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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휴먼스,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장애인 고용모델

포스코휴먼스,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장애인 고용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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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고용이 기업의 사회책임이 되기까지 –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고용연계 모델의 가능성

장애인의 경제적 자립과 사회 참여를 위한 고용 확장은 오랜 과제로 남아 있다. 이는 단순히 고용률을 높이는 기술적 문제를 넘어서, 장애를 가진 이들의 ‘삶의 질’과 직결되는 핵심 사회 인권 문제다. 최근 광양시 중마장애인복지관에 포스코휴먼스가 500만 원의 후원금을 전달하며 장애인 직업훈련과 연계한 고용지원 활동을 강화하기로 했다는 소식은 이런 흐름 속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를 계기로 지역사회 중심의 장애인 고용 연계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확장되어야 하는지 함께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고용 이전의 기본 조건, 직업 능력 개발의 현주소

일자리 문제에 앞서, 장애인에게는 ‘일할 준비’를 위한 체계적 훈련과 지원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특히 광양시 중마장애인복지관이 추진하고 있는 발달장애인 대상 직업훈련은, 실제 고용 시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질적 능력을 키우는 ‘중간 단계’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 같은 지역 기반의 프로그램은 지역 예산, 훈련역량, 민간 기업과의 연결 체력에 따라 질적 편차가 심하다. 특히 소도시나 지방에서는 고용 연계의 루트가 제한돼 당사자들이 교육 이후에도 안정적인 취업에 이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등록장애인 경제활동참가율은 39.9%로, 전체 국민 평균인 63.2%보다 크게 낮다. 이 수치는 단순한 고용 기회의 문제를 넘어, 준비되지 않은 훈련환경, 낮은 기업 참여율, 사회적 편견 등의 복합적인 문제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자회사형 장애인표준사업장의 역할과 제도적 한계

포스코휴먼스는 국내 1호 자회사형 장애인표준사업장으로, 장애인 고용 책임을 실질적으로 수행하며 고용노동부의 인증을 받은 사례다. 이는 모회사 성격의 대기업이 자회사 형태로 장애인 고용 전문 조직을 운영하며 생산 활동에 참여시키는 방식이다. 정책적으로는 의무고용제를 보완하고, 지역포괄형 고용 체계를 실험하는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러한 모델은 대기업 중심이기 때문에 지방 중소기업이나 소규모 사업자의 참여가 어려운 구조다. 또한, 일자리의 질과 다양성 측면에서도 여전히 ‘단순 노동’ 위주로 편중되는 한계를 안고 있다. 실제로 직무개발이나 경력관리, 승진기회에서 비장애인과의 격차가 명확하게 존재한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공동체 기반 고용 연계 모델의 사회적 파급력

이번 후원 행사와 같이, 지역 복지관과 기업이 함께하는 고용 모델이 주목되는 이유는 단순한 기부나 사회공헌을 넘어, ‘공공-민간 협력의 실험장’으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취업지원과 직업교육의 중간 허브로 기능하는 복지관과, 실제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기업 간의 연계는 제도적 시너지를 만들며 지속가능한 모델 구성이 가능하다.

해외 사례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유사하게 나타난다. 예컨대 네덜란드는 ‘Wajong 제도’를 통해 장애인의 능력 중심 고용을 장려하며, 기업에 고용 보조금을 제공함과 동시에 지역 사회 기반의 고용 중개기관이 적극 개입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단순한 보호 대상이 아닌 노동 가능성과 생산적 기여 범주를 넓혀가는 방향이다.

장애 인식 개선, 그 본질적 출발점

직업지원이 성공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장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다. 여전히 많은 기업과 소비자는 장애인을 ‘감정적 보호 대상’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짙다. 그러나 인식 개선 교육이나 캠페인은 여전히 형식적이거나 대중 친화도가 낮은 방식으로 설계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중마장애인복지관은 복지와 고용만이 아니라, 이런 인식 개선 교육과 조사·연구 기능도 함께 수행 중이다. 장애에 대한 지속적 이해 증진은 결국 지역사회 전반의 문화를 바꾸고, 장애인을 사용하는 것이 ‘필요한 일’임을 인식하게 만드는 기반 작업이 된다.


이번 포스코휴먼스의 후원은 단순한 물질적 기여가 아니라, 지역 중심의 고용·복지 연계 구조가 실현 가능함을 보여주는 하나의 작은 사례다. 그러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일시적 후원이나 기획성 행사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제도적 인센티브와 규범 설계, 교육 시스템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

장애인 고용 확대는 단순히 ‘배려’의 문제가 아니라, 모두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사회 시스템 설계의 문제이다. 억지로 누군가에게 일자리를 마련해주는 것이 아니라, 어떤 참여 방식과 노동의 방식,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공동체 구조에 어떤 다양성이 필요한지를 묻는 질문이기도 하다.

지역사회, 기업, 정책당국, 그리고 시민은 이 제도적 실험에 어떤 방식으로 참여해야 할까. 누가 그 구조를 설계하고, 누가 지속가능성을 만들며, 누가 그 안에서 권리를 실현해갈 것인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해진다. 이는 결국 '모든 인간은 존엄하게 일할 권리가 있다'는 헌법적 이념을 삶의 현장에 적용하는 과정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