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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흔드는 정치, 보건의 위기

과학 흔드는 정치, 보건의 위기

“정치에 흔들리는 과학” – 미국 CDC 붕괴가 던지는 글로벌 보건 리스크와 미래 대응 전략

2025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사상 최악의 리더십 위기를 겪고 있다. 지난 몇 달간 고위 과학자 다수가 집단 사임했고, 새로 임명된 CDC 국장도 정치적 압력 속에서 해임되었다고 주장하며 거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미국 내부 문제를 넘어, 전 세계 공공 보건 시스템의 위기 및 과학적 리더십의 붕괴라는 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지금 우리가 주목해야 할 가장 중요한 변화의 흐름은 무엇일까? 과학과 정치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이 순간, 우리는 미래의 건강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를 예측하고, 개인과 사회, 비즈니스 전반에서 그에 대비해야 한다.

1. 공공 보건 시스템의 정치화, 그 위험한 문을 열다

CDC 내부 고위 간부 4명은 ‘과학이 배제되고 있다’며 집단 사임을 발표했다. 필수 백신 정책과 감염병 대응 자료가 무시되고, 비과학적 신념을 가진 인사들이 주요 자문 역할을 맡게 되면서 CDC는 기능 마비 상태에 빠졌다. 특히 백신의 안전성을 부정하는 인물들이 백신 자문 위원회에 대거 임명된 것은 국제사회에도 충격을 주었다. 하버드대 보건대학원의 최근 보고서는 “공공 보건기관에서 과학적 기준이 후퇴할 경우, 질병 확산 대응력은 10년 이상 후퇴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2. 전문가 집단의 퇴장 – ‘데이터 없는 보건’ 시대의 도래

CDC 사임자들은 남은 과학자들이 더 이상 실제로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책을 제시할 수 없다고 토로한다. 새로운 보건장관 아래에서 주요 의사결정은 정확한 데이터보다 정치적 기조에 따라 이루어지며, 유행병 정보조차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 이는 미국 CDC의 지도력이 세계 보건정책에 끼치는 영향력을 고려할 때, 국제적인 방역 협력 체계까지 흔들 수 있는 중대한 변수가 된다. WHO도 최근 내부 문건에서 “미국 CDC의 기능 저하가 글로벌 방역 시스템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3. 과학자에 대한 신뢰 추락 – 전문가 혐오 시대의 정치적 결과

CDC를 둘러싼 사건은 단지 제도적 혼란이 아니다. 과학자에 대한 대중적 신뢰 자체가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다. 정치권과 언론이 ‘전문가=기득권’으로 몰아가는 프레임은 CDC 구성원들을 실질적 위협 요소로 내몰았고, 지난 8월에는 한 남성이 백신 탓에 우울증에 걸렸다고 주장하며 CDC 본부에 무차별 발포를 자행하기까지 했다. 이는 더 이상 과학이 논쟁의 바깥에 있지 않으며, 오히려 공격의 정점에 서 있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4. 글로벌 보건 기술 산업과 협력의 위축

CDC는 미국 내에서만이 아닌, 글로벌 백신 배포, 감염병 예측 시스템, 유전자 바이러스 추적 등 생명과학 산업의 핵심 허브였다. 이 기관이 약화될수록 각국 정부와 기업의 협력력도 낮아진다. 특히 바이오 테크놀로지, 헬스케어 AI 솔루션, 글로벌 예방접종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들에게는 커다란 불확실성 변수로 작용한다. 기업은 과학 기반 리스크 관리 대신 정치적 변수에 더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5. 우리는 어떤 미래 전략을 세워야 할까?

팬데믹을 겪은 우리 모두는 ‘과학을 신뢰하라’는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들어왔다. 그러나 이제 그 전제 자체가 국제적으로 흔들리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개인과 조직의 헬스 리터러시 강화, 독립된 과학기관의 정보 분석 체계 구축, 신뢰 가능한 글로벌 보건 파트너와의 네트워크 재형성이 요구된다. 한국을 포함한 각국은 ‘정치로부터 중립된 과학 플랫폼’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방어하고 키워갈 수 있는가가 미래 건강안보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 첫째, 기술 기반의 헬스케어 스타트업이나 데이터 기반 보건 정보 플랫폼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둘째, 가짜 과학 정보 차단을 위한 알고리즘 윤리 설계나 팩트체크 자동화 기술은 미래 콘텐츠 산업의 블루오션이 될 전망이다. 셋째, 기업 차원에서는 공공 보건과 과학 기반 자문 체계를 내부에 구축하여 외부 혼란에서의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

요약하자면, 미국 CDC의 위기는 단지 한 기관의 이야기가 아니다. 과학이 흔들릴 때, 사회 전체의 건강과 안전도 위기를 맞는다. 빠르게 변화하는 정보 환경 속에서, 우리는 어떤 기준으로 사실과 허위를 구별할 것인가? 이 질문에 답하지 않는다면, 다음 위기는 과학보다 정치가 먼저 도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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