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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싼타, 기술로 묻는 복지의 미래

행복싼타, 기술로 묻는 복지의 미래

고령사회와 복지 기술의 교차점 – ‘행복싼타’가 던지는 질문들

대한민국은 인구 구조에서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했고, 1인 가구 비중 역시 전체의 33.4%(통계청, 2023년 기준)를 차지할 정도로 크다. 이 같은 사회적 변화 속에서 '고독사'는 더 이상 극단적인 개인 사례가 아닌 구조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특허 등록을 완료한 복지 스타트업 '행복싼타'의 스마트폰 기반 고독사 예방 시스템은 이러한 사회의 병목지점을 기술로 풀고자 하는 시도의 일환이다. 단순한 앱 하나의 개발이 아닌, 고립 사회를 향한 구조적 질의로 읽을 필요가 있다.

시혜 복지가 아닌 참여 복지로

오래도록 대한민국의 사회복지는 ‘필요한 사람에게 혜택을 준다’는 시혜적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러한 구조는 때로 수혜자에게 ‘부담’과 ‘낙인’을 함께 안긴다. 행복싼타의 시스템은 버튼 클릭을 통해 포인트를 적립하고, 이를 지역 물품이나 상품으로 환원받는 ‘보상의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는 단순 생존지원이 아닌 자발성과 참여의 가치를 전제로 한 새로운 복지 모델이다.

이러한 변화는 특히 고령층의 디지털 감수성과 연결될 수밖에 없다. 스마트폰이 기반이기 때문에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에게는 장벽이 될 수 있지만, 동시에 이를 계기로 디지털 포용과 학습 기회를 확장할 여지를 갖는다. 복지란 단순 지원이 아닌 능동적 삶을 가능케 하는 틀이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고독사의 그림자, 지역 돌봄의 재구성

고독사는 단순한 개인의 죽음이 아니라 고립된 사회에서의 죽음이다. 특히 도시의 고령 1인 가구는 가족, 이웃, 공동체와의 연결이 약해진 상태에서 소외와 단절에 더욱 취약하다. 이러한 문제 해결에 공공 복지가 닿기엔 속도와 밀도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행복싼타가 제시한 ‘지역 인력의 크로스 채용’ 모델은 지역 청년이나 은퇴자를 돌봄 인력으로 활동하게 하며, 정서적 유대감과 지역 일자리 창출이라는 복합 효과를 꾀한다. 이는 단발성 공공 일자리 사업과 달리 지속 가능성과 지역성에 뿌리를 둔 복지 생태계로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이러한 모델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려면 지자체, 민간, 주민 간의 비계층적 협력 프레임이 선행되어야 한다.

개인정보 보호와 기술 신뢰라는 이중 과제

‘누르면 살아있음’, 누르지 않으면 확인 전화와 방문. 단순하지만 효과적인 이 시스템의 또 다른 강점은 개인정보를 수집하지 않는 설계다. 고유번호 기반 등록은 보안 민감도가 높은 노년층에게도 심리적 저항감을 낮추는 요소이며, 기술이 신뢰받기 위한 중요한 조건이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기기 자체의 망가짐’ 또는 ‘의지 부족’에 따른 무응답 상황 등 비정형적 변수를 감안한 다층적 대응 체계의 마련도 추가로 요구된다. 사람의 생명과 직결된 시스템일수록 기술적 신뢰성과 윤리 기준은 더욱 강화될 필요가 있다.

복지의 미래, 지역에서 실험하는 기술

OECD 국가 중에서도 노인빈곤율 1위(대한민국, 40.4% / 2022년기준)는 단순히 연금 제도만의 문제는 아니다. 사회적 연결성의 부재도움요청의 망설임이 만든 결과다. 고독사를 예방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는 결국 공동체다.

행복싼타의 모델은 ‘기술 기반 지역 복지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향후 고령화가 집중되는 농산어촌이나 소도시에서 특히 확장 가능성을 가진다. 단, 이를 ‘플랫폼 사업’으로만 이해할 경우, 다시 기업 중심의 수익 모델로 회귀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지자체나 공공기관은 복지파트너로서의 민간 기술기업과의 관계 정립을 신중히 고려해야 할 시점이다.


‘행복싼타’의 등장은 복지의 미래를 묻는 기술적 시동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이 시스템을 통해 기능적 편의보다 중요한 질문을 직면하게 된다. “누가 돌볼 것인가?”, “무엇으로 연결될 것인가?”, “복지는 어떻게 스스로 참여하는 삶이 될 수 있을까?”

이와 같은 질문은 고령화 시대에 시민으로서, 제도 설계자로서, 지역사회 일원으로서 각자의 위치에서 고민할 다음 실천을 조용히 제시한다. 작게는 주변 어르신과의 대화 한마디, 크게는 나의 지역에서 가능한 돌봄 시스템을 말하는 자리까지. 공공성과 개인 실천의 작은 교차지점은 바로 지금, 우리 가까이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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