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축제의 재발견 – 체험 중심 레저 콘텐츠가 여가산업에 남긴 질문
지금, 여가는 무엇인가요? 단순한 쉼을 넘어, 내가 누구인지 탐험하고, 관계를 맺으며 성장하는 장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Z세대를 비롯한 청소년들의 참여가 중심이 되는 축제와 체험 프로그램은, 단순한 ‘이벤트’를 넘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의 무대가 되고 있습니다. 최근 서울 서남권역 청소년지원센터 산하 기관들이 공동기획한 9월 청소년 축제의 연합 움직임은 지역 여가 콘텐츠의 방향 전환, 소비자 행동의 변화, 사업 기회 확장을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청소년이 '기획자'가 되는 축제의 전환
이번 서남권 청소년 축제에서는 단순한 ‘참여자’가 아닌 ‘기획자’, ‘제작자’, ‘창작자’로서의 청소년 주도 모델이 대거 도입됐습니다. 서울청소년뮤직페스티벌(SYMF)은 청소년 뮤지션 중심의 경연과 자율 기획 버스킹으로 구성되었고, ‘2025 인스파이어X하자 데이’ 역시 청소년 창작자의 아트워크·굿즈 전시·판매 중심 구성으로 팬덤 기반 창작 생태계를 구현했습니다. 이는 체험형 여가가 단순한 활동 제공을 넘어 ‘참여-재현-수익화’로 이어지는 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산업적으로도 고무적입니다.
이와 같은 DIY형 체험 콘텐츠는 글로벌 여가 산업 내에서도 지속 가능성과 확장성을 인정받고 있으며, Booking.com의 2024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여행자 중 60%가 "여정 중 나만의 콘텐츠를 제작하고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청소년 중심의 자율 참여형 페스티벌은 성인 타깃 휴가 상품이나 지역 관광 프로그램 기획에도 적용 가능한 강력한 포맷입니다.
지역 플랫폼으로서 청소년센터의 진화
축제의 배경이 된 사당, 영등포, 구로, 동작 등 서남권 지역 청소년센터들은 단순 시설 이용 외에도 플랫폼 전략을 적극 구사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위로심기대작전-위플랜터'는 학교폭력 예방이라는 사회적 메시지를 예술치유 프로그램, 플리마켓, 공감 스테이지와 연결해 복합 레저 콘텐츠로 전환했습니다. 이러한 형식은 최근 주목받는 ESG 기반 지역 공동체 연계형 모델과 맞닿아 있으며, 지방 소도시의 커뮤니티형 지역관광 프로그램에서도 응용 가능성이 높습니다.
부모 참여, 세대 통합 콘텐츠가 만든 여가의 새로운 풍경
또한 이번 행사 대부분은 가족 동반 참여가 가능하도록 설계되었으며, 부모 대상 특강과 쿠킹 클래스 등 세대 통합형 체험 콘텐츠도 눈에 띄었습니다. 이는 향후 캠핑, 글램핑, 지역 체류형 여행상품에도 유사하게 적용될 수 있는 요소로, '한 사람의 취향'이 아닌 '가족 단위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복합 콘텐츠 운영 전략으로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디지털 도구 + 공간 연계가 만든 몰입형 체험
이번 축제에서는 카카오톡 챗봇을 활용한 '인권 방탈출 게임', 이동형 스테이지, 몰입형 전시 콘텐츠 등 디지털 도구와 실생활 공간이 연결된 형태가 다수 등장했습니다. 이러한 O4O(Online for Offline) 방식을 활용한 레저 콘텐츠는 정적 체험에 머무르지 않고, 사용자 몰입과 참여의 밀도를 극대화하는 특징이 있으며, 지역축제나 테마 파크·체험관에서도 충분히 차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요약하자면, 이번 청소년 연합 축제는 ‘소비자 중심 체험 모델’이 아닌 ‘사용자 주도형 콘텐츠 시스템’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레저산업 전반에 깊은 통찰을 제공합니다. 콘텐츠 진입장벽이 낮고 유연한 기획력이 중요한 청소년 영역이지만, 바로 그 점이 지역 여가산업의 실험장, 플랫폼 전략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기에 적합합니다.
⟪레저 콘텐츠 기획자 및 지역 관광 사업자를 위한 실전 인사이트⟫
- 청소년 중심 여가 프로그램 기획 시, ‘창작 참여 → 셀프 홍보 → 수익 연계’ 구조를 설계하라. (굿즈 제작, 오픈 마켓 등 포함)
- 체험 중심 콘텐츠에는 ‘가족 참여형’, ‘세대 통합 프로그램’ 구성이 핵심이다. 단독 행사보다 복합 축제로 확장성 확보.
- 디지털 인터페이스(O4O, 챗봇, SNS 연계 등)를 현장 체험에 접목해 몰입도를 극대화하라.
- 지역사회/학교/기관과의 공동 운영 모델은 콘텐츠 확장성과 지속 가능성의 핵심이다. 예산보다 협업이 우선이다.
- 청소년이 만든 축제에서, 다음 세대 레저 비즈니스 모델의 가능성을 발견하라. 지금 필요한 것은 거창한 투자가 아니라, 촘촘한 연결이다.
이제는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보다 ‘누구와 함께 만들 것인가’의 시대로, 레저 콘텐츠 기획의 좌표가 이동하고 있습니다. 초·중·고등학생이 만든 축제 현장에서, 우리는 지역 여가 시장의 내일을 읽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