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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구장애인단체연합회, 복지기관에 꼭 필요한 윤리경영

성북구장애인단체연합회, 복지기관에 꼭 필요한 윤리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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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기관에도 윤리경영이 필요한 이유 – 장애인 서비스를 넘어 사회 신뢰 구축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은 이제 더 이상 기업만의 과제가 아니다. 최근 성북구장애인단체연합회가 진행한 ‘깨끗하게, 폼(FORM)나게 E-practice 하자’ 간담회는 복지기관에서조차 ESG와 윤리 경영 실천이 왜 필요한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이 움직임은 장애인 복지 현장이라는 특정 맥락 속에서 제도의 확장성과 공공가치 추구의 방향성을 다시 질문하게 만든다.

각 기관마다 실천해야 할 방식은 다르다 – 선언적 윤리에서 행동 규칙으로

3년간 이어진 ESG·윤리 경영 실천 사업의 마무리 단계에서 논의된 핵심은 "실천 중심"의 전환이다. 일반 기업과는 성격이 다른 복지기관은 이미 윤리성과 공공성을 업무 기조로 삼고 있지만, 그동안의 경영 철학은 ‘선언’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다. 미션, 비전, 핵심 가치 등은 마련되었지만, 실제 기관 운영이나 직원 행동에까지 연결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한계였다.

이번 간담회에서 강조된 점은 복지기관도 자신만의 ‘행동 규범’을 구체화시켜야 실질적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단순히 '이용자 인권을 존중한다’는 가치가 전부가 아닌, ‘의사소통 지원 수단을 다양화하고, 의사결정에 참여 기회를 마련한다’는 방식처럼 구체화해야 실천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ESG의 의미, 복지기관에서 새롭게 읽히다

ESG는 본래 기업 윤리 및 사회책임・환경을 관리하기 위한 프레임이다. 하지만 이 접근을 복지기관에 그대로 가져오는 데는 여러 한계가 있다. 우선 비영리 공공기관은 ‘지배구조(Governance)’의 개념이 다르고, 사회적·환경적 책임은 일상 업무와 긴밀히 얽혀 있다.

성북구장애인단체연합회와 참석자들은 이 점에서 복지기관 특성을 반영한 ‘복지기관형 ESG’를 모색했다. 장애인 권리 보호, 직원 노동 환경 개선, 지역사회 신뢰 회복, 환경적 실천까지, 이미 실천 중인 활동의 의미를 ESG 프레임으로 재정의하는 작업이 시작된 셈이다.

특히 환경 실천 부분에서는 복지기관이 실현 가능한 수준의 행동이 중요하다는 방향이 제시됐다. 현수막 사용 줄이기, 재활용 확대, 일회용품 감축 등 비용 효과성, 실행 가능성, 장애인 건강 보호까지 고려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점은 일반 민간기업 ESG와 다른 최우선 원칙이다.

‘강령’은 규정집이 아닌 신뢰의 언어

조직 강령과 행동 규칙은 흔히 내부 규칙 정도로 인식되지만, 이번 간담회는 강령이 결국 기관, 종사자, 이용자의 삼자 신뢰를 잇는 핵심 기제임을 재확인했다. 윤리 경영은 단지 ‘잘 보이기 위한’ 형식적 가치 추구가 아니라, 취약한 이용자와 서비스 제공자 간 신뢰를 구축하는 사회적 언어이자 방패막이다.

복지기관을 이용하는 장애인은 다양한 인권 침해 여부에 취약할 수밖에 없고, 이들을 관리하는 종사자 역시 감정노동과 구조적 소진에 노출되기 쉽다. 따라서 강령은 단순한 지침세트를 넘어 상호 보호와 존중의 기반이자, 외부와의 신뢰 관계를 쌓는 약속의 언어가 되어야 한다는 인식이 기관 내부에 뿌리내리고 있다.

제도의 외피보다 중요한 것은 삶의 안쪽을 바꾸는 실천

유럽 선진국의 복지기관에서도 ESG 요소가 점차 통합되는 추세다. 예컨대 독일은 사회서비스 단체에 윤리강령 발표와 실천계획 보고를 의무화했고, 북유럽에서는 지원 대상자의 인권 참여 감수성을 평가 지표에 반영하고 있다. 국내 복지현장이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면, 역설적으로 제도 수용보다 ‘서비스를 구성하는 삶의 경험’을 반영하는 하향식 접근이 중요해진다.

한국의 경우 윤리경영 시스템은 보건복지부 차원에서 일부 지침으로 존재하지만, 실천모델은 지역과 기관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특히 소규모 단체, 지자체 산하 기관은 행정적, 재정적 한계로 인해 전문컨설팅이나 외부 참여(자문교수, TF구성 등)에 접근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작은 첫걸음이 반복되어야 한다

결국 장애인 복지기관의 윤리 경영 실천이 던지는 핵심 질문은 이렇다. "공공성과 신뢰 기반을 어떻게 삶 가까운 곳에서 실현할 것인가?" 선언이 아닌 행동 규칙, 형식이 아닌 경험 중심의 실천이 필요하다.

시민은 복지라는 시스템이 단지 ‘필요한 이들을 돕는 일’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존엄을 지키는 기반임을 인식해야 한다. 정책 담당자에게는 복지기관용 ESG 모델의 체계적 보급과 지원, 현장의 유연한 실행을 뒷받침할 평가·국고지원 기준 정비가 요구된다. 교육자와 기업은 ‘윤리’가 전문성이나 시장 전략이 아닌 공공성과 지속 가능성을 위한 삶의 태도임을 강조하는 교육으로 이어져야 한다.

‘윤리’는 선언이 아니라 습관이다. 작은 기관이 보여준 변화의 실험이 지역을 넘어, 소외 없는 사회로 연결되는 토대가 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