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시대, 우리 밥상은 안전한가?
- 농학 박사가 경고하는 농업환경 오염과 지속 가능한 농법 전환의 필요성
기후위기와 환경오염이 날로 심각해지는 이 시대, 우리는 매일 먹는 음식이 과연 안전한지 다시 질문해야 한다. 특히 농업은 환경오염의 주요 배출원이자 동시에 기후위기의 주요 피해자이기도 하다. 토양과 수질은 농약과 화학비료, 산업폐수로 오염되고 있으며, 농업 생산 기반이 되던 자연 생태계는 점점 파괴되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먹거리를 어떻게 생산하고 소비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적 선택이 요구된다.
최근 언론보도로 드러난 전남 곡성의 사례는 이런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수십 년간 농지를 오염시켜온 공장의 산업폐수가 토양과 하천으로 유입되며, 지역 농업 생태계는 회복이 어려운 타격을 입었다. 해당 지역에서는 고춧대가 시들고 벼가 물속에서 죽는 일이 발생했으며, 하천에서는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다. 이는 단지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식량 시스템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경고이며, 우리 모두의 밥상의 위협이다.
산업시설이 무너뜨린 농업 기반
곡성 죽곡면의 채소·벼 재배 농업 지역 인근에서 수십 년 동안 방류된 산업폐수는 농업 환경을 구조적으로 훼손했다. 채소의 생장이 멈추고, 벼가 메말라 죽으며, 하천에서 생태계 붕괴가 발생한 것은 단순한 오염을 넘어 지속적인 식량 생산이 불가능한 수준에 이른 토양 생태계의 붕괴를 의미한다. 토양 pH가 낮아지고 중금속이 축적되며, 작물 뿌리의 생장이 저해되는 이 과정은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영구적인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농경지당 화학비료와 농약 사용량이 가장 높은 축에 속한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한국 내 전체 수질오염 부하량의 34%는 농업에서 비롯되며, 화학적 오염원과 유기물의 배출이 상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비점오염원으로서의 농업 오염은 철저한 관리 없이는 오래도록 개선되지 않는다.
농민의 고통, 국가의 책임
해당 지역 농민은 수확기 작물 피해로 인해 생계 위협을 받고 있다. 방류수를 흡수한 작물이 자라지 않고, 썩어버리거나 수확량이 급감하고 있다는 증언이 잇따랐다. 그러나 일부 지자체나 기업들은 오염 여부를 놓고 법적 다툼을 벌이며, 농민과 지역 공동체는 명확한 보상 없이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실정이다. 환경부와 지자체는 책임 소재만을 따질 것이 아니라, 피해 조사를 투명하고 과학적으로 수행하며 오염원을 차단하고 복원 계획을 즉각 수립해야 한다.
국내외 지속 가능한 농업의 대안
환경파괴형 관행농업을 넘어서는 방식은 이미 국내외에서 다양하게 실험되고 있다. 예를 들어, 충북의 한 농민 공동체는 화학비료와 농약 대신 지역 퇴비와 유기농 해충 방제 기법을 적용해 인근 하천의 수질을 개선하고 오히려 생산성을 높인 사례를 보였다. 유럽연합은 2030년까지 전체 농지의 25%를 유기농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수립했고, 국제식량농업기구(FAO)도 2023년 보고서를 통해 “토양 건강 회복과 생태적 농법 도입은 기후변화 대응과 동시에 지속 가능한 식량 확보를 위한 핵심 전략”이라고 밝혔다.
정밀농업, 자연농업, 돌봄농업과 같은 친환경적 접근은 단순한 기술 전환이 아니라 토양을 건강하게 유지하고, 생물다양성을 존중하며, 지역과 소비자의 먹거리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다.
지속 가능한 식량 시스템을 위한 우리의 역할
곡성 사례는 우리에게 먹거리 생산이 결코 무관심해선 안 될 문제임을 다시 일깨운다. 안전한 먹거리를 위해 우리는 어떤 행동을 해야 할까? 첫째, 친환경 인증 농산물을 선택하고, 지역 로컬푸드를 소비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농민경제를 지지해야 한다. 둘째, 생태 농법과 환경복원을 요구하는 정책의 도입을 지지하고, 지역사회의 농업 보호 운동에 연대해야 한다. 셋째, 오염이나 반생태적 농업이 드러날 때, 시민의 힘으로 감시하고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
식탁 위의 선택이 곧 환경과 식량의 미래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우리는 단지 소비자가 아닌 ‘참여자’로 이 문제를 인식해야 할 것이다. 건강한 토양과 깨끗한 물에서 자란 먹거리를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기 위해, 지금 이 순간부터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지속 가능한 선택을 위한 자료는 다음과 같다: 다큐멘터리 「내일을 위한 식탁」, FAO 보고서 「The State of the World’s Biodiversity for Food and Agriculture」, 시민단체 ‘토종씨드림’의 농민 교육자료 등은 우리에게 소중한 인식을 제공할 것이다. 이제는 식량주권을 지키는 데 각자의 역할을 찾고, 실천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