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성장의 키를 쥔 지역금융 – 생산적 금융지원 협약이 시장에 던지는 의미
최근 대구·경북 기반의 iM뱅크를 비롯해 6개 지역은행과 기술보증기금이 ‘대한민국 기술주도 균형성장을 위한 생산적 금융지원’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이 움직임은 단순한 지역금융기관 간의 제휴를 넘어, 한국 경제 구조와 정책의 방향성, 금융산업의 디지털 전환 속 균형발전에 대한 금융권의 책임을 반영하는 중요한 신호입니다.
이런 금융 협약이 지역경제·금융시장에 어떤 파급을 미치고, 투자자와 금융 소비자 입장에서 어떤 전략적 방향을 모색할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정책금융 패러다임 전환 – ‘중앙집중형’에서 ‘지역균형형’으로
이번 협약은 현 정부가 내세운 국정 과제 중 하나인 ‘국가균형발전’의 금융적 실천이라 볼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산업자본과 자금이 서울·수도권에 집중되면서 지역 소멸 위험이 가중됐고, 중소·중견기업의 자금조달 비용도 상대적으로 높았습니다.
지방은행이 지역 맞춤형 전략산업에 집중 투자하는 것은 생산적 금융의 전형이며, 자금 흐름의 ‘탈탈중앙화’(De-centralizing Capital Flow)가 본격화되는 신호입니다. 글로벌 컨설팅사 McKinsey도 최근 보고서에서 “2020년 이후 지역기반중심의 금융 전략이 고용, 생산성, ESG 경영 강화를 동시에 촉진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기술보증기금과의 협력 – 구조적 리스크 해소의 핵심 도구
주목해야 할 점은 기술보증기금과의 연계입니다. 단순한 신용평가 기반 대출이 아닌, 정책성 보증을 활용한 리스크 분담 구조를 통해 은행의 자금공급 여력을 확대한 것이죠.
기술보증기금은 2023년 기준 196만건, 약 78조원 규모의 보증을 공급했으며, 특히 기술기반 중소기업 보증 비중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iM뱅크의 이번 협약도 같은 맥락에서, 자동차 부품·첨단의료·로봇산업 등 지방전략 산업군의 가치사슬(Value Chain)에 자금을 효율적으로 투입하고, 정보 네트워킹 강화로 금융-산업 연계 플랫폼화에 나선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지역금융의 플랫폼 전환 – 컨설팅과 정보 공유 기능까지 확대
이번 협약의 더 큰 의의는 단순한 투자 확대가 아니라, 지역은행이 금융 플랫폼으로 구조적 진화를 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보증 기반 대출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컨설팅·경영자문·산업연계 데이터 공유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를 병행하려는 전략입니다.
이는 iM뱅크처럼 디지털 뱅크 강화를 추진 중인 지방은행에게 차세대 경쟁력 확보의 발판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중소기업 대상 '금융 외 솔루션 융합' 방식은 BCG(보스턴컨설팅그룹) 보고서에서도 “금융기관이 단순한 대출자를 넘어 산업 생태계 중심축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전략적 통찰과 맞닿아 있습니다.
소비자 중심 관점 – 지역경제 강화가 자산 전략에 주는 시사점
금융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지역기반 산업에 투자 자금이 공급되고 기술 혁신과 고용이 활성화되면, 해당 지역의 부동산, 소비시장, 주식 상장사 가치도 중장기적으로 영향을 받습니다. 단순히 지방에서 성장하는 기업에 주목하는 것보다, 해당 지역 성장률, 인구 유입률, 산업 구조 다변화 가능성을 함께 고려한 종합적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또한 정부의 정책금융이 적극 투입되는 섹터는 ESG, 기술, 공급망 핵심 산업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책 신호에 주목한 테마형 투자 전략이 최근 고도화되고 있는 금융 플랫폼을 통해 점차 가능해지고 있습니다.
마무리: ‘지역금융+기술보증+정책 목표’ 3박자의 융합에 주목하자
이번 iM뱅크 중심의 협약은 대한민국 금융이 수익 중심에서 사회적 연계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특히 지역금융의 자금 배분 기능이 강화되고, 기술보증기금이라는 리스크 보완 도구와 함께 운용되는 점은 금융 생태계의 질적 전환을 예고합니다.
금융·정책 담당자는 이러한 보증 기반 혁신금융 모델을 보다 구조화하고 KPI를 산업별로 설정할 필요가 있으며, 투자자와 소비자는 다음과 같은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 정책금융 흐름이 집중되는 지역 및 산업군 파악
- 지역기반 기술기업 투자 리스크를 보증·세제 등으로 어떻게 상쇄하는지 분석
- 지방은행의 플랫폼화가 제공하는 부가서비스(컨설팅, 스타트업 연계 등) 활용 전략
중앙에서 지방으로 확산되는 금융 흐름, 그 배후에 있는 신산업 모델에 대한 이해가 투자 수익보다 더 큰 ‘내일의 기회’를 의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