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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일하는재단, 소규모 비영리의 지속가능성 실험

함께일하는재단, 소규모 비영리의 지속가능성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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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비영리의 가능성을 키우는 법 – ‘모두의 공모’가 묻는 지속가능성의 조건"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변화를 만들어나가는 존재들이 있다. 바로 우리 주변의 크고 작은 비영리 단체들이다. 특히 상근 인력과 예산이 제한적인 소규모 조직들은 복지 사각지대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단단한 기반 없이 위태롭게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모두의 공모’ 캠프는 단순한 자금 지원을 넘어, 제도적 공백을 메우고 지속 가능한 사회 활동의 기반을 설계하는 의미 있는 시도로 주목받는다.

비영리의 지속 가능성, 왜 지금 다시 말해야 하는가

소규모 비영리 기관들은 대체로 정책의 언저리에 있다. 중앙정부나 지자체 차원의 공모사업은 대형 단체 중심으로 설계되는 경우가 많아, 운영 경험이 부족하거나 규모가 작은 단체는 순위에서 밀려나기 일쑤다. 이에 대해 ‘모두의 공모’는 연간 세입 2억 원 미만, 상근인력 4인 이하의 소규모 단체에 최대 3년간 사업비 및 운영 전반의 멘토링을 제공하면서 제도적 접근 가능성 그 자체를 바꾸는 실험이라 할 수 있다.

그 배경에는 한국 시민사회의 오랜 구조적 문제, 즉 ‘작은 조직을 위한 공공성’ 부족이 자리 잡고 있다.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이후 체계 없는 실업 대책과 민간복지 의존이 늘어난 흐름 속에서 설립된 함께일하는재단은, 바로 이런 틈새를 메워온 대표 주자이기도 하다.

현장의 필요와 제도의 시차 사이

‘모두의 공모’ 힐링캠프는 비영리 종사자가 겪는 감정적 소진(번아웃)과 전문가적 고립이라는 복합 문제를 정면으로 다뤘다. 단순한 사업성과보다도 ‘비영리 인간’의 지속 가능성 자체를 주요 의제로 삼은 점은, 기존 공공 지원의 관점 전환을 시사한다. 비전 재정비, 회계·법률 교육뿐만 아니라 TCI 검사나 정서 회복 프로그램이 포함된 점은, 사회적 돌봄의 당사자가 내부적으로 먼저 돌봄을 받아야 한다는 본질적 질문을 던진다.

이러한 고민은 NGO 활동가, 사회복지사, 지역 협동조합 운영자 등 다양한 현장 주체들에게 실질적으로 와 닿는다. 많은 이들이 사업 성과만을 요구받는 구조 속에서 점점 ‘왜 이 일을 하는가’라는 질문에 회의감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사명’과 ‘지속 가능성’, ‘성과주의’ 사이의 균형은 여전히 풀리지 않은 숙제다.

연결의 힘, 연대의 가능성 – 작은 협력의 큰 가치

비영리계에서 중요한 자원 중 하나는 관계망이다. 하지만 소규모 단체일수록 내·외부 연결망을 스스로 구축하기 어렵다. 힐링캠프의 ‘모두의 소통’ 세션은 기관 간 네트워크 형성과 자율 교류를 통해 연대 기반을 강화하는 시도를 했다. 이처럼 운영 역량뿐 아니라, 협력을 통한 공동의 가능성을 인식하도록 설계된 프로그램은 한국 시민사회에서 잘 보기 어려운 방식이다.

이는 독립성과 독자성을 넘어, ‘함께 살아남기’라는 실용적 연대의 필요성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사회적경제 영역에서의 협동조합 네트워크, 여성단체 간 플랫폼 공유 모델 등도 이런 접근과 닮아 있다.

제도는 어디까지 현장을 따라잡고 있는가

정책은 목표가 아니라 수단이다. 그러나 소규모 단체를 대상으로 한 정책은 대부분 결과 중심으로 설계되어, 지원이 종료되면 운영마저 흔들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점에서 ‘모두의 공모’의 단계별 지원 모델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1년차에는 집중 재정 지원을, 이후 연차에는 자립 기반 조성을 위한 맞춤형 컨설팅을 덧붙여 ‘성장 사다리’의 연계 고리를 만든 사례라 할 수 있다.

또한 단체의 재정 운영 교육과 지속평가 시스템은 단순한 예산 집행이 아닌, 조직문화 개선과 장기적 자립을 위한 방향성 설정을 가능하게 한다. 이는 해외의 사례들, 예를 들어 영국의 ‘Social Business Incubator’나 캐나다의 커뮤니티 파운데이션 모델에서 나타나는 점진적 성장 설계와도 유사하다.


작은 조직의 의미 있는 성장은 결국 시민사회의 회복력과 직결된다. 제도는 이들의 시행착오를 더 유연하게 받아들일 통로가 될 수 있어야 하고, 시민은 일상 속에서 작은 공공을 지지하는 태도를 숙고해야 한다.

‘나의 후원이 어디에 가고 있는가?’ ‘내가 사는 지역의 작은 활동가들은 요즘 어떤 의미를 만들어 가고 있는가?’ 라는 질문은 제도보다 더 빠르게, 그리고 더 깊게 변화를 이끈다.

공공은 단지 국가의 것이 아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지속 가능한 의지’를 응원하는 일, 그것이 오늘날 시민적 실천의 시작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