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방산 수요, 한국이 노린다 – ‘K-대공망’ 중심의 무기 수출 전략이 보여주는 수출 산업 재편 방향
한국 방산 산업의 글로벌 전략이 구조적으로 전환점을 맞고 있다. LIG넥스원의 카타르 방산 전시회 ‘DIMDEX 2026’ 참가 사례는 단순한 제품 홍보를 넘어, 국산 무기체계의 외연을 중동 전략시장의 수출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구조적 흐름을 보여준다. 이는 향후 수출 중심 산업들의 진출 전략 수립에 참고할 만한 중요한 선례다.
중동, 고부가 방산 수출의 전략적 시험대
LIG넥스원이 선보인 ‘K-대공망’은 저고도서 고고도를 아우르는 다층 방어 체계를 중심으로 천궁-II, L-SAM, 신궁 등의 중장거리 요격 무기를 포함한다. 이처럼 통합 솔루션 중심의 무기체계 수출은 단품 판매를 넘은 ‘서비스형 국방 수출'로 읽힌다. 실제로 Gartner는 무기 수출의 핵심이 단일 무기체가 아닌, 작전 개념 중심의 통합 솔루션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분석하며, 시스템 통합력이 경쟁력을 결정할 것이라 진단했다.
카타르를 포함한 걸프 지역은 국방 예산 비중이 전체 GDP 대비 세계 평균의 두 배가량 높고, 자국 첨단 기술 개발 역량이 제한적이다. 따라서 이들은 맞춤형 외부 공급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LIG넥스원이 공략하기에 최적화된 시장이다. 즉, 고성능 국산 무장이 '제조력 기반 산업'을 넘어 '전략 컨설팅형 산업'으로 구조 전환 중임을 의미한다.
‘K-방산’ 수출 고도화의 전제: 시스템 중심 경쟁력
이번 전시에 출품된 대공망, 유도탄, 레이더 등은 모두 전장을 시스템화하려는 흐름과 맞물린다. 국방 산업은 점점 더 IT와 통신, AI 기반 기능 통합이 요구되면서 ‘제품’이 아닌 ‘시스템 연계 능력’이 실제 투자가치를 좌우하게 된다. LIG넥스원의 강점은 단순한 무기 성능이 아니라, ▲다층 방어 설계, ▲실전 검증 경험, ▲현지화 맞춤 패키지를 동시에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이러한 시스템형 수출 전략은 국방 외 산업에도 그대로 적용 가능하다. 특히, 스마트시티, 교통 인프라, 재난 대응 분야는 기술 제품만이 아닌 운영·유지 전략까지 수반한 모델이 필요하며, 동시에 경쟁도 기술보다는 설계 능력이 의사결정에 좌우된다. 이 패턴은 B2G(정부 대상), G2G(정부 간 수출) 중심 산업에서 점차적으로 시장 공통분모가 될 것이다.
중동 수출의 현실: 전시회는 ‘경쟁의 서막’
전시회 참가 자체가 공급계약으로 바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참가는 확실한 현지 파트너십 형성과 신뢰 기반 구축의 초석이 된다. 특히 군 관련 협력은 단발성 구매보다 수년간의 테스트, 평가, 운용 경험을 포함하기 때문에 ‘신뢰 자산’이 핵심 진입장벽이다.
LIG넥스원이 사우디, UAE, 이라크 등과 이미 수출 계약을 체결한 ‘이력’은 이번 참가의 설득력을 높이며, 외교적 네트워크와 현지법인 운영 역량 등 제2·제3의 사업으로 확장할 기반을 만든다. 이는 시장 기반 산업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에게 '단순 수출'에서 '거점 기반 사업화 모델로의 이동'이 전략적으로 필요함을 시사한다.
방산 산업의 확장 논리, 민간 전환 가능성은?
관심을 모아야 할 부분은 국방 기술이 가져올 파생 산업이다. 천궁, L-SAM 등은 센서, 통신, 예측 영상 처리, 정밀 유도 기술을 활용하는 정교한 테크 집약 분야다. 이는 자율주행, 드론 물류, 스마트 감시 제품, 국경 보안 솔루션 등 민수 분야에도 범용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 McKinsey는 정밀 타격 무기 기술의 민간 전환이 2030년 이후 통신, 보안 산업을 견인하는 핵심 기술 트렌드가 될 것이라 예측했다.
현재 이 전환을 준비하는 기업은?, 다른 산업에서 유사 시스템화 로직을 내 기술/제품에 적용할 수 있을까? 지금이 바로 역방향 혁신 전략을 구상할 시점이다.
전략적 시사점
- 수출 산업의 고도화는 제품 경쟁력보다 시스템 통합 역량으로 승부하는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
- 현지 미팅, 전시회, 공동 R&D 등 ‘신뢰 기반 수출’은 계약 전 필수 관문이 되고 있다.
- B2G, G2G 산업에서는 ‘국가 기반 비즈니스 인프라’ 확보가 기술력만큼 중요하다.
향후 이같은 구조적 수출 전략은 방산 뿐 아니라 헬스케어, 스마트시티, 에너지, 환경기술 분야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될 것이다. 지금 필요한 건 기술을 파는 것이 아니라, 설계된 운영 모델을 제안하는 전략 전환이다. 이 전환에 올인하는 기업만이 다음 수출 전선에서 기회를 선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