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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구청소년지원센터, 은둔청년 회복은 관계에서 시작

송파구청소년지원센터, 은둔청년 회복은 관계에서 시작

은둔 청년 지원, 관계 회복에서 시작되다 – 제도 밖의 ‘마음 돌봄’이 필요한 이유

고립·은둔 청년을 향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 송파구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이 주최한 ‘은둔 경험 청년과의 대화’ 프로그램은 단순한 상담을 넘어, 당사자와 부모가 서로를 이해하고 변화의 실마리를 찾는 시간이었다. 이 같은 프로그램은 왜 지금, 더 절실할까?

청년 은둔의 그늘 – 통계에 왜 포착되지 않는가

은둔형 외톨이, 흔히 ‘히키코모리’로 통칭되는 이 현상은 일본에서 주목받기 시작했지만, 한국에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여성가족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고립·은둔 상태의 청소년 및 청년은 수면 아래 감춰져 있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학교와 직장을 떠나 사회 관계망에서 이탈하지만 공식 통계에는 포착되지 않는 ‘비가시적 존재’가 되기 쉽다. 이에 2024년부터 정부는 ‘고립·은둔 청소년 패키지 지원사업’을 본격화했으며, 지방자치단체와 청소년기관이 실질적 지원에 나서고 있다.

제도의 문턱과 실천의 간극

송파구 사례에서 보듯, 은둔 청년은 삶의 특정 시점에 돌이키기 어려운 고립을 겪는다. 전공 불일치, 왕따, 가족 갈등, 정신건강 문제 등 복합적 문제들이 지속적으로 누적된 결과다. 하지만 지금까지 지원 체계는 사후 개입 위주에 머물러 왔고, ‘언제부터’ ‘어디서부터’ 도와야 할지 진입 전략이 부족했다. 부모 역할을 강조하는 이번 프로그램은 지원의 시작이 제도 이전에 관계와 공감이어야 함을 보여준다.

세대 간 인식 격차 – ‘게으름’과 ‘상처’ 사이

은둔 청년에 대한 일부 인식은 여전히 근거 없는 낙인을 찍곤 한다. ‘노력하지 않는 사람’, ‘의존적인 성격’이라는 일반화는 당사자의 고통을 외면하게 만든다. 그러나 청년 당사자들은 “한순간이 아닌 오랜 시간의 누적된 힘듦”이라 호소한다. 부모의 기대와 자녀의 현실 사이의 괴리는 서로를 밀어내고 마침내 은둔을 선택하게 만드는 구조적 요인이다. ‘자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라’는 당사자의 조언은 한 세대의 진심 어린 요청이다.

현장 중심의 대안적 실험 – 마음으로 연결하는 실천들

송파구는 단순한 방문 상담을 넘어 ‘미술로 가까워져요’, ‘드림키친’, ‘드림캔버스’ 같은 심리·문화 활동을 통해 심리적 거리감을 줄이는 접근을 시도 중이다. 전문가 중심 모델에서 한 발 나아가 청년이 주도하고 부모가 경청하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이 프로그램은 주목할 만하다. 특히 ‘은둔 경험 청년과의 대화’는 사회적 표준화된 회복 코스 대신, 개인의 서사를 통해 회복을 설계한다는 점에서 기존 지원 제도와 차별성을 가진다.

미래를 위한 숙제 – 조기 발굴과 학교-지역 연계

지금까지의 정책이 ‘문제화된 은둔 청년’을 다뤘다면, 앞으로의 방향은 은둔에 이르지 않도록 돕는 예방 중심 시스템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조기 경고 신호를 감지할 교사, 학교 상담 시스템 강화는 물론 지역사회와 부모가 정보를 공유하는 복합적 네트워크가 마련돼야 한다. 해외에서처럼 정신건강과 교육이 통합된 복지 모델도 논의할 때다. 고립과 은둔은 결코 개인의 책임이 될 수 없으며, 이는 사회가 함께 예방하고 회복시켜야 할 문제다.

세대와 제도를 잇는 작은 다리 놓기

은둔 문제를 겪는 가족은 종종 ‘내 자녀만 이상한가?’라는 자책에 빠진다. 사회는 이 고립된 목소리를 제도와 공동체로 다시 연결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송파구의 사례는 그 시작을 보여줬다. 하지만 더 많은 지역에서, 더 많은 계층에서 지속가능한 구조로 정착하려면, 시민과 제도, 당사자가 함께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은둔을 선택한 사회는 무엇을 놓쳤는가? 그리고 우리는 무엇부터 다시 엮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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