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수출 사업의 전환점 – 한전 괌 PF 사례로 본 한국형 전력 생태계의 확장 전략
글로벌 에너지 전환 시대에 따라 각국은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이고, 친환경 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전력 생태계를 구축 중이다. 이러한 추세에서 한국전력(한전)이 미국 괌에서 추진한 5억달러 규모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성공 사례는 단일 해외 사업 이상의 전략적 의미를 지닌다. 이는 한국형 전력 사업 모델이 글로벌 시장에서 수익성과 전략적 확장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실증적 전환점이기 때문이다.
수익성과 리스크를 동시에 증명한 ‘보증 없는 PF’
이번 사업의 핵심은 모회사 보증 없이 현지 사업법인의 사업성과 장기 전력판매계약(PPA)을 기반으로 자금을 조달했다는 점이다. 이는 전통적 보증 구조에 의존하지 않고도 글로벌 금융기관으로부터 신뢰를 확보할 수 있음을 증명한 최초의 사례 중 하나다. 한국수출입은행을 포함한 국제 상업은행이 대주단으로 참여함으로써, 한국형 전력 모델의 금융 조달 역량과 안정성을 동시에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았다.
이에 따라 국내 다수의 민간 기업들에게도 시사점이 크다. 보증 기반에서 벗어난 프로젝트 수익성 중심의 사업 구조를 먼저 설계하고, 금융기관과의 신뢰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향후 글로벌 시장 진출의 관건이 될 것이다.
'팀 코리아' 모델, 산업 생태계 수출 전략의 실증
괌 요나 지역의 이번 프로젝트는 태양광 설비 132MW, 에너지저장장치(ESS) 84MW/325MWh 설비를 포함하며, 연간 222GWh 이상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특히 설계(EPC), 시공, 운영·관리(O&M), 유지보수까지 모든 단계에 국내 기업이 참여했다는 점에서 단일 기업이 아닌 산업 클러스터 기반의 통합 수출 모델, 즉 ‘팀 코리아’ 전략이 구현되었다.
이는 단순히 하드웨어 중심 수출을 넘어, 복합 솔루션 수출로 전환되는 산업 구조 변화를 의미하며, 제조·소재·ICT·금융 등 다양한 업종이 함께 진출할 수 있는 파트너십 구조의 가능성을 여는 시사점을 지닌다. 특히 북미는 PPA 기반의 전력 사업이 활성화되어 있어 이 모델은 향후 미국, 캐나다 등에서의 추가 수주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재생에너지 중심 글로벌 전력시장, 경쟁 구도는 기술력 아닌 실행성
전세계 전력시장은 점차 탈탄소 전환 속도를 높이고 있으며, 시장 접근 방식도 과거 국가간 원자재 공급에 집중되었던 전력시장 구조에서 이제는 IT 기반 설계력과 실증 성과, 금융 조달력까지 포괄하는 실행 역량 중심의 경쟁으로 변화하고 있다.
Gartner 및 BloombergNEF에 따르면 ESS 결합형 태양광 사업이 향후 10년간 연평균 15% 이상 성장세를 기록할 것이며, 북미 지역의 PPA 시장 형성 속도 또한 전례 없이 빠르다. 실행 파트너의 신뢰성, 기술 통합 능력, 사업 수익성에 대한 검증이 기업 선정의 우선 요건이 되어 간다는 점에서, 한전 사례는 한국 전력산업 전반에 경쟁력을 동시에 제고할 수 있는 전략적 자산으로 기능한다.
구조, 규모, 지분 다변화를 꾀하는 기업 준비가 요구된다
한전이 확보한 발전용량은 총 390MW로 괌 전체 전력 공급의 55%이다. 이 외형적 성과보다 주목할 점은 위험 구조 분산, 사업 주도권 확보, 그리고 지분형 투자 구조를 병행하는 다층적 전략 방식이다. 기술을 가진 기업이 단순히 장비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투자자로 참여하고 장기 계약 구조(PPA)로 수익을 고정화하는 것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이는 국내 EPC, ESS, 건설, 유지보수 분야 기업들이 단독으로 시장에 진입하던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컨소시엄 기반 ‘지분/투자+운영+기술’ 융합형 모델을 설계하고 참여할 수 있는 전략 모델 구축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요약 및 적용 전략
한전의 괌 태양광·ESS 프로젝트는 단순한 해외 수주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구조적 측면에서 모회사 보증 없이 금융 조달에 성공했고, 실행 측면에서는 에너지 전환형 모델의 완성형을 세계 시장에서 검증했다. 이는 한국 에너지 산업 전반을 수출형 산업 구조로 재편하는 데 있어 교두보 역할을 하는 핵심 사례가 될 것이다.
기업들이 고려해야 할 실질적 방향성은 다음과 같다.
- PPA 기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이해 및 검증 역량 확보
- 보증 없이도 금융 조달 가능한 사업 구조 설계
- ‘팀 코리아’형 해외 진출 역량: EPC+운영+금융 연계 모델 구축
- 전력 설비가 아닌 에너지 포트폴리오 형태의 수출 전략 수립
전기·에너지 관련 기업뿐 아니라, 금융, ICT, 인프라 분야까지 에너지 전환을 매개로 한 융복합 시장 전략이 보다 넓은 시장 접근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기술보다 전략이고, 협력보다 구조화된 실행 모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