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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청소년상담복지센터, 학교 밖 청소년의 성장을 잇다

강남구청소년상담복지센터, 학교 밖 청소년의 성장을 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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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밖 청소년, 학습의 언저리에서 중심으로 – 지역 기반 멘토링 모델이 던지는 질문

한국 사회의 뿌리 깊은 교육 중심성 속에서 ‘학교 밖 청소년’은 오랜 시간 언급되기 어려운 존재였다. 학업 중단이 개인의 문제로 치부되거나, 사회적 낙인의 요소로만 소비되었다. 그러나 지난 수년간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인식과 지원 정책은 점차 전환점을 맞고 있다. 특히 ‘학습 지원’ 이상의 통합적 접근 방식이 지역 단위에서 실험되며, 낙오가 아닌 재진입의 경로로 조명되기 시작한 것이다.

강남구청소년상담복지센터 꿈드림에서 시작된 ‘디딤돌배움터 스마트교실 멘토링 프로그램’은 그 중 주목할 만한 사례다.

 

지속보다 관계에 방점, 지역사회 기반의 회복형 모델

2026년 강남구에서 출발한 이 프로그램은 단순한 공부방이 아니라, 정서적 결손과 일상의 붕괴를 겪는 청소년들이 다시 자신만의 루틴을 회복하도록 돕는 맞춤형 멘토링이다. 특히 심리적 니즈까지 고려하여 ‘멘토 1인당 멘티 1~3명’의 소그룹 매칭 구조를 채택함으로써, 교육 효과의 속도보다 지속성을 우선하는 관점을 보여준다.

흥미로운 점은 이 멘토단 구성에 있다. 대학생 외에 과거 학교 밖 청소년이 멘토로 귀환한 ‘선순환 구조’는, 이 프로그램이 단순한 서비스 제공이 아니라 커뮤니티 재구성의 일환임을 보여준다. 이는 단발성 성취보다 공동의 경험과 정서적 공감대를 기본으로 하는 사회적 관계의 복원을 의미한다.

 

‘스마트교실’의 등장… 낡은 대안학교 이미지를 넘어

‘스마트교실’이라는 명칭에서 확인되듯 이 프로그램은 기술 기반 커리큘럼 도입, 비대면 학습 지원 시스템을 병행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빠르게 가속화된 온라인 교육의 접근성과 양극화 문제를 반영한 조치이다. 중산층 가정과 그렇지 못한 가정 간 정보 접근 능력 차이는 물론, 감정 소통 능력을 기를 기회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OECD 보고서(2022)에 따르면, 공교육 이탈 학생 중 70% 이상이 정서 위기 및 가족기능 저하를 경험하고 있으며, 단순히 온라인 콘텐츠만 제공해서는 학습 지속성이 유지되지 않는 문제점이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학습과 정서가 분리되지 않는 ‘융합형 멘토링’은 공교육의 보완을 넘어 대안교육이 진화해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학교 바깥에서 다시 시작하는 ‘사회화’의 의미

멘토링 프로그램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받는 자와 전달하는 자의 구조를 넘어선다. 멘티 입장에서는 학원이나 학교가 아닌 자신을 바라봐주는 타인의 존재감을 체감하는 과정이고, 멘토 입장에서도 지식보다 ‘관계의 기술’을 익히는 경험이다.

사실 그동안의 정책은 학교 밖 청소년을 ‘다시 제도 속으로 넣는 방향’에 방점이 있었다. 검정고시, 자격증 취득, 복교 유도 같은 제도 수렴의 틀이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은 청소년 개인이 겪는 자율성 상실의 내면적 상처를 치유하거나, 자기주도적인 동기를 복원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강남구 사례는 사회복지적 접근보다는 교육복지와 관계 기반 성장 모델로 전환 중인 희귀한 예시다. 이러한 시도는 권역별 청소년센터, 지자체 교육재정, 대학 연계 청년활동가 제도와 교차할 때 더욱 확장 가능하다.

 

뒤처진 게 아니라 ‘다른 경로’의 선택일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궁극적으로 우리 사회에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왜 여전히 학업 중단을 ‘실패’로만 바라보고 있는가? 뒤틀린 경쟁 시스템이 낳은 불균형 성장의 피해자를, 왜 학업 재진입이라는 형식을 통해서만 구제하려 하는가?

학교 밖 청소년을 수용하는 구조는 단편적인 제도 개선뿐만 아니라, 성장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문화의 정착 없이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각종 제도는 존재하지만 실제 이용률이 낮고, 정보 접근성조차 고르게 보장되지 않는 현실에서, 지역사회 중심의 통합형 지원이 중요한 대안으로 부상한다.

 

마무리하며

강남구의 ‘스마트교실 멘토링’은 아직 작지만 의미 있는 보폭이다. 다양한 사회 주체들이 다음과 같은 질문을 공유하며 이 움직임에 다가설 필요가 있다. “지금 내가 속한 공동체는 누구의 성장을 당연하게 여기고, 누구의 성장을 뒤로 미루고 있을까?”

교사, 공무원, 청년활동가, 기업 CSR 담당자, 학부모 모두가 ‘성장’의 정의를 다시 쓰는 작업에 동참하며, 단절된 청소년을 두고 혀를 차기보다 같이 일상의 패턴을 만들어주는 ‘한 사람’이 되는 사회를 상상할 필요가 있다.

멀어진 청소년을 가장 가까이에서 다시 연결하는 힘은, 소리 큰 제도보다 작은 관계에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