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are currently viewing 하나은행, 자동차 산업 공급망 금융
하나은행, 자동차 산업 공급망 금융

하나은행, 자동차 산업 공급망 금융

공급망 금융의 지각변동 – 자동차산업을 중심으로 본 정책·금융·기술의 삼각 공조 전략

대외 불확실성이 기술 중심 산업의 수출전선까지 급격히 번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금융·산업·정부 부문이 긴밀히 손잡으며 새로운 대응 프레임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최근 하나은행이 산업통상자원부, 현대차/기아, 한국무역보험공사와 함께 발표한 ‘자동차 산업 수출 공급망 금융지원 협약’은 이러한 구조적 대응의 대표적인 사례로, 금융전략 차원에서 유의미한 분석이 필요합니다.

글로벌 무역구조 변화와 美 관세의 파고
2020년대 들어 글로벌 공급망은 효율 중심에서 ‘회복력(resilience)’ 중심의 전략으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의 對중국 견제 및 전략산업 보호 기조 속에서 한국 수출기업은 예기치 못한 관세 리스크와 시장 장벽을 마주하고 있으며, 이는 자동차는 물론 전자, 배터리 등 핵심 산업 전반의 매출 및 투자환경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미국의 최근 관세 조치는 세계무역기구(WTO)의 다자질서와 괴리된 일방적 무역정책이지만, 현실적으로 한국 기업은 이에 따른 단가경쟁력 약화와 수출채산성 하락을 감수해야 하고, 특히 하청 구조로 연결된 중소·중견 협력사들은 자금조달 리스크에 직면하게 됩니다. 결국 ‘리스크의 외주화’ 현상이 가속화되며, 공급망 금융의 구조적 개편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정책-민간 협력 기반의 금융모델 진화
하나은행의 이번 공급망 금융 지원 사업은 단순한 자금지원을 넘어서 정부-금융기관-대기업이 공동으로 리스크를 인식하고 해소하는 새로운 공공-민간협력(PPP) 모델로 주목됩니다.

총 6,3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은 하나은행이 300억원, 현대차/기아가 100억원을 출연해 만든 보증기반 특별 금융프로그램으로, 이는 중소협력업체에게 우대 대출금리 및 전액 보증료 면제라는 실질적 혜택을 제공합니다. 특히 ESG 규제 확대에 따라 수출 차질을 겪을 수 있는 협력사가 ESG 컨설팅까지 받을 수 있도록 병행 지원하는 구조는 재무·비재무 리스크를 통합 관리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평가됩니다.

이런 방안은 IMF가 2023년 GFSR(Global Financial Stability Report)에서 제시한 ‘금융부문의 공급망 회복력 강화’ 방법론과도 궤를 같이 합니다. 공급망이 금융과 정책, ESG 규제로 압축되는 시대, 금융은 더 이상 자금 공급자만이 아니라 산업 생태계 리스크 조율자의 역할로 진화해야 한다는 함의입니다.

민간은행의 새로운 경쟁력: 산업친화형 금융역량
하나은행이 이러한 협약을 주도할 수 있었던 배경은 외환 및 해외송금 등 국제결제 전문성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입니다. 단순한 저리 자금 공급을 넘어, 해외 수출 과정의 리스크 매핑, 환변동 대비 해지전략, ESG 평가 강화 등 투자은행(IB)급 산업 분석과 금융 설계 역량이 요구되는 시대입니다.

더불어 하나금융그룹은 이미 지난 4월에도 미국의 상호 관세조치에 노출된 국내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을 위해 6.3조원의 긴급 금융지원 패키지를 실행한 바 있어, 리스크 이벤트 발생 시 빠른 실행력이 뒷받침되는 점은 금융기관의 지속성과 신뢰성을 강화합니다.

소비자 및 투자자에게 주는 시사점
금융소비자 및 투자자 입장에서 이런 공급망 금융정책은 기존의 자산운용 전략 이상으로 산업별·지역별 리스크 프리미엄을 세밀하게 조정할 필요성을 시사합니다. 예컨대 자동차, 반도체, 배터리 등 국가 전략 공급망과 직결된 산업군은 정책 수혜 가능성이 높으므로 장기적 관점에서 ESG 리스크 적응력·금융지원 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합니다.

또한 공급망 ESG 규제는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닌 수출자격과 납품 연계 기준으로 확산되고 있어, ESG 관련 컨설팅 수요와 이로 인한 인증 플랫폼 또는 그와 연계된 인프라 기업들이 각광받을 가능성도 열려 있습니다.

마무리: 복합위기 시대의 포트폴리오 전략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일본의 수출규제, 유럽의 CBAM(탄소국경조정세), 미중 기술 블록화 등이 동시 병렬적으로 펼쳐질 가능성이 높은 ‘복합 안보경제 체제’에 대응한 선제적 자산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금융소비자와 기업 경영자, 정책기획자는 지금이야말로 다음과 같은 포지셔닝 전략을 고려해야 합니다:

  • 대외리스크 노출도가 높은 산업군에 대한 분산 투자 + 정책금융 연계 수혜기업 분석
  • 금융기관의 산업친화형 역량을 지표로 하는 파트너 선정 기준 재정비
  • 공급망과 ESG를 함께 고려하는 복합지표 기반의 기업 신용 분석 및 채권투자 전략

궁극적으로 자산관리·기업경영·정책기획 모두에서 거시환경, 금융기술, ESG 리스크를 통합적으로 고려하는 ‘하이브리드 전략 사고’가 요구되는 시대입니다. 이번 하나은행 공급망 금융 모델은 그러한 전환기의 구조적 방향성을 함축하고 있습니다.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