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사고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 교육학 전문가가 제안하는 비판적 사고 함양 전략
'생각하는 힘'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검색 한 번, 클릭 한 번이면 해결되는 세상. 우리는 점점 ‘AI에게 물어보는 사람’이 되었고, AI가 제시한 정보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 익숙해졌습니다. 하지만 빠르고 편리한 정보 소화 과정은 종종 사고력의 저하를 초래합니다. MIT 및 마이크로소프트의 연구에 따르면, AI 의존도가 높은 학습자일수록 비판적 사고력과 기억력이 약화되고, 자신이 작성한 결과물조차도 내부화하지 못하는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나도 ‘사고하지 않는 학습자’가 되고 있는 건 아닐까요? 이 글에서는 AI 시대를 살아가는 학습자에게 꼭 필요한 비판적 사고를 기르는 콘텐츠 큐레이션 전략과 실천법을 다루며, 인지 능력을 지키고 키우는 방법을 함께 고민합니다.
생각을 멈추게 하는 AI – ‘인지적 오프로드’의 역설
‘인지적 오프로드’란 정보를 기억하거나 사고하는 과정을 외부 도구에 의존해 뇌의 부담을 줄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과거에는 계산기를 사용하거나 메모하는 것이 이에 해당됐지만, 이제는 AI가 문장 구조설계, 주제 분석, 요약 등 '생각의 구조화'까지 대신해 줍니다.
문제는 여기에 발전의 기회가 사라진다는 점입니다. AI가 만들어준 문장을 받아들이기만 하는 학습은 정보의 깊은 기억을 방해하고, 뇌의 창의성과 집중을 유도하는 알파파, 세타파 활동을 감소시킵니다. 이는 표면적 이해만을 만들며, 실제 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실천적 지식으로 이어지지 못합니다.
AI를 활용하되, ‘비판하는 사용자’가 되어야 한다
하버드 교육대학원에 따르면, AI는 ‘생각의 도구’가 되어야 하지, ‘생각의 대체물’이 되어선 안 됩니다. 이를 위해 교육적 콘텐츠 큐레이션에는 다음의 전략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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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리터러시 교육 강화: AI가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 어떻게 편향적 정보가 생성되는지를 학습자가 알고 있어야 합니다. 학생들에게는 AI의 출력값을 무조건 신뢰하기보다, “이 정보의 출처는 무엇인가?”, “이런 결론을 내릴 근거는 충분한가?”와 같은 질문을 던지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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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를 유발하는 과제 설계: 에세이나 문제 해결 과제에서는 AI 사용 이전에 학생 스스로 고민하고 결론을 유도해야 합니다. 이후 AI를 활용해 보완하거나 비교할 수 있는 구조는 사고력 향상에 더 효과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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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free 학습 시간 지정: 일정 시간 혹은 특정 과제는 완전히 AI 없이 수행합니다. 이를 통해 사고, 창의력, 문제 해결력이 자연스럽게 길러지도록 합니다. 이 전략은 마치 뇌를 단련하는 ‘인지 헬스장’을 만드는 것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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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인지 전략 강화: 학생이 AI로 얻은 정보를 자신의 언어로 다시 서술하거나, 그 정보를 선택한 이유를 설명하게 하는 과제를 제시합니다. 스스로 ‘생각하는 방법’을 인식하도록 돕는 메타 인지 활동은 장기기억과 자기 주도 학습의 핵심입니다.
지속가능한 학습을 위한 알고리즘 바깥의 공부법
AI가 만들어내는 정보는 평균과 통계에 기반한 ‘가장 그럴듯한 답변’입니다. 하지만 진짜 학습의 본질은 예측할 수 없는 질문을 만들어내고, 다양한 관점을 통해 스스로 해석하는 데 있습니다. 이를 위해선 블룸의 인지적 목표 분류체계 중 상위 수준(분석, 평가, 창의력)에 해당하는 학습 활동이 중요하며, 단순 기억과 이해 수준에서 멈추지 않아야 합니다.
또한 **인지부하 이론(Cognitive Load Theory)**에 기반한 콘텐츠 설계는 AI가 단순 작업을 도와주되, 사고를 요하는 핵심 학습 요소에는 직접 사고 과정을 유도할 수 있도록 구성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학습자는 자기주도성과 학습 효능감을 유지하며, 궁극적으로는 **스스로의 배움에 책임지는 학습자(Self-Determined Learner)**가 될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실천할 수 있는 작지만 강력한 습관
- 오늘 하루, AI 없이 직접 문제를 해결해보는 학습시간을 의도적으로 위해보세요. 15분만이라도 충분합니다.
- 읽은 정보를 AI에게 요약 요청하기 전에, 직접 요약해보고 AI 답변과 비교해보세요.
- '이 정보가 맞는가?' 라는 의심을 갖고 출처를 찾아보고, 두 개 이상의 관점과 비교해보는 연습을 해보세요.
기술은 도구입니다. 생각하지 않으면 학습이 아닙니다. 진짜 성장은 정보의 수용이 아니라, 정보에 대해 ‘묻는 자세’에서 비롯됩니다. AI 시대, 우리의 뇌는 이전보다 더 자주, 더 깊이 움직여야 합니다. 지금 시작하세요 — 여러분 스스로의 사고력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