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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아, 청소년의 마음을 여는 예술치유

발아, 청소년의 마음을 여는 예술치유

예술로 피어나는 마음의 봄 – 청소년 예술치유가 우리에게 말하는 것들

도시는 잠들지 않는 소음과 속도로 가득하지만, 때때로 우리는 그 안에서 조용히 피어나는 ‘치유의 언어’를 발견하곤 합니다. 동작구의 한 상담복지센터에서 ‘발아(BAL:A) : 연결하다’라는 이름으로 펼쳐지는 예술치유 프로그램은 그 중 하나입니다. 맑은 공기와 바람, 낙엽 한 장과 물빛 색채가 심리의 균형을 되찾고, 잃어버린 감정을 다시 말하게 만드는 작업. 이 조용한 시도가 지금 청소년들의 삶에 스며들고 있습니다.

감정을 만지고 자연을 그린다

무더위가 물러나고 가을이 스며드는 나날, 동작구 보라매공원에서는 나뭇잎을 만지고, 나무결을 따라 그리는 모습의 청소년들이 있습니다. ‘발아’는 각박해진 도시생활 속에서 마음의 흙을 고르고 씨앗을 심는 이름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자연과 미술을 매개로 감정 표현과 협업을 중심에 두고, 단 한 줄의 진심을 표현하는 법을 배우는 시간을 마련하죠. 청소년들은 자연물을 이용해 감각 자극 활동을 하며 자신을 이해하고, 또래들과의 관계성 안에서 ‘연결’을 경험합니다.

나도 모르게 닫혔던 마음의 문

오늘날 청소년들의 정신 건강은 자주 ‘위기’로 표현되지만, 그 이면엔 자기표현의 결핍이 있습니다. 늘 “잘해야 한다”는 강박, 표현보다는 억제에 익숙해진 세대에게 예술은 말 없는 이야기의 도구이자, 자기 회복의 언어가 됩니다. 예술치유는 미술을 '배우는' 방식이 아니라, 내면을 '드러내는' 과정인 것이죠. 전시회를 통해 자신만의 창작물이 타인의 시선에 놓일 때, 드디어 존재의 실감이 생긴다는 점은 그 어떤 이론보다 강한 자기 확신의 증거입니다.

치유의 전시, 관계의 씨앗

10월 중순 열릴 예정인 ‘발아’ 전시는 1, 2그룹 청소년들 모두의 작품이 한자리에 모여 펼쳐질 예정입니다. 이는 단순한 결과물이 아닌, 감정과 감각이 엮여 또 다른 이의 마음을 흔드는 문화적 사건입니다. 무엇보다 공동 작업을 통해 ‘연결된다’는 경험은 트라우마보다 강력한 치유의 씨앗이 되곤 합니다. 자기표현의 자리를 제공받은 이들은 스스로 삶을 조각내어 새로운 시를 쓰기 시작할 것입니다.

이 작은 프로그램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질문

지금 우리가 감각해야 할 문화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아마 ‘거창함’보다는 ‘인간적인 스며듦’에 가까울지도 모릅니다. 예술이 누군가에게 명작이 되고 전시가 되지 않더라도, 그것이 한 개인의 치유가 된다면, 그것에는 충분한 존재의 이유가 있습니다. ‘발아’는 문화가 일상이 되는 방식, 인간 회복의 가능성을 다시 질문하게 합니다. 자연과 예술이 함께하는 그 고요한 시간 속에서, 우리 사회엔 치유할 수 있는 새로운 문법이 피어나는 중입니다.


우리는 모두 저마다 다른 속도로 무너지고, 회복됩니다. 때때로 붓 한 자루나 나뭇잎 한 장이 하나의 방향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의 일상 속에서 어떤 색깔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해볼 수 있을까요? 바쁜 일상 속 30분, 공원에서 작은 잎사귀를 주워온 뒤 그것을 물감으로 찍어 본다면, 당신의 내면에도 조용한 발아가 시작될지 모릅니다. 누구나 창작자가 될 자격이 있습니다. 치유는 먼 곳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지금 당신의 삶 속에서 서서히 피어나는 감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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