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원 콘텐츠의 진화: 애니메이션 IP와 레저산업이 만났을 때
디지털 기기 속에서만 소비되던 애니메이션과 만화 세계가, 이제는 여가 산업 전면에 나서 현실 공간을 점유하고 있다. 일본 아와지섬에 위치한 체험형 애니메이션 테마파크 ‘니지겐노모리’의 ‘NARUTO & BORUTO 시노비자토’ 어트랙션은 그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최근 발표된 ‘시노비자토 프리미엄 티켓: 미나토의 쿠나이 에디션’은 IP 확장, 체험형 굿즈, 프리미엄 티켓 사업모델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레저 산업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지금 여가란 무엇인가요? 단순한 휴식, 단발성 체험을 넘어, 나의 정체성과 취향을 드러내는 문화 소비의 한 형태입니다. 이 변화의 지점에서 애니메이션 테마파크는 단순 관광지를 넘어 하나의 ‘가치 체험 공간’이자 브랜드 프라이드의 토양으로 재탄생하고 있습니다.
1. 체험은 이제 ‘소장’으로 완성된다 – IP 굿즈의 레저 접목 전략
‘미나토의 쿠나이’ 굿즈는 단순한 기념품이 아닙니다. 작품 속 세계관, 캐릭터의 정체성, 팬덤의 몰입을 담은 상징물로 작동합니다. 현실 공간에서의 오감 체험 후, 손에 쥐어진 오브제가 감정을 지속시키는 ‘체험의 연장선’이 된다는 점은 매우 전략적인 포인트입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체험 기반 레저 콘텐츠는 소유를 동반할 때 평균 재방문율이 1.5배까지 높아질 수 있습니다. 단순한 경험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굿즈를 통해 물질화된 기억이 소비자와 동행함으로써, 브랜드 충성도 및 콘텐츠 확산성까지 확보하는 것이죠.
2. 프리미엄 티켓과 팬덤의 조우 – 감성형 고부가가치 모델의 확장성
이번 ‘쿠나이 에디션’의 판매가는 약 5만 엔, 한화로 약 45만 원에 달합니다. 이는 전통적 테마파크 입장권보다 5배 이상 높은 가격입니다. 그러나 이 가격은 팬덤에게 ‘세계관의 일부를 소유할 수 있는 기회’로 재정의되며, 단순 티켓이 아닌 ‘정체성 소비’로 받아들여집니다.
음악 페스티벌의 VIP 패스, 스포츠 경기의 선수 한정 굿즈 포함석과 유사한 구조로 체험과 소유, 그리고 콘텐츠 소속감이라는 정서적 만족감까지 구매하는 방식입니다. 이는 애니메이션 외에도 K-팝, 웹툰, 게임 등의 다양한 IP 산업에 접목 가능한 포맷입니다.
3. 이차원 IP의 현장화 – OTA, 지역 관광, 디지털 기술의 융합 사례
니지겐노모리는 아와지섬의 숲을 배경으로 전통적 테마파크와 달리 숲의 생태환경, 지역성, 애니메이션 세계관, 기술 기반 어트랙션이 통합된 복합 모델을 제시합니다. 지역 관광 활성화와 ‘쿨재팬 콘텐츠 수출’ 전략이 공간적으로 융합되고 있는 셈입니다.
또한 OTA(온라인 여행 플랫폼) 상에서는 단순 입장권이 아닌 ‘패키지 기반 굿즈 예약 상품’으로 전환되고, 해외 팬들을 위한 다국어 웹사이트, SNS 기반 티켓 마케팅도 병행됩니다. 이는 국내 지역 관광과 캐릭터 기반 체험 콘텐츠를 연계하려는 사업자에게 의미 있는 벤치마킹 모델입니다.
4. 팬덤을 넘어 ‘공동체’로 – 라이프스타일형 테마파크의 방향성
중요한 변화는 관람자와 팬덤의 위치 변화입니다. 과거에는 TV 또는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일방적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던 위치였다면, 현재는 주체적 참여자이자, 사진·영상·SNS를 통한 콘텐츠 확산자 역할까지 병행하는 팬 커뮤니티 구조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공동체적 팬덤은 단기 이벤트보다 지속 가능성 있는 리이벤트 모델, 시즌별 세계관 변화 프로그램, 로컬 축제 연계 등으로 성장 가능성이 큽니다. 지역 지자체 및 테마파크 운영주체는 이를 통해 연간 고정 방문객을 확보하고, 체류형 관광으로의 전환까지 도모할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살펴봐야 할 전략적 인사이트
- 레저 콘텐츠는 ‘내러티브 확장’을 동반할 때 프리미엄화될 수 있다.
- IP 굿즈는 체험 연장의 수단에서 브랜드 자산으로 전환된다.
- OTA 기반 판매 채널과 팬덤 커뮤니티 운영 전략은 후기 소비자 확산을 견인한다.
- 지역성과 콘텐츠 세계관이 조화를 이루면 체류형 관광으로 이어질 수 있다.
레저 기업, 지역 관광기획자, 콘텐츠 스타트업, IP 보유자는 이같은 혼합형 모델에 주목해야 합니다. 특히 캐릭터 기반 테마 콘텐츠에 체험형 굿즈와 감성 프리미엄을 접목해 ‘오직 여기서만 가능한 경험’을 설계할 수 있다면, 단순 유행이 아닌 지속 가능한 수익모델을 구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차원의 세계가 아닌, 경험의 삼차원 무대 위에서 레저 산업의 미래가 펼쳐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