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타트, MZ세대와 함께한 기부 실험

위아자 자선경매의 새로운 메커니즘 – 기부문화와 연결된 세대 공감의 실험

기부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과거의 정적인 기부 방식이 아닌, 참여형·체험형 기부가 시민들의 일상 속에서 다양한 형태로 안착하는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가 ‘위아자 나눔상점 x 서울옥션 자선경매’다. JTBC ‘굿보이’ 출연진의 드라마 소품부터 스포츠·요리·예술 명사들의 애장품, 현대 미술 작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가 모여 형성된 이번 온라인 경매는 단순한 자선활동을 넘어 세대 교감, 문화 자산, 공공가치가 결합된 사회 실험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공정한 시작을 위한 설계 – 위스타트의 사회정책적 맥락

이번 자선경매를 기획·주관한 위스타트는 복지, 교육, 건강 기반의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며, 저소득층 아동·청소년의 공정한 출발선을 보장하는 것을 목표로 활동해왔다. 이는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계층 간 교육 격차와 삶의 기회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제도적 보완 장치로 읽을 수 있다. 이번 경매 수익금 역시 이들을 위한 맞춤형 지원에 사용된다는 점에서, 단순한 기부가 아닌 체계화된 사회 개입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이와 함께 기후위기 취약계층이라는 지원 대상의 확장은 단순히 아동 중심의 복지에 머무르지 않고, 위기가 일상화된 시대의 새로운 취약에 반응하는 정책 감수성의 전환을 시사한다. 이처럼 개인적 관심과 공공 정책이 연결되는 방식은 사회적 돌봄의 지형이 어떻게 재구성되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예다.

MZ세대의 합류와 소비 기반 기부 – 참여의 새로운 얼굴들

이번 경매는 박보검의 글러브, 페이커의 유니폼, 셰프 안성재의 식칼 등 대중문화 아이콘과 실존 인물의 '서사'를 매개로 한다. 이러한 콘텐츠는 단순한 물품이라기보다 정서적 기호와 세대의 감성과 결합된 공감 상품으로 소비된다. 특히 30세 이하의 젊은 참여자가 주를 이루는 온라인 래플이나 SNS 이벤트는, 단순히 경제 능력에 따른 기부 참여가 아닌, 문화적 취향과 공감 능력에 기반한 새로운 '기부 소비자'의 탄생을 시사한다.

이는 선한 소비와 가치 있는 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의 기부 참여 방식이 기존의 제도권 복지와 어떻게 다르게 층위를 형성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다시 말해, 이해보다 경험, 의무보다 선택이 우선하는 세대 문법 안에서 기부 또한 즐거움과 SNS 공유 가치가 결합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디지털 공간에서의 기부 거버넌스 가능성

자선경매가 오프라인 대신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것은 단순한 접근성 확대를 넘어, 민주적인 참여 구조를 형성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시작가 0원,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응찰 방식은 '기부는 부자만의 몫'이라는 인식을 흔들고, 기부의 진입장벽을 낮춘다. 동시에 디지털 추첨, NFT와 예술품의 활용, 실시간 경매 접속 등은 기술적 수단을 통한 공적 가치 실현의 미래 가능성을 탐색하게 한다.

세계적으로도 '자선 경매'는 셀러브리티 자산을 활용한 사회적 자본의 활용 방식 가운데 하나로 자리해 왔다. 미국의 '골든 하트 갈라'나 영국의 '레드 노즈 데이 경매' 등이 그러한 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아직 이처럼 다양하고 생활 밀착형으로 풀어낸 시민 밀착형 자선 프레임은 찾기 어렵다. 따라서 이번 위아자 경매는 기부문화의 대중화와 지속 가능성을 실험하는 사회적 모델로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나눔이 연결로 확장될 때 – 소소한 실천이 만드는 공공성

이번 행사에서 가장 인상깊은 지점은 시민 참여의 문턱을 낮추는 설계다. 단지 고가의 경매 참여뿐 아니라, 3,000원의 기부를 통한 래플 응모 기회, 팝업스토어에서의 선착순 나눔 등은 적은 돈, 적은 시간이더라도 ‘내가 한 몫 했다’는 시민성을 경험하게 해 준다.

이런 참여는 “내가 가진 것이 적어도 기여할 수 있다”는 감각을 만들어내며, 자기 효능감을 높이고 시민적 연대의식을 확산한다. 결국 제도보다 오래가는 것은 사람들 사이의 관계이고, 공공성은 법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실천될 때 지속된다는 교훈을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작은 관심이 기회를 만든다. 시민으로서, 교육자·기획자·정책 담당자로서 우리는 묻는다. 기부란 무엇인가? 나에게 소중한 것은 무엇이며, 그것을 타인과 어떻게 나눌 수 있을까. 함께 살아가기 위한 작지만 중요한 질문 앞에서, 이번 위아자의 실험은 새로운 해답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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