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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산업화의 그림자

농협, 산업화의 그림자

지속가능하지 않은 농협 경영, 누가 우리의 농업 미래를 지킬 것인가? – 글로벌 농산업 구조 속에서 본 Landus 사례 분석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 정말 안전할까요? 지금 이 순간도 지구 곳곳에서 과도하게 사용되는 농약, 집중화된 대규모 영농 시스템, 그리고 기후위기로 인한 농지 황폐화는 우리 식량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 환경적 위기 속에서 농업기업과 협동조합이 어떤 미래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먹거리 체계가 더 건강하고 회복력 있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최근 미국 아이오와주의 최대 농민 협동조합인 Landus는 신임 CEO로 에릭 하이스마이어를 임명했습니다. ADM과 번지(Bunge) 같은 다국적 곡물기업에서 글로벌 공급망과 상업 전략을 주도해온 인물입니다. 이 사례는 단지 리더십 교체가 아니라, 전 세계 농업 시스템을 지배하고 있는 산업 중심의 논리가 농민 협동조합에도 깊이 스며들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이 변화를 단순한 경영 뉴스로 보아서는 안 됩니다.

1. 산업 농업 패러다임의 지속과 환경 위기

Landus가 표방한 2026 운영계획은 '에이커당 최대 수익', '프로세스 정비', '재정 성과 개선' 등 핵심 키워드를 중심으로, 전통적인 산업 농업 모델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대개 고투입-고산출형 농법, 즉 비료, 제초제, 살충제 등의 사용 증가로 이어지며, 미국 농무부(USDA)의 조사에 따르면 산업 농업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최대 2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한 토양 생물 다양성 감소와 수질 오염, 기후 위기 가속화는 지역 농민을 더 취약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2. 협동조합의 정체성 위협: 농민 주도가 아닌 자본 주도?

Landus는 형식상 농민 협동조합이지만, CEO 선임 과정에서 대형 글로벌 인사 컨설팅회사를 동원하고, 수익 중심 의사결정을 내세우는 것은 지역 농민 중심의 연대 모델보다는 기업 중심 경영 전략에 가깝습니다. 국제농업개발기금(IFAD)은 농협 모델이 성공하려면 지역 민중 참여와 생태적 책임성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이는 산업농과는 반대 방향입니다. 결국 협동조합이 본래의 취지, 즉 지속가능한 지역 경제를 위한 공동체 모델로 기능해야 함을 이 사례는 다시 일깨워 줍니다.

3. 농산물 시스템, 기술 아닌 “관계”의 문제

Landus는 ‘혁신’과 ‘성장’을 내세우지만, 진정한 지속가능성은 기술적 솔루션보다 생태-사회적 연계 강화에 있습니다. 독일의 ‘솔라빌 농협’은 농민, 소비자, 환경 운동가가 함께 운영하며 유기농과 지역 분산형 식량망을 성공적으로 실현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본의 ‘생협(生活協同組合)’ 모델은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계약을 맺어, 비용은 더 들더라도 환경과 건강, 노동을 존중한 먹거리를 선택합니다. Landus가 추구하는 방식은 이와는 거리가 멉니다.

4. 지속 가능한 농업의 미래는 어디에 있는가

FAO(국제식량농업기구)는 2050년까지 현 경로를 유지한다면 식량 생산 기반인 토양의 90%가 심각히 열화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유기농, 무경운 농법, 친환경 인증, 혼농임업(agroforestry) 같은 지속가능한 농법의 확대와 정책적 전환이 필수적입니다. 반면 글로벌 협동조합조차 산업 농업에 편승한다면, 그만큼 친환경 농법의 정치·경제적 지위는 더 약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이제 농업을 단순히 '산업'이 아닌, 공동체와 환경을 지키는 핵심 시스템으로 재정의해야 합니다. Landus의 선택은 하나의 경고입니다. 만약 모든 농촌 지역 공동체가 수익성만을 기준으로 조직운영의 방향을 잡는다면, 지속가능한 먹거리 체계는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입니다.

바로 지금, 우리는 행동해야 합니다. 지역 농산물 소비를 선택하고, 친환경 인증 제품을 구매하며, 시민단체·생협·직거래 장터 등 생태적, 윤리적 소비 네트워크에 참여해보십시오. 또한 자녀의 급식, 마을의 먹거리 정책, 국가의 농업 전략에 대한 목소리를 내는 것도 결코 사소하지 않습니다.

더 깊이 있는 정보가 필요하다면, 다큐멘터리 <폭로: 식탁 위의 진실(Food, Inc.)>이나 대한민국 농학자의 책인 『흙의 위기, 생명의 위기』(남재작 저)를 추천합니다. 오늘 우리가 어떤 먹거리 시스템을 지지하는지가 내일 지구의 미래를 결정합니다. 그러니, 지금 당신의 선택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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