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부동산 투자와 은행 서비스의 융합 – 한국 금융소비자가 주목해야 할 자산 연결 전략
최근 하나은행과 글로벌 부동산 중개업체 이엑스피코리아(eXp Korea) 간 체결된 업무협약은 단순한 비즈니스 제휴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부동산과 금융의 융합, 특히 글로벌 자산 이동이 활발해지는 이 시점에서 이 협업은 글로벌 자산 다변화 시대의 전략적 패러다임 전환을 암시하며, 투자자와 금융기관 모두에게 실질적인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부동산-금융 융합의 구조적 변화를 읽다
전통적인 금융기관이 제공해온 업무 범위는 대출, 예금, 자산관리 등으로 국한되어 있었다. 그러나 글로벌 투자자들의 이동성과 디지털화된 자산 관리 니즈가 맞물리며, **"거래플랫폼화된 은행"**으로의 변신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번 하나은행의 사례는 이런 흐름을 대표한다. 단순한 해외 부동산 투자 정보 제공을 넘어서, 하나은행은 외화 송금, 세무 자문, 중개 네트워크 연계까지 포함한 통합 금융 솔루션을 구축하고 있다.
특히 eXp Realty가 보유한 30여 개국의 글로벌 중개망과의 결합은 국내 고객은 물론 외국인 투자자까지 아우르는 ‘양방향 솔루션’으로 진화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이는 단기적인 투자보다는 중장기적 글로벌 자산 배분 전략 수립에 유용한 플랫폼 인프라로 해석할 수 있다.
제도와 기술이 뒷받침하는 글로벌 자산 접근성
이런 변화는 단순히 기업 간 협약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국제 자금세탁 방지(AML), 외환관리 규제, CRS(국제 금융계좌 정보 자동교환) 등 모든 제도적 요소를 고려한 금융 설계가 동반되어야 실질적 서비스로 구현된다. 하나은행이 원스톱 외화 서비스와 세무 컨설팅을 포함하겠다고 밝힌 건, 국내 금융기관 내에서 규제에 정통한 디지털 자산 설계팀의 존재감을 높이는 전조로 읽힌다.
한편, 피델리티나 UBS, HSBC 등 글로벌 금융그룹은 다국적 고객을 위한 크로스보더(Cross-border) 자산관리 시스템을 오래 전부터 운용해 왔다. 특히 UBS는 스위스 내 고객뿐 아니라 아시아, 중동 고객을 위한 글로벌 리서치와 세무·법률 지원을 결합한 서비스를 통해 초고액 자산가들에게 깊이 있는 금융 솔루션을 제공해왔다. 이제 한국의 주요 은행들도 이와 유사한 수준의 글로벌 프라이빗뱅킹 체계를 도입하기 시작한 셈이다.
금융플랫폼의 ‘자산생활화’ 진화 전략
eXp Korea와의 제휴는 단순한 부동산 중개 정보나 자산 소개에 그치지 않는다. 이젠 뉴스레터로 회자되는 재테크 조언이 아닌, 금융과 실물자산을 생활 속에서 통합 관리할 수 있는 기술·데이터 기반의 서비스 정합성이 핵심 경쟁력이다.
하나은행이 작년부터 운영 중인 ‘글로벌 부동산 투자자문 서비스’ 역시 이런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이는 단기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투자자뿐 아니라, 은퇴 후 해외 이주를 고려하는 베이비붐 세대, 자산 다변화에 민감한 MZ세대에게도 실질적 의미를 가진다. 특히 향후 글로벌 ESG 투자·세컨드 시티 시장 변화가 연계되면, 이러한 금융-부동산 플랫폼은 고객 생애주기 전반의 자산 전략과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자산 이동성 확대에 따른 위험관리와 기회 포착
국내 자산가들이 글로벌 자산으로 눈을 돌릴수록, 불가피하게 수반되는 환율 리스크, 현지법 리스크, 유동성 문제 등이 뒤따른다. 따라서 글로벌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은 단순 상담이 아닌 리스크 모듈 기반의 전략형 솔루션을 반드시 함께 설계해야 한다.
한편, BIS(국제결제은행)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고소득국가일수록 개인의 해외 자산 보유 비율은 GDP 대비 20% 이상인 반면, 한국은 아직 5~6%대 수준에 머무른다. 이는 향후 한국의 해외 부동산 관련 금융서비스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며, 금융기관의 조기 선점 전략이 중요함을 시사한다.
요약과 전략적 통찰
하나은행의 글로벌 부동산 플랫폼 연계는 단순 금융상품 판매를 넘어, 소비자와 자산의 국경 간 연결성이 심화되는 시대의 필연적 대응 전략으로 보아야 한다. 특히 다음 세 가지 전략 포인트는 투자자와 금융 실무자 모두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 글로벌 자산 배분 시 은행의 컨설팅 역량과 규제 대응 능력을 함께 검토할 것
- 외화 유동성·환헤지·세무 리스크 관리 포함된 총체적 자산 이동 서비스 활용 권장
- 해외 부동산 투자를 일종의 포트폴리오 글로벌화로 재정의하고, 은퇴·이민 등 생애 전략과 연계된 판단 필요
지금은 금융기관의 ‘서비스 범위’가 고객의 ‘자산 이동성’과 다시 만나는 시점이다. 금융 소비자와 자산 관리자 모두 기술 기반 융합 금융 생태계에서의 주도권 확보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