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시대, 우리 밥상은 안전한가? – 정밀농업이 바꾸는 농업환경과 지속 가능한 생산의 해법
우리가 매일 소비하는 쌀, 채소, 과일은 과연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생산되고 있을까? 기후변화와 토양 황폐화가 심화되고 있는 오늘날, 식량 시스템의 혁신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다. 특히 농업 부문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약 24%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FAO, 2021).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미국에서는 ‘정밀농업(Precision Agriculture)’이 주목받고 있다. 이는 단순히 수확량을 늘리는 기술을 넘어 토양 보호, 수자원 절약, 농약 사용 최소화 등 전반적인 농업 생태계를 혁신하고 있다.
2025년 9월, 미국 농기계협회(AEM)는 미국 콩협회, 옥수수협회 등의 주요 농업 단체들과 함께 정밀농업의 효과를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단순한 기술 홍보를 넘어서, 첨단 농업이 어떻게 안전한 먹거리와 더불어 환경을 지키며 미래 세대와의 지속 가능한 약속을 실현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 수치로 제시한다. 자, 이제 정밀농업이 어떻게 농업 환경을 변화시키고 있는지, 4가지 핵심 포인트로 짚어보자.
1. 농약과 비료는 줄고, 수확량은 증가한다: “덜 쓰고 더 걷는” 기술의 진화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미국 농가의 정밀농업 도입은 연간 수확량을 약 5% 증가시켰으며, 향후 확대 적용 시 최대 6% 이상까지 성장이 가능하다고 분석됐다. 이는 농약, 비료, 물 등 투입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한 결과다. 정밀농업은 토양 성분, 수분 함량을 센서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필요한 만큼만 자원을 공급한다. 특히 최근 도입되고 있는 ‘타겟 스프레이(표적 살포)’ 기술은 제초제 사용량을 특정 조건에서 최대 90%까지 줄일 수 있다. 이는 토양 오염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획기적인 방식이다. 유럽 환경청(EEA)에 따르면 농약 과다 사용은 지하수 및 하천 수질 악화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해당 기술의 확산은 수질 보호에도 기여할 수 있다.
2. 땅을 아껴 자연을 살리는 농법: 1,140만 에이커의 생태계 보전
정밀농업은 식량 생산을 더 적은 면적에서 효율적으로 이뤄지게 해 경작지 확대를 방지한다. 이번 보고서는 정밀농업을 통해 1,140만 에이커(약 462만 헥타르), 즉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다섯 배 면적이 경작지로 전환되지 않아 생태계를 보전했다고 밝힌다. 이는 산림 파괴와 생물 다양성 훼손을 막고 농지 확장을 통한 탄소 배출 증가를 억제하는 효과도 있다. 이는 곧 ‘지속 가능한 식량 생산은 환경과의 타협이 아니라 공존을 가능하게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3. 식량 주권과 가격 안정의 열쇠: 기술이 만든 회복력 있는 공급망
기후 위기의 직접적 영향으로 작물 재배가 불안정해지는 가운데, 정밀농업은 생산성과 공급망의 복원력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자원 투입의 효율화, 작물 생육 모니터링 기술 등은 예상치 못한 기후 리스크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고, 소비자에게 안정적인 식품 공급을 가능케 한다. 특히 농산물 가격의 급등락은 소비자 부담뿐 아니라 사회적 불안을 초래할 수 있는데, 정밀농업의 도입은 바로 이 점에서 식량 주권 확보의 필수 요소로 부상한다. FAO도 2022년 보고서에서 "디지털 농업 기술은 저자원 환경에서도 식량 안보를 효과적으로 강화하는 핵심 수단"이라 명시하고 있다.
4. 지속 가능한 농업으로의 전환, 시민과 정책 모두가 열쇠
AEM의 커트 블레이즈 부회장은 “정밀농업의 확산은 생산성 향상만이 아니라 건강한 토양, 책임 있는 수자원 관리, 저탄소 농업 실현이라는 공동의 이익을 가져온다”고 진단한다. 이는 즉, 이러한 농업 혁신이 농민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이익임을 뜻한다. 메건 타넬 AEM 회장 또한 “이번 결과는 정부와 사회가 정밀농업 인프라에 투자를 확대해야 할 과학적 근거”라고 강조한다. 기술이 가져오는 근본적인 변화는 결국 정책적 뒷받침과 시민의 관심으로 완성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먼저, 매일 장을 볼 때 친환경 인증 농산물, 지역에서 생산된 로컬푸드를 선택하는 작은 실천부터 시작하자. 정부 정책을 지지하고 감시하며, 지역 친환경 농민 단체나 지속 가능한 농업을 지지하는 시민단체의 캠페인에 참여하는 것도 중요한 행보다. 또한 정밀농업이나 지속 가능한 농법 사례를 다룬 자료들—예: 다큐멘터리 <지구를 살리는 밥상>, 책『푸드 폴리틱스』—을 참고하며 더 깊은 이해를 가져보자.
기후위기 시대, 우리 밥상을 지키기 위한 선택은 오늘입니다. 지속 가능한 농업이 더 이상 머나먼 미래의 이상이 아닌 오늘 우리가 실현해야 할 현실임을 기억합시다. 우리는 더 적은 화학약품, 더 건강한 토양, 더 안전한 식량을 선택할 권리가 있으며, 이를 통해 다음 세대에게 깨끗한 환경과 풍요로운 식탁을 물려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