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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시대, 식탁의 경고

기후위기 시대, 식탁의 경고

기후위기 시대, 우리 밥상은 안전한가? – 농약 오염의 경고와 지속 가능한 농법이 답이다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식탁이 고민스러운 이유는 단순히 영양 불균형이나 가격 문제가 아니다. 보다 본질적인 물음은 이것이다. “지금 먹는 이 음식, 과연 안심할 수 있을까?” 최근 농촌진흥청이 발표한 보고에 따르면, 일부 지역에서는 농업 활동에 따른 농약 잔류 및 침투로 지하수가 오염되고 있으며, 이는 식수와 농업용수로 활용되는 우리의 물 순환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특히 충청남도 금산군 일대의 연구에서는 38곳 지하수 중 5곳에서 농약 성분인 다이아지논·펜티오카브 등 오염물질이 검출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농약 문제가 단순히 작물의 안전성 차원을 넘어, 우리 삶의 기반인 ‘물’과 ‘토양’ 전반을 위협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농업과 환경의 경계가 무너진다 – 침묵의 토양과 오염된 지하수

국립농업과학원의 조사에 따르면 최근 전국 지하수의 약 5%에서 허용치를 초과하는 농약이 검출되었다. OECD 기준에 따르면 한국은 OECD 국가 중 농약 사용량이 가장 많은 상위권에 속하며, 단위 면적당 사용량은 세계 평균의 2~3배에 달한다. 많은 농가에서 병해충 방지를 위해 사용한 살충제나 제초제가, 땅속으로 스며들어 지하수를 오염시키는 것이다. 이처럼 토양과 수질이 동시에 망가지는 구조는 심각한 악순환을 만든다. 오염된 지하수는 다시 농업용수로 쓰이고, 농작물을 통해 다시 인체로 순환된다. 이는 환경 문제이자 곧 공공 보건 문제다.

지속가능한 농업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조건

농약 없이 농업이 가능한가? 한살림, 행복중심생협 등 우리나라의 주요 협동조합과 세계 각국의 지속 가능한 농업 사례들은 명확히 대답한다. 유기농법, 자연재배, 정밀농업 등은 이미 농약을 줄이면서도 생산성을 유지하는 성과를 입증해왔다. 예컨대 스위스와 덴마크는 정밀농업 기반의 농약 관리 시스템을 통해 10년간 농약 사용량을 30% 이상 감축했고, 그 과정에서 농가 소득도 유지되었다. 한국 역시 유기 인증을 받은 농지 면적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며, 사회적 농업과 로컬푸드 운동은 식량 자립과 환경 보호를 동시에 실현하려는 시도로 주목받고 있다. 결국 지속 가능한 농법은 비효율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기술’이자 ‘사회적 계약’이다.

기존 시스템의 한계를 넘어서는 지역 주도의 해법

농약 오염은 특정 농가나 작물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적인 관리체계의 오류에서 비롯된다. 현재 우리나라는 지하수 모니터링 지점이 매우 제한적이며, 농약에 대한 사후 점검이 중심이다. 환경부와 농식품부 간의 연계 부족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에 대한 대안은 지역사회 중심의 생태농업 전환이다. 예를 들어, 전라남도 구례군은 주민 주도 하에 친환경 쌀 재배를 확대한 결과, 지하수 수질이 크게 개선되었으며 생물종 다양성 증가 사례도 관찰되었다. 지역 농민과 시민단체,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만드는 자율적 감시 체계와 교육 지원이 모범 사례로 자리잡고 있다.

먹거리 주권, 소비자의 손끝에서 시작된다

지속 가능한 먹거리는 단지 ‘친환경’으로 포장된 소비재가 아니다. 투명한 생산 이력, 건강한 생태계, 농민의 삶과 공동체 회복까지 아우르는 사회적 시스템이다. UN FAO는 지속 가능한 식량 시스템 구축을 위해 “생산자는 전환을, 소비자는 책임 있는 선택”을 통해 상호 책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소비자는 매일의 식탁에서 친환경·로컬푸드를 선택함으로써 더 깨끗한 물, 더 건강한 토양,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 건강한 밥상이 기후 위기와 환경 붕괴를 되돌리는 거대한 첫걸음인 셈이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실천은 명확하다. 지역 농산물 구매를 우선하고, 유기·친환경 인증 농산물에 투자하며, 관련 농민단체의 정책활동을 지지하고 참여하는 것이다. 더불어, <내일의 식탁>, <씨앗, 고향을 지키다>와 같은 다큐멘터리와 도서들을 통해 지속 가능한 농업에 대한 이해를 확장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의 물과 흙, 그리고 식탁을 지키기 위한 전환은 이미 시작되었으며, 바로 오늘 이 글을 읽는 당신의 선택에서 출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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