 센서 융합, 자연어 명령 처리 같은 ‘물리 세계 속 직접적 AI 판단’이 가능해진다. 가령, 자율주행차에서 카메라·레이더·음성입력까지 통합해 '실시간 의사결정'을 수행하거나, 스마트 팩토리 로봇이 자동으로 라인을 재배열하는 데 직접 피지컬 AI가 개입할 수 있다.
LLM을 '온디바이스'로 끌어들인 엘리마 프레임워크
모달릭스의 강력한 하드웨어를 실현화하는 핵심은 통합 소프트웨어 프레임워크 ‘엘리마(LLiMa™)’다. 이 프레임워크는 클라우드 기반 LLM의 종속성을 탈피해, 로컬 환경에서 곧바로 대규모 언어 모델 및 멀티모달 AI를 실행할 수 있게 만든다.
엘리마는 모델 자동 양자화 및 컴파일 기능, 사전 학습된 모델 저장소, Agent-to-Agent 통신 구조, 검색 증강 생성(RAG) 등을 지원하며, 이는 AI 에이전트 기반의 자율작업 수행과 현장기기 중심 AI 에코시스템 구현의 기반 설계 요소라 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추론처리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제 AI 모델의 학습과 배포 주체가 대기업 클라우드에서 현장 운영팀이나 개발자에게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용자 권한과 기술 배포 관점에서의 민주화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다.
반도체-EDA-소프트웨어의 수직 계열화 전략
SiMa.ai의 성공은 고성능 SoC 개발 능력뿐 아니라, 반도체 생태계의 복잡한 수직 통합 전략을 어떻게 실현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시놉시스의 AI 기반 EDA 설계툴, TSMC의 N6 공정, Arm IP 포트폴리오를 통합적으로 활용해 빠른 테이프아웃과 안정적 양산을 끌어낸 사례다.
이는 단순한 기술 협업이 아닌, 하드웨어-EDA-공정-소프트웨어를 하나의 파이프라인처럼 연결한 ‘AI 애플리케이션 중심 반도체 개발방식의 진화’다. 이는 삼성전자, 현대오토에버와 같은 제조업 중심 기업의 미래 시스템 반도체 전략에 시사점을 제공한다.
산업, 정책, 기술전략 관점의 시사점
현재 SiMa.ai가 타깃으로 하는 분야는 고부가가치 B2B 시스템 중심이다. 로보틱스, 산업자동화, 스마트헬스케어, 방위산업 등 현장기반 인텔리전스가 시장에서 극적인 차별화 요소로 작용하는 영역이다. 이에서 ‘온디바이스 LLM+에지 AI 조합’이 핵심 경쟁 요소로 진입하며, 단순 성능 지표보다는 반응속도, 보안성, 에너지 효율성, 자율성 확보가 주요 기술 요건으로 전환되고 있다.
정책적으로는 과기정통부의 '지능형 엣지 디바이스 기술개발 사업', 산업부의 'AI 반도체 응용 확산 로드맵' 등 국가 전략과의 교차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국내 중견 제조기업 또는 공공기관은 생성형 AI를 실제 업무 시스템에 내리는 데 있어 ‘실시간·에너지효율·클라우드 독립’을 동시에 달성하는 프레임워크 확보가 관건이다.
요약 및 실무 적용을 위한 체크 포인트
- 기획자·실무자⸱스타트업: LLM 적용을 클라우드에서 온디바이스로 병렬화할 전략을 수립해야 하며, 개발 초기부터 적합한 MLSoC 플랫폼과 통합 프레임워크를 고려해야 한다.
- 개발자: 일관된 추론 성능을 기반으로 한 엣지 환경 내 LLM 최적화 기술(양자화, 모델 슬라이싱, 메모리 관리 등)의 습득과 적용 능력이 요구된다.
- 정책 담당자: 피지컬 AI 생태계 육성을 위한 저전력 AI SoC 양산 인프라, 개방형 AI 모델 저장소, 엣지 인증체계 마련 등이 핵심 과제가 된다.
피지컬 AI는 단순한 AI 엔진의 보급을 넘어 데이터 발생지에서의 자동 의사결정과 정보구성의 주권 이동을 의미한다. 이는 조직 내 운영 방식, 권한 구조, ICT 투자 전략의 리디자인을 요구하며, 지금부터 이 변화를 선점하는 자들이 다음 산업지형을 설계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