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내면의 소녀를 향해 – ‘Revive Your Courage’로 만나는 자기표현의 혁명
우리가 사랑했던 소녀, 한때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고 믿었던 그 아이는 어디로 갔을까요? 시간은 자라남과 함께 포기와 타협을 배웁니다. 그러나 어떤 문화는, 어떤 예술은, 다시금 잊힌 용기를 되찾게 하는 힘을 지녔습니다. 뉴욕 익스프레시브 럭셔리 브랜드 코치(Coach)의 2025 가을 캠페인 ‘Revive Your Courage’는 그 잊혔던 소녀의 마음을 환기시킵니다──진짜 나 자신이 되어도 괜찮다고 말하며.
이 캠페인은 단순한 브랜드 메시지를 넘어서 자기 표현에 대한 시대적, 세대적 해석을 시도하는 예술적 선언입니다. 코치가 내세운 ‘Courage To Be Real’은 ‘예뻐 보여야 한다’는 강박, ‘성공해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길을 잃은 MZ·Z세대를 향한 유효한 위로입니다.
다시 꺼내 보는, 기억 속의 용기
Jovan Todorović 감독의 메인 영상에서 배우 엘 패닝이 어린 시절의 자신과 조우하는 장면은 우리 모두의 내면에 숨어 있는 모험심에 대한 은유적인 호출처럼 다가옵니다. ‘Something New’라는 작은 티켓이 극적으로 찢는 일상의 틀을 얼마나 찬란하게 보여주는지. 어릴 적, 이유 없이 뛰어 보고 싶던 그 마음은 여전히 우리 안에 남아 있었습니다. 잊었을 뿐이죠.
이 감정의 연속선상에서 소연과 Lilas는 더 직접적인 자기표현을 시도합니다. 이들이 태비백을 들고 연출한 ‘Carry All Your Expressions’는 단순한 광고 이미지가 아닌, 자아의 표현 방식이 다양할 수밖에 없는 오늘날의 사실적인 풍경을 담고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의 얼굴만 갖고 살아갈 수 없으니까요.
젠지를 말하는 방식이 변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코치가 “표현하는 럭셔리(Expressive Luxury)”를 이야기하며 젠지 세대를 단순한 소비자로 보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이들은 본질적으로 ‘나’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브랜드에 끌립니다. 기성 세대가 ‘소유’했던 것을 젠지 세대는 ‘표현’하기 위해 선택합니다.
코치가 선택한 새 뮤즈 소연과 Lilas는 음악계에서 경계를 넘나들며 활동 중인 아이콘입니다. 각자가 K컬처와 J팝이라는 아시아 정체성을 전 세계에 흘려보내는 리얼 인플루언서이자, 자신을 장르화시키는 데 주저하지 않는 크리에이터입니다. 코치가 그들과 함께 외친 “진짜 나로 살아가기 위한 용기”는, 막연하지 않습니다. 실체를 지닌 경험으로 변합니다.
러브드 레더와 ‘메시 걸’, 그것은 하나의 태도
패션은 시대의 심리를 입는 예술입니다. 코치의 가을 컬렉션은 기능성과 스타일의 경계를 허물며 새로운 시대 미감을 제안합니다. 특히 장인의 손길이 느껴지는 ‘러브드 레더’ 시리즈는 완벽하지 않음, 사용감, 흔적의 미학을 추구합니다. 주목받는 스타일 트렌드인 ‘메시 걸(Messy Girl)’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되죠. 이것은 흐트러짐을 허용하는 아름다움에 대한, 더 이상 "꾸민 것처럼 보이지 않아야 하는" 심리적 해방에 대한 선언입니다.
스튜어트 베버스가 말하듯, 오늘날 젠지 세대는 낙관주의를 기반으로 한 대담한 자기표현을 추구합니다. 빈티지와 업사이클링, 하이브리드한 스타일링이 공존하는 이번 컬렉션은 그들의 라이프스타일과 미학을 고스란히 반영합니다.
우리는 어떤 언어로 나를 설명할 수 있을까?
지금 우리가 감각해야 할 문화는, 상징이나 환상보다 현실을 말할 수 있는 새로운 언어, '자기표현의 도구'로서의 문화입니다. 잊혀졌던 감정, 숨겨 두었던 다양성, 시도조차 하지 못했던 정체성의 표출이야말로 오늘의 예술이 갖는 무게일지도 모릅니다.
혹시 나를 설명할 단어가 하나도 떠오르지 않는 날이라면, ‘Revive Your Courage’를 떠올려보는 건 어떨까요? 코치의 캠페인은 거창한 연출보다 ‘다시 용기를 내는 일상의 순간’을 소중하게 만들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지금, 일상의 복장 속에서 나만의 '티켓'은 무엇인가요? 새로운 모험 앞에서 가장 먼저 꺼낼 수 있는 아이템, 과거의 나와 손잡게 할 감정, 용기를 북돋아 줄 사물. 오늘은 그것을 꺼내어 걸어보는 하루를 살아보길 제안합니다. 우리 각자의 방식으로, 진짜 나일 수 있는 여정은 이미 시작되고 있는지도 모르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