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의 도시, 해법은 리노베이션에 있다 – 지속가능한 공간 재생으로 탄생한 다낭의 '홍짜 카페' 사례
우리가 매일 생활하는 이 공간, 정말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가요? 건축은 단순한 공간 창조를 넘어 기후 변화, 자원 고갈, 공동체 해체 같은 사회환경 문제 해결에 필수적인 수단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도시화로 인한 건설 폐기물 증가, 에너지 과잉소비, 토지 이용의 비효율성은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협합니다. 그러나 베트남 다낭의 '홍짜 화빈 부이띠쑤언 카페[Hong Tra Hoa Binh Bui Thi Xuan Cafe]'의 사례는 이 같은 문제들에 정면으로 맞서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보여줍니다. 오래된 구조 속에 새 생명을 불어넣은 이번 프로젝트는 과정 자체가 탄소 발자국을 줄이고, 도시의 정체성을 회복시키는 혁신적 모델이 되고 있습니다.
기존 구조 보존, 해체 대신 리디자인
'제거 후 신축'이 관행처럼 여겨지는 도시 건축에서 xưởng xép 건축팀은 전혀 다른 방향을 택했습니다. 이들은 콘크리트 구조의 기존 4층 타운하우스를 철거하지 않고 재사용하는 방식으로 자원 소비를 최소화했습니다. 이는 건설 폐기물의 약 40%가 기존 구조물 철거에서 발생한다는 UNEP(유엔환경계획)의 데이터에 근거해, 해체보다는 재생이 환경적이고 경제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킵니다. 건물의 수직구조는 유지하되 외벽, 내부 구성 요소를 리디자인하여 기능과 정체성의 회복을 동시에 달성했습니다.
유연한 입면 디자인과 도시 맥락의 연결
카페의 '입면(facade)'은 도시와 소통하는 첫 창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기존 창문의 단조로운 구성을 탈피해, 회전식 패널과 유리 개구부를 도입하여 채광, 환기, 외부 소통을 동시에 확보하는다기능적 입면 전략을 구현했습니다. 덕분에 건물은 하루 동안 도시의 빛과 바람, 사람 흐름을 유연하게 흡수하며 도시 생태계의 일부로 작동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에너지 효율 측면에서도 유의미한데, 자연광 활용은 조명 에너지 사용량을 최대 40% 절감시킬 수 있습니다.
맥락에 뿌리내린 재료 선택
지속 가능성을 위한 설계는 공간 구성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지역 생태자원을 고유의 건축 언어로 반영하는 것도 핵심 전략입니다. 이 카페는 고원의 붉은 현무암 토양에서 착안한 텍스처와 색조의 외장재를 활용함으로써 지역 정체성을 공간에 녹여냈습니다. 이는 건축물을 단지 상업공간이 아닌, 지역 문화를 전달하는 플랫폼으로 확장시키는 방식입니다. 최근 MIT의 도시공간연구소는 '로컬 소재 활용이 도시민의 장소 소속감과 지속가능성 인식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어, 이러한 접근의 사회문화적 파급력 역시 무시할 수 없습니다.
지붕 위의 친환경 실험
옥상 공간은 기존 건축물 활용에서 종종 간과되지만, 이 프로젝트는 이를 재해석합니다. 건축가는 곡선 형태의 경량 반투명 캐노피 구조를 도입해 채광-차양-빗물 유입의 균형이라는 트리플 악조건을 해결했습니다. 특히 고원지대 특유의 잦은 비를 받아들이는 구조는, 지역 기후를 거부하지 않고 설계에 통합한 좋은 사례입니다. 이런 태도는 앞으로 우리가 기후위기 대응형 도시 설계를 어떻게 해야 할지를 시사합니다.
공간은 계속된다: 보존이 아닌 발전의 방식
중요한 점은 이 프로젝트가 과거를 박제하지 않고, 미래성을 담보했다는 것입니다. 기존 구조를 '기억의 레이어’로 간직하면서도 현대적인 사용성을 부여한 설계는, 건축이 시간과 사회적 변화를 포용하는 살아 있는 구조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결국 이 카페는 제품이 아니라 ‘프로세스’로 존재하는 지속 가능한 생활 공간의 모델입니다.
지속 가능성을 주제로 한 디자인이라 하면 종종 지나치게 이상적이거나 과학 기반이 부족한 해법으로 흘러가기 쉬우나, 홍짜 카페 사례는 기후·자원·사회적 맥락을 모두 고려하며 실현 가능성을 확보한 실제적 솔루션을 제시합니다. 이는 우리 도시에서도 충분히 적용 가능한 구체적 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다음 카페를 고를 때, 혹은 인테리어를 바꿀 때 단순한 소비를 넘어 지속 가능한 자재, 지역 기반 디자인에 관심을 기울여보는 것에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아파트 단지 혹은 동네 거리에 이러한 리노베이션이 가능한 공간이 있다면 지역 공공디자인 개선 프로젝트에 제안하거나 참여하는 활동도 유익합니다. 더 넓게는 제로에너지 건축, 순환 건축 자재 등을 주제로 한 전시나 포럼에 참여하며 지속 가능한 도시 만들기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활동이 필요합니다.
결국, 디자인은 선택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실천의 문제입니다. 오늘 우리가 마주하는 공간을 성찰하고, 내일의 도시를 위한 변화의 작은 씨앗을 심는 것부터 시작해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