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체험관광의 부활 – 로컬 콘텐츠가 만드는 체험형 레저 시장의 기회
“지금 여가란 무엇인가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점점 더 복합적입니다. 단순한 휴식이나 여행을 넘어, 소비자는 ‘삶의 질을 높이는 체험’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여정의 방향은 흥미롭게도 시계 반대 방향, 즉 ‘도시→농촌’으로 회귀하고 있습니다. 최근 여주시가 선보인 농촌 크리에이투어 프로그램 ‘놀다보니 하루가 다갔네’의 흥행은 그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이 프로그램은 단순한 농촌 체험을 넘어 지역 공동체·콘텐츠·서비스가 통합된 새로운 레저 상품 모델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변화하는 여가 소비자들의 니즈, 기술과 연결된 운영 방식, 로컬 경제와의 연결성까지, 이 사례는 지금 레저 산업이 가야할 방향을 제시합니다.
삶 전체가 콘텐츠가 되는 농촌 체험의 확장성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체험형 관광 시장은 연평균 7%대의 성장률을 보이며 회복세를 넘어 확장 국면에 진입했습니다. 팬데믹 이후 ‘안전한 공간에서의 몰입형 소비’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졌고, 이 흐름은 자연스럽게 시골, 농촌, 로컬로 이어졌습니다.
여주시가 농림축산식품부와 연계해 기획한 ‘놀다보니 하루가 다갔네’는 체험 콘텐츠의 다양화와 대중화라는 점에서 눈에 띕니다. 향낭주머니 만들기, 고구마 피자 만들기, 동물 교감, 아로마 테라피 등 일상과 밀접한 DIY형 콘텐츠를 매개로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몰입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이는 단기간 관광수요를 넘어서 재방문과 체험 반복을 유도하는 구조로 설계되었다는 점에서 지속 가능성을 확보한 기획입니다.
체험형 레저의 본질은 '경험 공유'와 '공간의 진정성'
현재의 레저 소비자는 가격보다 ‘의미’를 구매하고 있습니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리추얼(ritual)형 체험, SNS에 기록 가능한 경험, 힐링과 감각적 주제성이 강조된 콘텐츠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여주 사례에서 가장 크게 작용한 성공 요인 중 하나는 주민 중심의 따듯한 환대, 그리고 ‘내가 모르는 일상에 초대받은 느낌’이라는 감성적 가치 전달입니다.
이 경험은 단순 소비로 끝나지 않고, 콘텐츠 리뷰, 가족 초대, 단체 여행 전환 등의 바이럴 기반 자가확산형 구조로 이어지며 방문객과 로컬사이의 유대 강화로 작동합니다. 이는 대규모 벤처 자본 없이 지역 기반 중소형 관광 기획 조직이 살아남을 수 있는 모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운영모델의 진화: 민관 협업과 상품설계의 융합
이번 여주시 농촌 관광 성공사례는 총 40여 개의 체험마을과 농가, 그리고 민간 여행사·마케팅 기업이 협력해 공동기획 방식으로 구축되었습니다. 상품 판매는 여행사 웹사이트를 중심으로 OTA(Online Travel Agency) 방식을 활용하며, 오프라인 체험과 온라인 유통을 유기적으로 연결한 디지털-로컬 융합 전략이 돋보입니다.
이는 ‘작은 콘텐츠’가 단발성 체험을 넘어 브랜드화 될 수 있는 구조적 토대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여행 간편결제, 체험 후기 기반 큐레이션, 연계 패키지 등의 후속 개발 가능성도 큽니다.
ESG와 지역 재생의 실질적 연결고리로 자리 잡은 체험 관광
한국관광공사(KTO)는 2023년 관광 스타트업 데이터 분석 보고서에서 ‘농촌 관광의 ESG 연계 가능성’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체험 농장은 단순한 볼거리에서 나아가, 지속가능 소비, 지역 공동체 강화, 탄소 저감형 이동수단 연계 서비스 등 이슈 대응형 솔루션으로도 확장되고 있습니다.
‘놀다보니 하루가 다갔네’가 성공했듯, 레저 콘텐츠의 중심은 이제 일회성 관광이 아닌 삶에 스며드는 로컬 체험의 지속성에 있습니다. 지역 관광 활성화, 인구 정주, 청년 창업 등의 연결까지 가능한 포털 콘텐츠로 기능할 수 있습니다.
지금 필요한 실천 전략 – 지역 레저 콘텐츠 기획자와 운영자를 위한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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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는 이제 놀러가려는 게 아니라 ‘살러 갑니다’
체험형 여행은 휴가가 아니라 짧은 기간의 삶을 탐색하는 경험입니다. 현지인의 루틴, 공간의 결, 진짜 이야기를 담은 콘텐츠를 기획하세요. -
지역 상생 비즈니스 모델이 경쟁력입니다
마을 기업, 농가, 체험장, 숙박소에 이르기까지 소상공 협업 관계망을 상품 기획단계에 연결하세요. 실질 유입과 지역 재투자를 이끄는 연결 구조가 가장 큰 차별화 요소입니다. -
다세대, 다목적 수요에 반드시 맞춰야 합니다
부모+아이, 친구들 소규모, 시니어 단체 등 다양한 생활군별 옵션으로 콘텐츠를 세분 설계해야 재방문율과 만족도가 높아집니다.
레저 산업의 미래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과 의미 중심의 경험’을 어떻게 설계하고 전달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지역이 가진 고유의 자산을 어떻게 상품화하고, 어떻게 지속가능하게 운영할지 고민할 지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