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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루스 파워, 중동 EV 제조기반 선점

텔루스 파워, 중동 EV 제조기반 선점

중동 전기차 시대, 제조기반부터 선점하라 – 텔루스 파워의 투자 전략이 말하는 미래 힌트

전통적으로 석유 경제에 기반했던 중동이 지금, 모빌리티 전환의 중심지로 급변하고 있다. 텔루스 파워(Tellus Power)를 위시한 이번 합작 투자 계약은 단순한 제조 거점 확대를 넘어, 에너지 전환과 기술 내재화 전략의 구조적 전환점을 예고한다. 미국 소재 전기차 충전기 제조사인 텔루스 파워와 UAE 정부, 지역 패밀리 오피스들이 합작으로 설립하는 이번 JV는 '중동 최초의 전기차 충전기 제조 기업'이라는 지역적 의미를 넘는 산업적 시사점을 내포하고 있다.

중동의 에너지 전환 시계는 ‘인프라’ 중심으로 움직인다

OECD 통계에 따르면, 중동 국가들의 EV 보급률은 아직 선진국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향후 10년간 성장 속도는 전 세계 평균을 상회할 전망이다. 이미 UAE,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 주요 국가들은 EV 구매 보조금, 충전소 확대, 세제 혜택 등 ‘모빌리티 전환 촉진 패키지’를 적극 시행하고 있다. 텔루스 파워의 이번 투자는 이런 기조 위에서 EV 생태계에서 가장 병목지점인 충전 인프라를 제조 기반부터 현지화하는 대담한 전략이다.

이는 단기적 수익을 노리는 조립 생산이 아니라, 차량-그리드 연계(V2G), 고출력 DC 충전기와 같은 차세대 기술을 현지에서 직접 설계·생산하는 수직계열화 기반 모빌리티 공급망 구축 시도라는 점에서 파급력이 크다.

제조업의 귀환 – ‘메이드 인 UAE’로 완성되는 산업 전략

이번 투자에서 주목할 점은 UAE 정부와 지역 대형 기업군인 BinHendi Holding, SFE 그룹의 강력한 참여다. 이는 단순한 부지 제공이나 세제 인센티브를 넘어서, 중동 제조업 자체의 경쟁력을 키우려는 전략적 투자 유도형 산업정책 변화를 시사한다. AV, 클라우드, 배터리 제어 기술 등 복잡한 분야는 여전히 해외 의존도가 높지만, 충전 인프라 제조라는 타깃형 기술은 현지화를 통해 생산성과 고용 동시 달성이라는 '정책적 브랜딩 효과'를 노리고 있다.

BinHendi의 CEO가 언급한 “'Made in UAE'는 라벨이 아니라 방향”이라는 발언은, 향후 GCC 전역에서 에너지·모빌리티 장비를 국산화하려는 심층적 구조 전환의 신호로 읽힌다. 산업 연구원의 보고에 따르면, 향후 5년 내 GCC의 E-Mobility 인프라 설비 수요는 연평균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며, 액티브 라이센스 수요가 공급을 상회할 전망이다.

글로벌 진출 단계를 넘어선, 지역에서 중심축이 되는 전략

텔루스 파워에게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 진출이 아닌, 지역 중심 제조 네트워크의 지속 가능성 확보를 위한 엔진에 가깝다. 중동 현지 파트너들과의 합작은 첫 제품 생산을 넘어서, 향후 R&D 허브, 확장형 플랫폼 구축 등 에코시스템 설계 기반의 글로벌 전략 모델로 자리잡을 것이다.

이는 FTA, 비관세 장벽 등에 쉽게 영향을 받는 수출형 모델보다 ‘공급망의 탈세계화 → 현지화’라는 글로벌 제조업 재편 흐름에 정확히 부합하는 포지셔닝이다. 특히, V2G 기능과 고출력 DC 충전기술 기반의 소프트웨어-하드웨어 융합 플랫폼을 제공하는 전략은, 단순 제조기업을 넘는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진화를 암시한다.

내 산업에 주는 구조적 시사점

이번 사례가 말하는 바는 명확하다. 1단계 EV 판매 확대보다, 0.5단계 인프라 제조의 내재화가 먼저 움직이고 있으며, 모빌리티 전환에서도 출발선은 ‘생산’이 아니라 ‘공급 능력’이다. 이는 에너지, 스마트그리드, 제조, 도시계획 산업 종사자까지 ‘모빌리티 생태계’ 관점을 확장해야 하는 이유다.

예를 들어, 기존 B2B 전력설비 업체라면 DC 충전소용 고압 인버터나 전력관리 모듈 시장을 조기에 진입할 수 있고, 통신 기반 기업은 V2G 기반 데이터 API 표준화로 시장 진입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 심지어, 금융과 보험 업계도 향후 EV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초기 CAPEX에 대한 프로젝트 파이낸싱 시나리오 설계를 선제적으로 수립할 여지가 있다.


이번 텔루스 파워의 중동 진출 사례는 단일 기업의 투자 소식이 아니라,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과 제조업 귀환, 데이터 융합의 삼각 교차점을 상징하는 구조적 변화를 담고 있다. 산업 플레이어들은 다음의 전략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볼 필요가 있다.

  • EV 인프라의 성장에 따라, 우리 사업 영역은 어떻게 확장될 수 있는가?
  • 제조에서 서비스로 넘어가는 EV 시장의 흐름에 참여하려면 어떤 파트너십이 필요한가?
  • 지역 정부의 제조 생태계 유도 전략에 맞춘 진입 전략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지금 필요한 것은 시장 속도가 아니라, 인프라 전략의 방향 설정이다. 중동은 이제 더 이상 소비지가 아니라, 만들어지는 곳이다. 이 구조적 재편에서 전략적 포지셔닝을 선점하는 자가,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진정한 승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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