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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 K-방산 조선 진출의 전략

HD현대중공업, K-방산 조선 진출의 전략

K-방산의 조선 산업 진출이 주는 전략적 의미 – 해양 안전부터 글로벌 파트너십 구축까지

한국 방위산업의 전략적 외연 확장이 선박 제조 분야에서 새로운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HD현대중공업이 필리핀 해군에 인도할 2400톤급 원해경비함 ‘라자 술라이만’함을 진수하며, 한국형 해양방산(K-Defense)의 입지가 아시아권에서 본격 강화되고 있다. 단순 수출을 넘어선 조선·방산 복합 산업 생태계 구축이라는 관점에서 이번 사례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해양방산 수요의 구조적 전환: 초계에서 경비, 그리고 대양작전까지

필리핀 해군의 군 현대화 사업은 포함된 함정 수주만 보아도 뚜렷한 구조적 전환을 보여준다. 초기 호위함(2016)과 초계함(2021)에서, 이제는 작전 반경이 방대한 원해경비함(OPV) 6척(2022년 수주)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는 해양 국방 수요가 연안 기반에서 심해·대양 작전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중국과의 남중국해 분쟁, 해적∙불법어업 등의 해양안보 이슈는 아세안 국가들의 군함 수요를 견인 중이며, 이 흐름은 방산 기술과 조선 역량을 융합할 수 있는 기업에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OPV는 군함보다 상대적으로 저비용∙장시간 운용이 가능해, 신흥 해군력을 갖추려는 국가들에게 최적화된 해상 플랫폼으로 각광받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의 전략: 고기능 함정 + 외교적 네트워크의 결합 모델

HD현대중공업은 K-방산에서 후방 지원체계가 아니라, 선단형 수출 전략의 중심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번 ‘라자 술라이만’함은 단순 함정 건조를 넘어, 각국 해군 지휘계층과의 정례 협력, 외교 채널(주한대사 등)의 연결, 공공 조달 체계 이해 등 다층적 전략을 수반한다는 점에서 차별적이다.

오프셋 프로그램(현지 조립이나 기술이전 등)을 거치지 않고 완제품 공급 계약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 또한 주목할 만하다. 이는 대한민국 조선산업이 기술력과 품질 신뢰를 무기로 고부가 방산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음을 방증한다.

K-방산 조선 패러다임, 민수·군수의 이중 생태계 형성

중형 조선산업의 저가 수주 경쟁과 노동비용 상승의 압박 속에서, HD현대중공업은 방산용 함정 제조를 통해 수익률을 높이고, 작업 안정성을 확보하며, 선진국형 고부가 선박 제작 노하우까지 확보하는 ‘방산 기반 민수혁신 전략’을 실현 중이다.

한국은행과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고부가 선박(예: 특수선, 방산선박) 제조는 중장기적으로 조선업 생산성과 고용 안정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핵심 영역이다. 특히 HD현대중공업은 최근 전기추진 스마트 선박 ‘울산태화호’ 등 ICT 융합 선박까지 병행 개발 중인 만큼, 방산과 스마트 조선이 상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플랫폼을 이미 구축하고 있다.

조선 기업에게 열리는 '방산 채널', 전략적 진입 기준은?

사업 확장 또는 신사업을 검토 중인 조선∙기계∙ICT 기업이라면 지금 구조적 변화 흐름에서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 “자사의 기술이 군수∙특수선 환경에 적용 가능할 것인가?”, “군사보안 및 산업부 승인과 같은 제약 조건 대응 역량은 충분한가?”, “B2G 판매조직이나 수출입 규정 대응 체계는 구축돼 있는가?”

방산 진입은 단기간 수익보다 장기 파트너십, 기술 내재화, 외교 협력∙군 조달 프로세스의 이해까지 요구하는 고장벽 시장이다. 기존 B2B 중심의 공급망을 넘어서는 운영 역량이 요구된다. 때문에 중소‧중견 기업은 단독 진입보다 선도 조선사와의 MOU, 공동개발 또는 부품 공급망 참여를 전략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향후 전략과 실무 적용 인사이트

HD현대중공업의 필리핀 OPV 진수는 단순히 또 하나의 수출 계약이 아니라, 한국 조선업의 방산 생태계 참여가 본격화되고 글로벌 외교 및 안보 전략의 일환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기술-시장-외교가 삼각축을 이루는 이 방위산업모델은 향후 선박 산업의 고도화와 글로벌 차별화의 관건이 될 것이다.

실무자 또는 전략기획자는 다음과 같은 항목을 검토해야 한다.

  • 우리 기업 제품이나 기술의 군수∙특수선 적용 가능성
  • 군 관련 해외 G2G 계약구조의 이해와 파트너 싱크업 전략
  • 해양안보 이슈가 녹아든 대상국별 해상 방산 수요 데이터 수집
  • 산업부∙방위사업청∙KOTRA와 연계한 정부 조달 프로젝트 진입로 확보

이러한 시각과 준비가 없다면, 방산은 높은 문턱으로만 인식될 수 있다. 그러나 준비된 기업에게 K-방산의 글로벌 확장은 분명히 지속 가능한 성장의 또 다른 문을 열어주는 산업적 리더십의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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