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연동예금, 하이브리드 자산 전략으로 부상 – 저금리 시대 투자자들의 선택과 시사점
최근 KB국민은행이 출시한 ‘KB Star 지수연동예금 25-4호’는 단순한 정기예금 상품을 넘어, 한국 금융 소비자의 투자 심리 변화와 자산 포트폴리오 구성의 진화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상품이다. 이 예금은 ‘원금 보장’이라는 안정성과 ‘지수 상승 연동형 수익’이라는 공격적 요소를 결합해, 고정금리 시대에서 벗어나 혼합형 금융 전략을 선호하는 트렌드에 부합한다. 지금 이 상품이 등장한 시장적 맥락과 그에 따른 투자자 전략을 분석해보자.
금융소비 패러다임의 변화: 안전성과 수익성의 병행 추구
고금리 정점이 지나며 은행권 예금 이율은 하락세에 접어들었고, 투자자들은 더 이상 예금만으로 실질 수익(금리 – 물가 상승률)을 담보받지 못하는 구조에 직면했다. 인플레이션 여진 속에 금리는 제한적으로 하락하지만, 부동산·채권·주식시장 모두 리스크를 동반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수연동예금’은 원금을 위험에 노출시키지 않으면서도 지수(여기선 KOSPI 200)의 변동성에 기반한 초과 수익을 노리는 하이브리드형 상품으로, 불확실성 시대의 보편적 리스크 회피 심리에 탁월하게 부합한다.
세부적으로 보자면, 이번 상품은 다음 세 가지 구조로 제공된다:
- 상승추구형: 지수 하락 시에도 최소 연 2.5%, 상승 시 최대 연 2.8% 적용.
- 상승낙아웃형: 지수 상승이 일정 구간에서 머물면 최대 연 7.9% 제공. 다만 상승률이 임계치(20%)를 초과하면 오히려 고정 이율(2.0%)로 제한됨.
- 범위수익형: 변동성이 ±10% 이내이면 연 3.0%, 그 외는 2.1%.
이 같은 구조는 가입자의 시장 예측력과 리스크 감수 성향에 맞춰 선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맞춤형 운용 전략’이 가능한 소비자 중심 금융상품으로 평가된다.
금융시장 구조 변화: 예금도 ‘파생형’으로 진화
지수연동예금(Indexed Deposit)은 일종의 파생결합 예금(DER – Derivative Embedded Rate)이고, 은행의 ‘금리+옵션’ 복합상품 설계 능력이 뒷받침된 구조형 금융상품이다. 이는 국내 은행 상품이 ‘단일금리 중심 예금’에서 ‘파생전략 활용형 상품’으로 확장 중임을 보여주는 계기다.
특히 이번 상품은 KOSPI200이라는 국민 지표 자산을 기반으로 하여 시장 친도(security familiarity)도 높게 설정되었으며, ‘상승 낙아웃형’ 등 상품명에 옵션 개념을 반영한 용어를 사용해 금융문해력(Financial Literacy)이 중간 수준인 층에게도 친숙하게 다가간다. JP모건, BNP파리바 등 글로벌 은행들도 이미 오래전부터 유사한 방식의 구조형 예금을 제공해 왔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설계 방식이 대중화되는 흐름은 예금시장과 자본시장의 결합을 가속화하는 징후로 해석할 수 있다.
소비자 투자행태와 자산관리 전략의 변화
KB국민은행 측은 고객이 자신의 투자 성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단순히 예금 가입이라는 ‘소극적 금융 행위’를 뛰어넘어, 소비자가 금융상품 설계의 최종 결정권자이자 포지션 전략의 일원으로 인식되는 전환점이다.
특히 고령층과 중장년층은 여전히 원금 보장을 선호하지만, 실질수익에 대한 불만이 크기 때문에 이처럼 제한적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수익형 구조를 택할 수 있는 중간지대형 상품에 큰 관심을 보인다. 반면 MZ세대는 디지털 가입 채널(KB스타뱅킹)을 기반으로 유동성 높은 상품을 선호하기에, 온라인 전용 구조형 예금은 이들의 투자 실험 무대로도 활용될 수 있다.
재무 전략 가이드: 금리 하향기, 구조형 예금이 적절할 수 있는 조건들
앞으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024년 하반기부터 단계적으로 인하할 가능성이 커지며(한국은행, 2023년 4분기 금통위 의사록 기준), 금리형 자산의 수익성은 더 저하될 우려가 크다. 이럴 때 투자자는 아래 조건에서 구조형 예금을 고려할 수 있다.
- 시장을 낙관하기는 어렵지만, 단기 내 범위 내 등락은 기대할 경우: 계약 범위형 구조 추천.
- KOSPI가 대세 상승장은 아닐지라도, 일정 수준 회복이 예상될 경우엔 상승 추구형을 선택해 점진적 수익을 확보.
- 장기투자에는 신중하지만, 원금이 보장되는 한 단기적 수익 기회를 노리고 싶다면 상승 낙아웃형 선택이 유리.
단, 해당 상품들은 모두 만기 이전 중도해지 시 수익이 크게 절감되므로, 자산의 유동성 확보성/필요성과 투자기간을 정확히 고려한 뒤 편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맺음말: 원금보장형 상품도 진화한다
‘KB STAR 지수연동예금’은 단순한 예금 상품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금리 인하 사이클 전환기, 금융소비자의 기대수익률과 안전자산 선호심리 사이의 균형점을 찾는 금융당국 및 은행권의 해법이라 볼 수 있다.
개인은 자신의 투자성향에 맞는 포지셔닝 전략을 취하고, 기관 투자자나 정책기획자는 이러한 상품 구조가 향후 퇴직연금, 공적연금, ESG 연계 상품 등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이번 구조형 예금은 단순한 신상품이 아닌, 탈정기예금 시대를 알리는 구조 진화의 시금석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