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시대, 우리 밥상은 안전한가? – 농업 환경 오염의 경고와 지속 가능한 먹거리 시스템의 해법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 정말 안전할까요?" 이 물음은 단순한 소비자의 궁금증을 넘어, 기후위기와 환경 파괴가 심화되는 시대에 우리 식량 시스템의 근본을 되묻게 합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국내 지하수의 질적 악화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고, 이는 단지 환경 문제가 아니라 국민 건강과 직결된 먹거리 안전성 문제입니다. 농업이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특히 화학 비료와 농약의 남용으로 인한 토양과 수질 오염은 한국 농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주요 요인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아이들의 미래 식량 기반이 큰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지하수에서 발견된 농약의 경고 신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지역 환경단체가 공동으로 전국 39개 지역의 지하수 수질을 조사한 결과, 무려 87%의 시료에서 농약 성분이 검출되었습니다. 이 가운데 일부는 유럽에서 판매조차 금지된 고위험 물질이었습니다. 댄토에이트, 테브코나졸, 사이퍼메트린 등 검출된 농약 성분은 독성이 강하고 생물농축 가능성이 있어 인체와 생태계 건강에 장기적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특히 충청남도의 농촌마을에서는 1리터당 0.075ppb의 '댄토에이트'가 검출되어, 물을 마시는 지역 주민들의 건강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화학농업이 만든 토양·수질 생태계 파괴
한국은 농약 사용량 세계 3위권 국가로, 농지 면적 대비 화학비료와 농약의 사용량이 매우 높은 편입니다. 이러한 과잉 농법은 토양 생물다양성을 붕괴시키고, 빗물에 의한 침출로 인근 지하수와 수계까지 오염시키는 악순환을 유발합니다. 국립환경과학원의 연구에 따르면, 농촌 지역 지하수의 유기인계 농약 오염 가능성이 도시 지역보다 최대 4배 이상 높습니다. 지속 가능한 농업으로의 전환 없이는 안전한 먹거리 기반 자체가 무너질 수 있습니다.
현행 제도의 한계와 방치된 농약 사용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위험이 오랜 기간 방치되어 왔다는 점입니다. 환경부는 지하수 수질분석 항목에서 다수의 잔류 농약을 제외해 왔으며, 농촌 지역의 수질 관리가 형식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부 농민들은 금지된 농약이 값싸고 효과가 높다는 이유로 계속 사용하고 있으며, 제도를 위반해도 그 단속은 미약합니다. 이는 단지 개인의 문제라기보다 제도적 감시 체계와 교육 부재의 구조적 문제로 봐야 합니다. 정부와 지자체의 일관된 지도, 교육, 지원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지속 가능한 농업 실천이 답이다
절망적 상황 속에서도 전환의 길은 존재합니다. 이미 유럽연합은 2030년까지 화학 농약 사용량 50% 감축을 목표로 식량 생산 체계를 개편 중이며,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은 유기농지 비율을 25% 이상 확보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한국에서도 양평, 완주 등 일부 지역에서 친환경 농업이 실질적인 대안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정밀농업(Precision Agriculture)’ 기술을 활용하여 농약 및 수분을 정량 투입함으로써 지하수 오염을 줄이고 생산성도 높이는 농가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명확합니다. 친환경 농산물을 선택하고, 지역 농산물을 애용하며, 유해 농자재에 대한 규제 강화를 촉구하는 사회적 움직임입니다. 일본 구마모토현처럼 농민, 행정, 소비자가 함께 계획을 세우고 로컬푸드 중심의 자립형 순환 농업 시스템을 만든 사례를 한국도 본받아야 합니다. 지속 가능한 농업은 이상이 아닌 필연이며, 바로 지금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기억해야 할 것은, 깨끗한 지하수는 한 번 오염되면 복원에 수십 년이 걸린다는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지금 시작할 수 있는 실천 가이드는 이렇습니다. ① 지역에서 생산된 로컬푸드를 구매한다. ② 유기농∙무농약 인증 농산물을 우선적으로 선택한다. ③ 농약 사용 규제 강화 및 친환경 농업 확대를 요구하는 청원이나 시민 캠페인에 참여한다. ④ 농업환경 관련 책(『100년 농업을 위한 조건』 등)이나 다큐멘터리(『씨앗: 미래를 키우는 이야기』 등)를 통해 더 깊은 이해를 얻고, 주위 사람과 공유한다.
우리의 밥상이 안전해지려면, 농업과 환경이 함께 회복되어야 합니다. 지속 가능한 먹거리의 시작은 언제나 ‘내 식탁’을 바꾸는 일에서 출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