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are currently viewing TEIN협력센터, 디지털 연결로 여는 새로운 문명
TEIN협력센터, 디지털 연결로 여는 새로운 문명

TEIN협력센터, 디지털 연결로 여는 새로운 문명

디지털 문명의 새 실크로드 – 연구망 협력이 던지는 삶의 질문

한때 문명의 중심은 바다를 끼며 흘렀고, 육지에는 비단길이 바람 따라 펼쳐졌다. 지금은 디지털, 그것도 인간 지성의 최전선에서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전자 펄스로 새로운 길이 만들어지고 있다. 서울에서 열린 ‘제60차 아시아·태평양 첨단 네트워크(APAN60)’ 행사에서 TEIN협력센터가 체결한 두 개의 협약은 이 새로운 문명의 도로망이 자라나는 바로 그 순간을 보여준다.

네트워크는 기술이 아니라 신뢰의 구조다

TEIN협력센터가 APAN, 그리고 일본의 ARENA-PAC과 각각 체결한 협약은 단순한 기술 협력 그 이상이다. 이는 디지털 인프라를 중심으로 한 '신뢰의 설계'이자, 아시아 22개국과 유럽 34개국이 정보를 넘나드는 지식의 관문을 함께 설계하겠다는 선언과도 같다.

APAN과의 협약은 디지털 포용, AI 협력, 오픈사이언스 등 무형의 가치를 구체화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며, ARENA-PAC과의 Peering Agreement는 각국 간 데이터 트래픽 연결성을 보다 견고하게 만들고 사이버 보안에도 새로운 틀을 제시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디지털을 통한 공감의 확장'**을 목표로 한다. 사람의 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네트워크 속에 흐르는 정보는 결국 우리의 삶, 교육, 의료, 환경에 깊숙이 연결되어 있고, 그 흐름의 길목에 협력과 신뢰라는 문화적 구조물이 먼저 놓여야 한다는 사실을 이 협약은 웅변하고 있다.

문화는 연결을 경험하는 방식이다

이번 협약의 중심에 있는 TEIN협력센터는 단지 과학기술 분야의 조력자가 아니다.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초고속 네트워크인 TEIN(Trans-Eurasia Information Network)을 관리하는 이 기관이 수행하는 일이야말로, 세대를 잇고, 국경을 넘고, 학문과 감성의 교차점을 여는 ‘디지털 문화 제도’의 구현이다.

문화는 언제나 연결의 방식 속에 발전해왔다. 과거 국제 편지 속 우표, 해외 유학 중의 노트, 근대 문학 속의 해양 이동 경로처럼, 오늘날은 단 몇 초 만에 전 세계 연구자가 같은 시퀀스를 분석하고, 같은 인공위성 이미지를 함께 해석할 수 있는 시대다. 이 시대의 문화는 더 이상 공연장이나 미술관 내부만을 지칭하지 않는다. 이러한 초고속 연구교육망도 우리 시대의 문화 인프라인 것이다.

디지털 포용은 곧 시대를 함께 숨쉬는 일이다

우리는 종종 문화라는 말을 감상과 품격의 영역으로 한정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번 TEIN 협력 센터의 행보는 그 범위를 넓히길 제안한다. 디지털 포용은 단지 기술 교육을 누가 받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누가 이해되는가, 누구와 함께 공통의 문제를 사유할 수 있는가, 이 공동체적 호흡의 설계가 바로 진정한 포용이다.

지역간 네트워크 불균형은 단지 데이터 속도의 불형평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것은 특정 지역의 아이가 더 늦게 생명공학에 접근하고, 어떤 연구자가 최신 AI 모델에 접근하지 못하며, 특정 질병에 대한 협업 대응이 원활하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그 결과는 곧 삶의 과정과 구조를 양분한다.

지금 우리가 감각해야 할 문화는 무엇일까요? 이 디지털 협력이 내 일상 속 ‘이해받는 경험’으로 어떻게 확장될 수 있을까요?

우리가 연결되기를 원할 때, 실제로 먼저 연결해야 할 것은 기술보다 마음이라는 사실.

내 삶에 흐름을 연결하는 방법

이제 우리는 문화적 연결을 기술의 차원뿐 아니라, 감정과 공동체의 차원에서도 이해하려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TEIN협력센터라는 고도의 기술 기관의 활동 속에서 우리도 일상의 감각을 연습할 수 있다면 다음과 같은 실천은 어떨까.

  • 오늘 사용한 인터넷 기술 중, ‘어디에서 왔고 누구를 연결했는가’를 질문해보세요.
  • 디지털이 만든 연결 덕분에 나눌 수 있는 감정과 지식을 일주일에 한 번, 누군가와 나누어 보세요.
  • 청소년이나 노년층이 디지털 포용에 소외되지 않도록, 적어도 한 명과 그 차이를 나누어 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문화는 그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합의하고 연결하려는 의지의 결과물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연결을 통해 다시 문명 속 연대기를 쓰는 존재가 됩니다.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