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are currently viewing 부산영상위원회, 글로벌 로케이션 서사의 중심 부산
부산영상위원회, 글로벌 로케이션 서사의 중심 부산

부산영상위원회, 글로벌 로케이션 서사의 중심 부산

부산과 할리우드의 만남 – 도시 서사와 글로벌 상상력이 교차하는 로케이션의 힘

어떤 도시는 이야기의 무대가 된다. 그리고 어떤 도시는 그 자체로 하나의 이야기로 피어난다. 부산이 바로 그렇다. 최근 공개된 두 편의 글로벌 시리즈,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의 <버터플라이>와 디즈니+의 <리미트리스: 지금, 더 건강하게>는 이 동해안의 도시를 단순한 배경이 아닌, 기억에 남을 서사의 결로 호명한다.

<버터플라이>는 원작 미국 그래픽 노블의 무대를 유럽에서 한국으로 이식하며 색다른 맥락을 부여했다. 스파이 스릴러 장르의 긴박감은 다대포 해상과 해안 시장 골목길을 배회하며 의심과 진실 사이를 오가고, 조용한 임랑 개인 주택 앞에서는 인간적인 내면이 흘러나온다. 부산은 이국적인 풍경이 되기를 거부하고, 고유한 정서를 지닌 주인공으로 화면에 등장한다. 도시가 공간에서 시간으로 확장되고, 배경이 아닌 존재로서 관객의 감각에 말을 건다.

그 중심에는 대니얼 대 킴이 있다. 그는 배우이자 제작자로서, 그리고 부산 영도에서 나고 자란 사람으로서 고향을 단순한 촬영지가 아닌 ‘되돌아온 정체성의 현장’으로 소환한다. 부산은 그에게 잃어버린 이야기의 편린이자, 글로벌 이야기산업 속에서 발휘되고 있는 자문화적 감각의 첨병이 된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묻게 된다. ‘무대’란 무엇인가? 우리가 있는 곳은 누군가의 기억에 어떤 서사로 새겨질 수 있을까?

다큐멘터리 <리미트리스> 또한 흥미로운 시선을 더한다. ‘토르’로 익숙한 배우 크리스 헴스워스가 부산 범어사에서 108배를 올리는 장면은 그 자체로 영화적 허구와 실제 수행의 사이를 뚫고 들어온 현실의 무게를 갖는다. 현대인의 치유를 다룬 이 다큐멘터리는 도시의 정신과 전통, 그리고 인문학적 깊이를 담아내며 할리우드가 상상한 한국을 넘어서는 실제의 ‘맥락’을 제공한다. 관광지가 아니라 경험지로서의 도시, 풍경이 아니라 문화의 결로 읽히는 시공간. 그것이 지금 세계가 부산에서 기대하는 것이다.

한때 로케이션은 예산 절감이나 ‘이국적 풍경’의 대체물이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2025년의 부산을 배경으로 한 이 문화적 시도들은 명확히 말한다. 이제는 도시 자체가 서사와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창작 파트너'로 진화하고 있다.

불과 1년 사이, 부산에서 촬영된 해외 작품의 수는 두 배로 증가했다. 블랙팬서, 파친코, 그리고 지금은 버터플라이와 리미트리스까지. 부산 영상위원회는 현재를 향유하면서 동시에 미래를 건축하는 ‘이야기의 벽돌’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

그러므로 여기에 중요한 질문이 놓여 있다.
“지금 당신이 사는 도시는 어떤 장르이며, 어떤 장면을 품고 있는가?”

이 문장은 단지 영화인에게 던지는 것이 아니다. 기록되지 않은 당신의 골목길, 누군가의 기억 속 모습을 담은 작은 찻집, 계절이 바뀌는 소리와 냄새가 공존하는 시장도 어쩌면 다음 이야기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

문화를 감각한다는 것은, 우리가 발 딛는 장소를 다시 바라보는 일이기도 하다. 오늘, 당신의 도시에 숨겨진 서사를 찾아 유심히 걸어보자. 도시의 온도와 색채, 소리와 조우하며 당신만의 ‘로케이션’을 발견하는 그 순간, 삶은 더 이상 반복되는 일상이 아니라 새로운 시퀀스가 된다.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