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VDC 해저케이블, 전력망 패러다임을 바꾸다 – 턴키 솔루션이 주도하는 에너지 인프라의 재편 전략
전 세계 에너지 체계의 중심축이 ‘분산형-재생가능-고신뢰’ 네트워크로 재구성되는 가운데, HVDC(고압직류송전) 해저케이블 기술이 차세대 전력 인프라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대한전선이 일렉스 코리아 2026에서 공개한 HVDC 해저케이블 턴키 솔루션은 단순한 제품 전시를 넘어서, 송배전 인프라 산업의 구조적 전환 흐름 속에서 ‘공급망 주도 전략’을 확장하는 실질적 사례로 주목할 만하다.
고압직류송전(HVDC), 왜 지금 주목받는가
HVDC 기술은 AC(교류) 기반 기존 전력망의 한계를 극복하는 메가트렌드의 해답이다. 장거리 송전에 적합하고 전력 손실이 적으며, 재생에너지 연결성이 월등하다는 점에서 유럽, 미주, 동아시아 국가들이 적극적으로 인프라 투자를 증가시키는 중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50년까지 전 세계 전송선 25% 이상이 HVDC 기반으로 구축될 것으로 전망한다.
대한전선이 준비한 525kV급 해저 케이블 기술과 설계-제조-시공-유지보수 전 과정을 포함한 턴키(Turn-key) 역량 확보는 이러한 흐름에 정면으로 대응하는 전략적 해법이다. 단순 케이블 공급을 넘어 프로젝트 수주-건설-운영 전주기를 주도하겠다는 총체적 접근이 근본적인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구조를 만든다.
해저케이블, 공급자 주도에서 솔루션 주도로
HVDC 해저케이블 산업은 단가 경쟁이 아닌 ‘엔지니어링 신뢰성’과 ‘사업 타임라인 준수력’이 시장 평가의 핵심 지표로 이동하고 있다. 특히 해상풍력·수소복합발전·대륙 간 연계 프로젝트 등은 기술력과 공급망 통합 역량이 결합된 패키지 제안 없이는 진입조차 어려운 구조다.
대한전선은 이에 대해 ▲자체 제작 가능한 525/640kV급 케이블 생산 인프라 확보 ▲대한오션웍스 인수를 통한 포설 전문성 내재화 ▲CLV(케이블 포설선) 개발이라는 자산 기반 확대 전략을 병행하며 서비스형 송배전(SaaTP: Subsea as a Turnkey Platform) 영역에서 새로운 경쟁 지형을 설계 중이다.
대형 프로젝트 기반의 매출 구조는 초기 설치 외에도 30~40년 장기 운용과 유지보수가 포함돼 있어 MRO(유지보수) 시장에서의 지속 수익 창출 구조를 만든다. 이는 전통 제조업체가 고정 수주 압박을 탈피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HVDC는 인프라이자 외교이다
HVDC 기술의 국제화는 단순한 에너지 공급이 아니라 정치적 안정성과 기술 독립성 확보, 그리고 국경 간 에너지 수급의 지렛대 역할까지 포함한다. EU가 급속히 HVDC 기반 ‘슈퍼그리드(EU Green Grid)’ 구상을 확대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대한전선이 국내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참여뿐 아니라 북미 시장 대형 프로젝트 수주 및 글로벌 포설 능력 확보에 나서는 것은 기술 외교의 영역을 확장하는 산업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단기 수익을 넘어, 탄소중립 체계를 위한 장기 국책 전력망 구축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려는 움직임이다.
현업에 필요한 전략적 질문은 무엇인가?
기업 및 공공 인프라 담당자는 다음과 같은 질문에서 전략적 점검이 가능하다:
- “우리의 공급사 또는 파트너사 역량은 턴키 수행이 가능한가?”
- “탄소중립 목표와 연동되는 송·배전 투자 금액은 장기적으로 얼마나 필요한가?”
- “해상풍력 진출 시 HVDC 전환을 위한 로드맵과 기술 협력 구조를 갖추었는가?”
전력망 낙후는 ESG 실패와 직결되고, HVDC 투자는 단순한 기자재 구매가 아니라 기업의 에너지 전략 이행력 검증이 되는 시대이다.
요약 및 적용 방안
대한전선의 HVDC 해저케이블 전시 사례는 제조 중심에서 솔루션 중심(EPC+M+O)의 구조 전환이 어떻게 글로벌 송배전 시장에서 핵심 경쟁력이 되는지 명확히 보여준다.
현업에서는 다음을 고려한 전략 점검이 필요하다:
- 공공·민간 대규모 에너지 사업의 턴키 설계 수용역량 확보
- 송배전/배터리/해상풍력 등 신재생 연계 솔루션 품목의 경쟁적 조달 체계 마련
- 해저케이블 및 HVDC 기술 보유 업체와의 장기 파트너십 (JV/컨소시엄) 구성 검토
향후 HVDC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며, 시장 지배력은 기술보유보다 통합수행 역량에서 결정된다. 구조 전환의 이정표는 이미 제시되었다. 선택과 실행은 이제 산업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