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가 공간을 지배한다 – 부동산업과 콘텐츠 IP의 결합이 만들어내는 리테일 진화 구조
리테일 산업의 최전선이 변화하고 있다. 단순한 판매 공간에서 벗어나 브랜드, 경험, IP 콘텐츠의 결합을 통한 체험형 매장으로 진화 중이다. 최근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가 선보인 ‘더티니핑 성수’ 프로젝트는 이 같은 산업 구조 전환의 대표 사례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기업이 콘텐츠 기업(SAMG엔터)과 손잡고 상업공간을 IP 중심의 몰입형 브랜딩 플랫폼으로 전환한 움직임은, 리테일과 공간 산업의 경계를 재정의하고 있다.
경험경제에서 공간은 '브랜드 플랫폼'이 된다
고정 임대 수익 중심의 상업용 부동산 모델은 한계에 봉착해 있다. 특히 비대면 소비가 가속화된 이후 리테일 공간에 방문하는 소비자들은 단순 구매가 아닌 ‘왜 굳이 이곳에 와야 하는가’에 대한 명확한 답을 요구한다. 이에 따라 공간은 단순한 판매 채널이 아닌 콘텐츠, 브랜드, 경험을 입체화하는 플랫폼으로 진화 중이다.
‘더티니핑 성수’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IP를 공간화한 대표 사례다. 이 매장은 단순 상품 진열을 넘어, 고객이 직접 참여하는 커스터마이징 장치(‘마이핑’ 제작), 랜덤 요소를 반영한 굿즈, 포토존, 예정된 카페 공간 등으로 채워져 있다. ‘고객의 경험을 수익모델로 전환하는 공간전략’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한 산업구조 속 철저한 전략적 기획의 산물이다.
성수동에서 읽는 MZ세대와 글로벌 타깃 공략 전략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는 서울 성수동을 첫 플래그십 스토어 입지로 선택했다. 이는 단순히 유동 인구나 임대료 수준 이상의 전략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성수는 이미 트렌디한 브랜드들이 경쟁적으로 입점하는 MZ세대 상권이자, 외국인 관광객의 주요 관광 코스로 부상한 지역이다. 이러한 입지를 기반으로 ‘티니핑’ IP는 어린이 외에도 2030 소비층, 글로벌 Z세대까지 타깃을 확장하고 있다.
IP 기반의 리테일 전략은 지금, 확장성 있는 사업모델로 성장 중이다. McKinsey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콘텐츠 IP 시장은 연평균 6~8%씩 성장하는 가운데, 그 IP를 활용한 리테일/라이선스 비즈니스는 IP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하기 시작했다. 이는 부동산, 유통, 콘텐츠 산업 전반에서 IP 중심의 비즈니스 전략을 재정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부동산 컨설팅사의 패러다임 전환 – 공간 설계에서 브랜드 전략까지
이번 프로젝트의 또 다른 주목 포인트는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 내부에 ‘Retail Space Solution(RSS)’이라는 전담 공간 기획팀을 설립한 것이다. 기존 부동산 자산운용 기반의 컨설팅을 넘어, 브랜드 전략과 디자인, 소비자 동선까지 설계하는 '브랜드 공간 프로듀서'로의 역할 재정의다.
이는 부동산 자문 산업 전반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 과거 상업용 공간은 개발-임대-관리라는 고정된 수익 구조를 가졌지만, 현재 공간의 가치는 브랜드 메시지, 고객 체류 시간, SNS 확산 효과 등을 포함한 ‘경험의 총합’으로 재측정되고 있다. 부동산 컨설팅사가 이를 전방위로 기획하고, 체험 중심 콘텐츠 기업과 협업하는 형태는 업계 표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업무 현장과 전략 수립에서 착안할 수 있는 핵심 질문들
이번 구조 변화를 통해 실무자와 전략가가 점검할 수 있는 질문은 명확하다.
- “우리 브랜드는 고객에게 공간적 경험을 줄 준비가 되어 있는가?”
- “IP 또는 브랜드의 스토리텔링은 오프라인에서 확장 가능한가?”
- “경험경제를 겨냥한 공간 수익모델은 기존 자산운용 방식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가?”
요약과 전략적 시사점
- IP 중심 리테일은 브랜드, 콘텐츠, 공간을 통합하는 ‘몰입형 경험 비즈니스’로의 전환이다.
- 부동산 산업은 단순 자산 관리에서 벗어나 ‘소비자 체험 중심 플랫폼’으로 변화 중이다.
- MZ세대·글로벌 타깃은 맞춤형 콘텐츠, 희소성, 커스터마이징 요소에 반응하며, 그 니즈를 반영한 공간 전략이 경쟁력의 핵심이 된다.
현업에서는 브랜드 IP 보유 기업과 협업해 공간 중심의 전략적 유통 채널을 구상하거나, 기존 오프라인 매장을 단순 매출이 아닌 ‘브랜드 확산의 장’으로 구조 전환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또한 부동산, 유통, 콘텐츠 기업 간의 융합 전략이 새로운 산업 생태계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