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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 대기폭증, 시대의 전환점

정신건강 대기폭증, 시대의 전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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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하는 ADHD·자폐 진단 수요와 진단 대기 폭증 – 정신건강 시대의 거대한 전환점을 읽다"

2024년, 영국 보건당국은 심각한 의료 적체 현상을 자각했다. 성인 ADHD 및 자폐 스펙트럼 장애 진단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NHS(국민보건서비스)는 공식적으로 "수요 대응에 실패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이는 단지 의료 서비스 마비의 조짐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정신건강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다. ‘이 변화는 어디서부터 비롯됐고,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이러한 현상을 이해하는 것은 정신질환에 대한 낙인의 재구성, 사회적 포용의 확장, 그리고 일과 삶의 방식까지 새롭게 설계되는 미래전략을 수립하는 데 필수적이다. 아래 다섯 가지 주요 트렌드 지점을 통해 새로운 의료 질서의 방향을 조망해보자.

1. 자각의 확산: 진단 수요 폭증의 핵심 동력

영국 보건장관 웨스 스트리팅은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예전보다 스스로의 상태를 인식하고 행동으로 옮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단순한 '유행성 진단'이 아니다. 디지털 커뮤니케이션과 신경다양성 수용 분위기의 확산은 사회 전반에 ‘정신 건강 이해의 대중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최근 영국 옥스퍼드셔에서 성인 ADHD 진단 대기자 폭증으로 인해 NHS가 신규 접수를 중단한 것도 같은 연장선에 있다.

2. 시스템 정체: 공급 불균형의 구조적 위기

옥스퍼드시어 지역에는 2024년 초부터 ADHD 신규 진단 대기가 잠정 중단되었으며, 자폐 진단 기관 역시 같은 조치를 취했다. 문제는 단지 인력 부족이 아니라, 시스템이 근대적인 질병 분류 체계에 고착되어 ‘경계 스펙트럼’에 속한 이해와 지원에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NHS는 전국적인 수준에서 독립적인 검토를 진행 중이나, 현실은 일선 의료 현장에서 이미 '마비 상태'에 돌입했다.

3. 서비스 재구조화: 통합형 진단 및 돌봄 모델 확대 전망

다수의 진료기관과 지역 통합 돌봄위원회(Integrated Care Boards)는 기존의 단절된 진단 시스템을 통합하고 맞춤형 접근을 위한 예산 확대를 추진 중이다. 예를 들어 BOB ICB(벅킹엄셔-옥스퍼드셔-버크셔 서부 통합돌봄위원회)는 수요에 따른 서비스 설계를 시도하고 있다. 향후 의료는 "질환 중심이 아닌 기능 중심", 즉 사회참여 역량을 기준으로 한 서비스 설계가 필수적으로 요구될 것이다.

4. 진단의 윤리와 디지털 기술의 접점

스트리팅은 진단 과잉 여부에 대한 우려도 함께 언급했다. 이는 AI 기반의 진단 도구나 설문 자동화 시스템이 확대됨에 따라, 디지털 헬스 기술이 어떻게 정밀성과 인간 중심 케어 간 균형을 맞출 수 있을지라는 중요한 윤리 문제를 제기한다. 현재 일부 기술기업들은 웨어러블 기반의 조기 징후 감지 시스템이나 디지털 CBT 서비스 등을 개발 중인데, 이는 국가 의료의 보완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5. 글로벌 신경다양성 인식 전환: 새로운 인간관의 출현

지금의 ADHD·자폐 진단 수요 증가는 단순히 병원 행렬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이는 직장, 교육, 법 제도 등 사회 전반이 **"정형화된 인간 모델"**에서 벗어나려는 신호다. 대니얼 핑크는 그의 저서에서 “21세기는 왼쪽 뇌의 시대가 끝나고 감성, 통찰, 맥락을 읽는 우뇌형 사고가 중심되는 시대”라고 설명하며, 그러한 변화 중심에 신경다양성이 있다고 강조한다. 이는 학교 커리큘럼, 조직의 채용 기준, 소비자 경험 설계에까지 영향을 준다.

요약하자면 지금의 ADHD 및 자폐 진단 요구 폭증은 단순한 보건 이슈가 아니다. 이는 변화하는 자아 인식, 기존 질환 정의의 재구성, 그리고 새로운 사회적 포용 모델을 향한 대대적인 전환이다. 한국 역시 학생, 근로자, 성인 중에서 정신건강 관련 자각과 수요가 빠르게 성장하는 상황에서 이 흐름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이제 우리는 다음의 질문 앞에 서야 한다. 우리 사회는 '정상'이라는 모호한 기준을 넘어서, 다양한 뇌, 다양한 감정, 다양한 사고방식을 어떻게 통합하며 제도화할 수 있을까?

🌀 작은 실천 팁

  • 직장에서 신경다양성에 대한 교육을 도입하거나 자기 팀원의 인지 스타일을 이해해보자.
  • 디지털 CBT(인지행동치료) 앱을 한 번 체험하며 자기 감정 인식을 연습해보는 것도 좋은 첫걸음이다.
  • 학부모라면 자녀의 학습 스타일을 성적 위주가 아닌 ‘주의력·감정조절 유형’ 기반으로 바라보는 시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다가오는 시대에는 ‘마음의 다양성’이 곧 사회의 경쟁력이 된다. 지금, 우리 모두가 준비를 시작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