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 오브 킹스’, 어린이에게 믿음의 언어를 건네는 문화적 번역 – 감성과 교육의 교차점에서 탄생한 콘텐츠 실험
자녀에게 들려주려는 이야기는 언제나 특별한 의도를 담고 있습니다. 사랑, 용기, 진실, 그리고 때로는 믿음까지. 찰스 디킨스가 막내아들을 위해 쓴 '예수의 생애'가 애니메이션 영화 ‘킹 오브 킹스’로 다시 태어났을 때, 그 소설은 21세기의 시청각 언어로 번역되어 닿을 수 없던 감정의 결을 어루만졌습니다.
이제 이 영화는 또 다른 형식으로의 진화를 겪습니다. 출판 브랜드 아이세움은 영화의 여운을 어린이 도서와 굿즈 시리즈로 확장하며, 문화 콘텐츠가 감성과 교육 사이의 굴곡진 지형을 어떻게 건너는지 흥미로운 사례를 보여줍니다.
믿음을 손끝으로 새로 그리는 방식
출간된 도서는 총 6종, 필사북에서 색칠북까지 구성은 실로 다채롭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형태보다, 이 작업들이 아이의 ‘참여’를 유도한다는 점입니다. 누군가의 말이 아닌, 자신의 손으로 말씀을 베껴 쓰고 색을 입히며 어린이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예수의 삶을 '이해되고 싶은 이야기'로 받아들입니다. 책 속에는 디킨스의 서사가 깃들어 있습니다. 신의 아들이 아닌 '진정한 왕'이 되는 인간 예수를 통해, 권위가 아닌 사랑을 통해 리더십을 보여주는 구도자의 이야기를 아이들은 경험합니다.
이러한 접근은 오늘날의 교육에서 느슨해진 내면 성찰의 경험을 다시 호흡하게 합니다. 인생의 '가치'에 대해 아이와 나누기 위해 우리는 더 이상 고개를 젖히며 숭고한 설교를 읊을 필요가 없습니다. 아이가 먼저 물어옵니다. “이 사람은 왜 바보처럼 용서했어?”라고.
예배가 아닌 일상에서 묵상하는 감성과의 만남
상품으로서 굿즈도 흥미롭습니다. 영화의 장면들을 담은 캘린더, 포스터북, 포스트카드들은 ‘기념’의 의미를 넘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믿음과 감상의 실천을 이끄는 도구가 됩니다. 책상 위에 꽂힌 52주 말씀 카드는 마치 우리가 잊고 있었던 느린 리듬의 삶으로 돌아오라는 속삭임처럼 느껴집니다.
굿즈를 통해 말씀을 그냥 읽는 것이 아니라, 보는 것, 반복하는 것, 공간에 배치하는 작업까지 넘어갑니다. 이것은 시각이 곧 믿음의 체험이 되는 한 방식입니다. 어린이뿐 아니라 이 콘텐츠를 바라보는 어른들에게조차 “나의 삶에는 어떤 문장이 길이 남았을까?”라는 질문을 유도합니다.
문화의 교차지점에서 태어난 독특한 정서의 조형
‘킹 오브 킹스’는 신앙 콘텐츠임에도 불구하고, 특정 종교의 교리를 전하려는 도식적인 방식을 넘어서 문화와 믿음, 예술과 교육 사이의 매끄러운 이음새를 실험합니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이야기 구조, 그리고 성경 이외의 문학적 해석을 바탕으로 한 서사가 오늘날의 콘텐츠 소비자 취향과 맞닿아 있는 것도 주목할 대목입니다.
성인들을 위한 원작 도서, 각본집, 필사북 등으로 이어지는 깊이 있는 라인업은 단발성 홍보가 아니라 작품과 콘텐츠의 다층적인 감상 흐름을 기대하는 현대 소비자의 입체 욕망에 부응하는 시도로 보입니다. 창작을 둘러싼 무엇이 관계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에 대한 진지한 묻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엇을 남길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간직할 것인가
내가 어린 시절 만난 한 문장이 지금의 나를 만든 것처럼, 오늘의 아이들 역시 이 콘텐츠를 통해 언젠가 ‘삶을 지지할 언어’를 얻게 될 것입니다. 그것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문장이 될지도 모릅니다.
지금 우리가 감각해야 할 문화는 무엇일까요? 어쩌면 그것은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오래된 이야기를 새로운 감각으로 해석하고, 입체적 체험으로 확장해 나가는 심화의 길. 그 길을 따라가는 여정에 우리 삶도 함께 묻어나길 바랍니다.
⟪ 오늘의 문화 실천을 위한 제안 ⟫
- 아이와 함께 52주 말씀 카드를 주말마다 나눠 읽어보세요. 대화의 리듬이 달라집니다.
- ‘킹 오브 킹스’ 영화나 책을 감상한 뒤, 가장 인상 깊은 장면에 대해 그림일기로 표현해보세요.
- "나는 어떤 왕이 되고 싶은가?"라는 질문으로, 존재의 방향을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