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저온 공정을 위한 유체 테크놀로지 혁신 – 반도체 성능 한계를 뛰어넘는 Thermal Loop 전략 분석
반도체 제조공정의 경쟁은 더 이상 트랜지스터 미세화나 회로 설계 수준에서만 벌어지지 않는다. 공정 레벨에서의 물리적 조건, 특히 극저온 열제어(thermal control)의 정밀성이 생산 수율과 전력 효율성, 그리고 수행 안정성까지 결정짓는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유체 시스템 솔루션 기업 스웨즈락(Swagelok)은 ‘세미콘 코리아 2026’을 통해 이를 둘러싼 첨단 유체 이송기술, 특히 Thermal Loop 최적화 해법을 제시하며 중요한 전략 방향을 제시했다.
극저온 기술이 요구되는 반도체 공정의 새로운 패러다임
반도체 미세공정이 한계 영역에 진입하면서 원자 단위의 ALD(Atomic Layer Deposition)나 ALE(Atomic Layer Etch) 등에서 발생하는 순간 열 에너지에 대한 제어가 궁극의 기술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공정에서는 -80℃에서 -100℃ 수준의 극저온을 유지하는 동시에 정밀한 온도 편차를 관리해야만 한다. 온도 제어 미흡은 필름 두께 불균일, 전기적 특성 편차, 수율 저하 등으로 직결되므로 열 제어 기술은 이제 회로 설계만큼 중요한 '성능 레이어'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공정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반도체 장비 공급사와 파운드리는 단순 냉각 유닛이 아닌 전체 열 순환 시스템, 즉 ‘Thermal Loop’의 최적화에 투자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칠러, 열교환기, 진공 단열 호스, 제어 밸브, 센서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공정 열을 정밀하게 관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Thermal Loop 최적화, 보이지 않는 생산성 경쟁
MIT Tech Review와 McKinsey는 최근 리포트에서 “서브 팹(Sub-Fab) 인프라가 고부가 반도체 제조에서 병목 현상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를 해결할 기술로 멀티-벡터 열 제어 설계와 진공 단열 기술을 언급했다. 스웨즈락이 이번 '세미콘 코리아 2026'에서 선보인 ‘진공 단열 호스(Vacuum-Insulated Hose)’는 이 흐름을 대변한다. 기존 폴리우레탄이나 유리 섬유 단열 소재와 달리, 진공층을 활용한 이 구조는 외부 열전달을 최소화하여 극저온에서도 우수한 성능을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결로현상 방지도 중요한 문제다. 미흡한 단열 설계는 호스 외벽에 수분 응축을 유발할 수 있고, 이는 장비 손상과 정전기 방전(ESD)에 의한 반도체 결함, 설비 정지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 TSMC 등 글로벌 선도 팹들은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공간 활용성과 배관 설계 기준을 포함한 통합 설계(Design for Operability) 도입을 확산시키고 있다.
지속가능성과 에너지 효율까지 접근한 스마트 단열 전략
Thermal Loop 성능은 단순히 열의 흐름만이 아니라 **총 에너지 소비량과 운영비용(OPEX)**에도 직결된다. 단열이 부족하면 설정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칠러가 과도하게 작동하고, 이는 전력소모 증가 및 유지보수 이슈로 번지게 된다. 반면, 칠러-밸브-배관-호스 전반의 열역학적 최적화는 에너지 소비 최소화로 이어지며, 이는 ESG 기준을 강화하고 있는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서 전략적 의미를 갖는다.
Gartner 보고서에 따르면 2027년까지 반도체 팹의 연간 에너지 사용량은 2.5배 증가할 것이며, 그 중 30% 이상이 열 제어 설비에서 발생할 전망이다. 따라서 Thermal Loop는 이제 **'기술적 필수요소'를 넘어, '경영 전략 요소'**로 관리되어야 할 핵심 인프라다.
시장 확산과 기업 전략: 유체 시스템의 역할 재정의
스웨즈락이 강조한 이번 솔루션의 핵심 메시지는 명확하다. 반도체 산업에서 유체 시스템은 더 이상 보조 설비가 아니라, **공정 성능과 수율을 지배하는 '코어 테크놀로지'**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글로벌 팹 제조사들은 설계 초기 단계부터 Thermal Loop 설계인자를 포함하며, 설비 투자 자산의 ROI 분석에서도 유체 시스템 효율성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또한, 스웨즈락은 제품 공급에 그치지 않고 유체 시스템 설계·컨설팅·설치 가이드라인까지 종합 제공하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확장 중이다. 이는 설비 운영자가 기계적 지식 없이도 공정관리 최적화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돕는 ‘Engineering as a Service’ 전략에 가깝다.
기술 전략 인사이트 및 적용 제언
급변하는 반도체 공정 환경에서 Thermal Loop 최적화는 다음과 같은 실전 포인트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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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리더십 확보: 진공 단열 기술, 자동 모니터링 기반 온도 제어 시스템 등 차세대 열 제어 기술 도입을 R&D 우선순위에 둘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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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비 투자 전략 재조정: 유체 시스템을 별도 예산으로 분류하지 말고, 설비 종합 투자 계획에 통합 편성해 ROI 확대를 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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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기반 예지보전 체계 구축: Thermal Loop 구성 요소에 IoT 기반 센서를 결합해, 온도/유량/결로/진동 등의 데이터를 축적하고 AI 기반 고장 예측 모델을 적용하는 방식이 실효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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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적 감시: 글로벌 ESG 기준 강화, 에너지 효율 규제 등에 대응하기 위한 설비 기술 기준 변화 추이를 꾸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은 이제 단순한 이론적 설계나 반도체 구조 최적화에 머물지 않는다. 극한 공정 조건을 견디고 정밀하게 제어 가능한 **"매우 정교한 유체 열관리 시스템"**이 그 차이를 만든다. Thermal Loop는 그 중심에서 기술 혁신과 제조 효율성을 동시에 견인하는 핵심 축으로 진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