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다변화의 전략적 전환점 – 타이어코드 현지화를 통한 인도 물류 거점 구축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주된 화두는 ‘위기 대응력’과 ‘현지화’다. 최근 HS효성첨단소재가 발표한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나그푸르 산업단지 내 타이어코드 생산 법인 신설은 이러한 전략적 반응 중 하나다. 약 3천만 달러(430억 원) 규모의 이번 투자는 단순한 해외 생산 확대를 넘어 자동화 기반 생산력 확보, 인도 내 수요와 물류비 최적화, 그리고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 완화라는 다기능적 목적을 담고 있다.
이 새로운 제조 거점이 글로벌 운송·물류 구조에 어떤 변화를 줄 수 있으며, 이와 유사한 전략을 실무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살펴본다.
인도 내 생산기지 확대의 물류 전략적 함의
인도는 2023년 기준 글로벌 3위 자동차 시장으로 부상했으며,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의 전환도 가속화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교통부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정부의 도로 인프라 확장과 물류 허브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가운데 자동차용 타이어 수요는 매년 6~8%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효성의 인도 투자 포인트는 생산기지의 적시 현지화와 내륙 운송시간 단축이다. 현지 조달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해상 운송 의존도를 줄이고 장거리 해상 운임 상승, 항만 병목, 선박 스케줄 변동 등의 글로벌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
특히 나그푸르는 중앙집중형 물류의 허브로 성장 중으로, 인도 주요 산업지대 및 항만과의 접근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인도 내 수직통합형 공급망 설계가 가능하다. 이는 국내에서의 단순 생산 이전이 아닌, 공급망 전반의 운영 효율과 비용 최적화 목표를 수반하는 전략적 수순이라 말할 수 있다.
글로벌 SCM 재편 중 ‘제조-물류 연계형 거점’의 가치 부상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공급망 계획에서 나타난 큰 변화는 생산과 물류의 연결 강도를 고려한 분산형 거점 전략이다. 효성은 이미 베트남, 중국, 미국에 분산된 생산 기반을 갖추고 있지만, 이번 인도 투자는 그 중에서도 신흥 시장의 지리적 중심성을 활용한 허브화 전략이 두드러진다.
McKinsey의 ‘Resilience in Global Supply Chain’ 보고서에서도, 단일국 의존도를 낮추고 복수국가에 기술적·운영적 유연성을 둔 로케이션 전략이 향후 3년 내 주요 기업의 표준으로 자리잡을 것이라 전망한다.
이때, 단순히 물류 비용을 절감하려는 목적보다도, 고객 대응 시간 단축(TTM) 개선, B2B 고객 맞춤 R&D 연계 생산, ESG 기준을 고려한 지속가능 공급채널 구축 등의 목적이 중요해진다. 이는 공급망 관리자의 KPI 또한 리드타임에서 서비스 맞춤화, 생산유연성, 기후위험 대응 항목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기술 최적화 중심의 생산-물류 통합 전략: 조직이 배워야 할 점
효성첨단소재는 단순한 생산 이전이 아닌 기술 기반의 고부가가치 제품군 중심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즉, 전기차 수요 확대에 대응한 경량 타이어코드, 고탄성 신소재 제품 등을 라인업해 고객사의 맞춤 기술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려는 것이다.
이러한 고기능 소재 제품은 생산부터 배송까지의 품질 제어, 로트 추적, 역물류 회수까지 통합된 스마트 물류 플랫폼 도입이 반드시 따라야 한다. 실무 관점에서는 다음과 같은 시스템 전환을 고려해야 한다.
- 공장과 물류창고 간 실시간 재고 및 생산 현황 연동 시스템
- 고객사 VMI(Vendor Managed Inventory) 시스템 기반 긴밀한 수요 예측
- 고정밀 트래킹 및 탄소배출 추적이 가능한 SCM 플랫폼과 연계
- 인도 내 주요 내륙물류 거점과 계약을 통한 하역·보관 자동화 인프라 구축
글로벌 물류 담당자가 주목해야 할 전략 포인트
이번 사례는 단순한 해외 진출이 아닌 공급망의 지리적 리밸런싱과 맞춤형 기술 생산의 결합형 전략으로, 물류 부문에 다음의 교훈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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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SCM 대응 전략은 생산과 물류를 분리해서 볼 수 없다.
제조 혁신과 동시에 물류 사이클의 유연성과 자산 경량화 전략이 설계돼야 한다. -
R&D-생산-수요예측이 물류 데이터와 실시간 연동돼야 한다.
고부가 제품일수록 물류 운영에 있어 예측 정확도와 품질 유지가 중요하다. -
친환경 및 ESG 운영 또한 이제 핵심 경쟁 요소다.
단거리 내륙 물류화 및 로컬 조달망 확보는 탄소배출 저감의 주요 전략이다.
실무자는 생산거점 이전 또는 도입을 검토할 때, 단기 비용절감이 아닌 중장기 리스크 분산, 고객밀착형 딜리버리 체계, ESG 연계성 확보 여부를 기준으로 전략을 설계해야 한다. 제품 기술력뿐 아니라 그 기술이 어떻게, 얼마나 효율적으로 고객에게 전달되는가가 물류 혁신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