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시대, 우리 밥상은 안전한가? – 농학 박사가 경고하는 농업 환경 문제와 지속 가능한 농법 5가지]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 정말 안전할까요?” 날로 심화되는 기후위기, 오염된 먹거리, 그리고 생태계를 파괴하는 농업 방식 속에서 우리는 무심코 접시 위에 오른 식탁을 마주합니다. 농업은 인류 생존의 근간이지만, 동시에 기후위기를 가속화시키는 주요한 산업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세계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농업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최대 1/3을 차지하며, 특히 공장식 농업과 화학농법은 토양 산성화, 수질오염, 생물다양성 파괴 등 복합적인 환경 문제를 유발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최근 보도된 우리나라 농업 현황을 바탕으로, 현재 농업 환경이 처한 위기와 함께 지속 가능한 농업의 실천 방향을 조명합니다. 더불어 건강한 먹거리와 식량주권을 지키기 위한 개인과 사회의 역할에 대한 고민을 공유합니다.
- 전국 수질 오염 농지 153㏊… 침묵 속에 쌓인 유해 중금속
최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전국 153헥타르의 농지가 수질오염 지속 지역에 포함되어 관리되고 있습니다. 특히 강원도 원주시, 충청북도 충주시, 전라북도 익산시와 정읍시에선 납, 카드뮴, 비소 등 중금속이 허용 기준을 초과한 토양 오염이 확인됨에도 제대로 된 정화나 대책 없이 방치되고 있습니다. 농촌진흥청은 오염 논에 벼 농사를 금지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농작물이 재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로 인해 해당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의 안전성이 심각하게 우려되며, 식품을 통해 인체에 오랜 시간 누적 노출될 수 있는 위험이 존재합니다.
- 농촌 지역의 환경 소외, 지역 불균형 심화
대부분의 오염된 농경지는 산업단지 인근으로, 환경오염 문제가 도시-농촌 간 환경 불균형의 대표 사례로 지적됩니다. 산업폐수로 인한 하천 오염, 비점오염원에서 유출되는 중금속 등이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나, 지역 주민 및 농민들은 수십 년간 정당한 정보 제공과 조치를 받지 못한 채 피해를 감내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환경 문제를 넘어 식량주권과 농민의 생존권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방치된 오염 토양, 정책 대응의 한계
정부는 2012년부터 토양개량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총 154건의 오염 토양 중 정화 완료된 사례는 단 30건에 불과합니다. 대부분은 정화작업 중이거나 방치되고 있으며, 토양세척 비용의 30%만 국비로 지원되는 복잡한 절차 탓에 실제 정화는 더디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책의 비효율성과 소극성은 지속 가능한 농업으로의 전환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 유기농·친환경 농업의 가능성과 사회적 확장 필요성
반면 일부 지자체에서는 친환경 농법 및 유기농 전환에 대한 지원 확대를 통해 전환의 길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경북 의성, 전남 곡성 등에서는 로컬푸드 연계, 유기농 전환 농가에 대한 직불제와 교육 지원 등을 시행해 오염된 환경에도 불구하고 지속 가능한 먹거리 시스템을 회복하는 사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국제 NGO 환경워치(EWG)는 “농약과 중금속 사용을 줄이는 것이 식품안전은 물론 토양 및 수질 회복에 있어 핵심”이라고 강조합니다.
-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이 모여 만드는 변화
건강한 먹거리를 찾고 싶다면, ‘내가 먹는 음식이 어디서, 어떻게 자랐는가’를 묻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소비자인 우리는 지역 친환경 농산물 구매, 로컬푸드 마켓 이용, 식량주권 관련 정책 지지, 지속 가능한 농업 관련 시민단체 후원 등의 방식으로 더 나은 농업 생태계 전환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의 건강한 밥상> 다큐멘터리, FAO의 지속 가능한 농식품 시스템 보고서 등을 통해 현명한 소비와 정책 참여로 나아가는 첫걸음을 딛을 수 있습니다.
우리의 밥상이 균형 잡힌 지속 가능성 위에 놓이기 위해서는 정부의 투명한 환경 정보 공개, 실효성 있는 복원 정책, 친환경 농가에 대한 실질적 지원 강화가 절실하며, 동시에 소비자, 농민, 시민이 주체적으로 ‘지속 가능한 먹거리’를 선택하고 요구하는 사회적 목소리가 커져야 합니다. 지금 우리가 바꾸지 않으면, 미래 세대에게 건강한 토양과 깨끗한 물을 물려줄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