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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헬스, 손가락 위의 혈압 혁명

카트헬스, 손가락 위의 혈압 혁명

웨어러블 헬스케어 시대의 경계, 혈압을 해석하는 새로운 반지 – 우리의 웰빙은 어떻게 진화하는가

기술은 점점 더 몸 가까이 다가온다. 휴대폰에서 손목 시계로, 이제는 손가락에 이르기까지. 이번 유럽심장학회 2025에서 공개된 ‘카트 비피 프로(CART BP Pro)’는 반지 형태의 웨어러블 혈압계다. 단순히 작고 예쁜 기기 이상의 의미를 품은 이 작은 원은, 우리가 어떻게 ‘건강’을 감각하고 해석할 것인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우리 몸의 신호를 읽는 새로운 언어, 혈압의 시각화

기존의 혈압 측정 방식은 정적인 순간에 의존했다. 심장 높이에 맞춘 팔, 긴장된 진료실, 그리고 짧은 시간 동안의 수치. 하지만 ‘카트 비피 프로’는 다르다. 커프 없이도 어느 팔 높이든 정확성을 구현해냈고, 24시간 동안 우리의 혈압을 기록해 무의식 속 패턴을 실시간으로 드러낸다.

삼성서울병원의 김지훈 교수는 ESC 2025 학회에서 “단 한 번의 측정이 아니라 일상의 흐름 속에서 드러나는 혈압의 리듬을 포착한다”고 언급하며, 이러한 방식이 단지 기술적 진보가 아니라, 환자 중심의 실질적 치료 관점에서의 진화라고 평가했다.

'잠들고 있을 때도 건강을 말하는 몸' – 수면과 고혈압의 은밀한 대화

우리의 혈압은 밤에도 쉼 없이 변한다. 수면무호흡증과 같은 심각한 질병은 야간 혈압 상승이라는 미세한 흔적으로 나타난다. 세브란스병원의 하우석 교수는 ‘카트 비피 프로’를 이용한 임상에서 수면 중 혈압 변화가 무호흡증의 유형과 중증도 판단에 매우 유효한 지표가 된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진단을 넘는다. 우리가 무의식 중 보내는 신호들을 읽어내는 이 기기는 삶의 질과 생명의 길이를 예측하는 또 다른 언어가 된다. 잠든 동안에도 우리는 자신의 건강을 말하고 있고, 이제 우리는 그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기술이 아니라, 우리가 더 나아지는 방식

영국 리버풀대학의 Gregory Lip 교수는 커프리스 혈압계의 편의성과 신뢰성이 기존 방식과는 전혀 다른 정보를 제공한다고 언급했다. 이는 단지 ‘스마트’한 장치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삶의 리듬을 얼마나 예민하게 감지하고 대응할 수 있느냐에 대한 문화적 전환이다.

혈압은 더 이상 병원 안의 숫자가 아닌, 우리 일상의 풍경 속에서 감각되어야 하는 정서적 신호다. 우리가 분노할 때, 사랑할 때, 혹은 무력할 때 몸이 보내는 반응을 이해하고 돌볼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기술이 일으킨 가장 순수한 '문화 치유'일 것이다.

반지로 쓰는 건강한 자기서사, 삶을 다시 쓰는 문장들

문화는 늘 개인의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이제 이 반지는 하나의 ‘자기 진단 서사’를 써 내려가는 도구가 되었다. 우리의 감정, 행동, 휴식 사이의 균형을 숫자로 번역한다는 것은 자기 삶에 대한 새로운 관찰자가 생긴 것과 같다.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카트 비피’의 소비자용 모델이 출시를 앞두고 있는 지금, 중요한 건 ‘우리가 왜 이 정보를 필요로 하는가’이다. 이는 통제의 문제가 아니라, 자기 인식과 미래 관리의 문제다. 점점 더 불확실해지는 환경 속에서 신체 데이터를 통해 자신과 화해하는 순간이 온다.


우리는 지금 과학과 감성이 만나는 경계에서 새로운 문화를 맞이하고 있다. 혈압 반지를 통해 나를 더 잘 알게 되는 이 방식은 어찌 보면 매우 사적인 혁명이며, 또 하나의 아름다운 기록이다.

오늘 당신이 할 수 있는 작은 실천, 밤마다 내 심장의 언어에 귀 기울여보는 일이다. 혹은 당신의 웰빙을 위한 질문을 던져보자.
“지금 내 몸은 어떤 감정을 말하고 있을까?”
이제는 그 답을 손가락 끝에서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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