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시대, 우리 밥상은 안전한가? – 농약 오남용과 식량안보 위기에 대한 과학적 경고와 지속 가능한 해법
우리가 매일 먹는 쌀밥, 채소, 과일은 과연 얼마나 안전할까? 기후위기와 생태계 파괴가 식량 생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오늘날, 농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되돌아봐야 할 시점이다. 특히 무분별한 농약 사용과 토양 오염, 수질 피해는 생태계뿐만 아니라 인류 건강에도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지난 5월, 충남 부여군에서 발생한 키토산제제 농약 오남용 사건은 이러한 실태를 여실히 보여준다. 농민들의 피해는 물론, 토양과 담수 생태계까지 광범위한 영향을 받은 이번 사건은 우리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근본부터 되묻게 한다.
농약 오남용, 생태계 붕괴의 시작점
지난 5월, 충남 부여의 논밭 700여 곳에서 살포된 키토산제제 농약이 벼와 다양한 농작물의 생육을 저해하고 대규모 피해를 일으켰다. 농촌진흥청 분석 결과, 해당 제제는 사용 전 50배 이상 희석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원액 수준으로 유통돼 대규모 약해를 유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농민 수천 명이 피해를 입었고, 수질 오염까지 초래되며 담수 생물종의 집단 폐사 사례도 보고되었다.
이 사건은 단순한 농약 오남용 문제가 아니다. 환경부에 따르면 농약에 의한 수질 오염으로 연간 3천 톤 이상의 유해 물질이 하천과 지하수로 유입되고 있다. 이는 생물 다양성을 해치는 동시에 토착 민물어종과 곤충의 개체 수를 급감시키며, 궁극적으로 우리 먹거리의 안전마저 위협한다. 농약으로 인한 토양 유기물 감소는 생산성 저하로 이어지며, 장기적으로는 식량 자립도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기후변화와 식량안보: 뿌리부터 흔들리는 농업 생태계
기후변화는 이제 이론이 아닌 현실이다. 과다한 농약 사용은 토양 생물 다양성을 감소시키고 탄소 흡수력을 떨어뜨리는데, 이는 곧 온실가스 배출 증가로 이어진다. 국제식량농업기구(FAO)는 “농업이 전 세계 온실가스의 약 24%를 차지하고 있고, 그중 상당수가 비료와 농약에서 발생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의 식량자급률은 2022년 기준 45.8%에 불과하며, 채소와 곡물의 자급률은 각각 82.3%, 20.9%로 현저히 낮다. 이처럼 해외에 의존하는 식량 구조는 기후 재난이나 국제 식량 가격 급등 시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지속 가능한 농업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는다면, 기후위기와 공급망 불안정이 맞물릴 경우 식량 안보가 심각하게 위협받을 가능성이 크다.
자연 친화적 농법, 가능한가? 국내외 지속가능 농업 사례로 본 해답
이러한 상황에서도 희망은 있다. 강원도 평창의 한 유기농협동조합은 무농약·무비료 방식으로 토종 씨앗을 유지하며 연간 30여 종 작물을 생산하고 있다. 토종 콩 농부 박태영 씨는 “처음엔 수확량이 적었지만, 해마다 토양이 살아나면서 지금은 병충해도 줄고 품질이 더 좋아졌다”고 말한다. 이는 유전적 다양성과 토양 건강을 유지하는 소규모 지속 가능한 농법의 우수한 사례다.
또한, 유럽연합은 ‘Farm to Fork(농장에서 식탁까지)’ 전략을 통해 2030년까지 농약 사용량을 50% 줄이고, 경지 면적의 25%를 유기농으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는 단순한 생산 방식의 변화가 아니라, 소비와 정책, 유통 전 과정의 전환을 요구하는 식량 시스템 전환의 대표적 모델로 평가된다.
우리의 선택이 식량 체계를 바꾼다
이 글을 통해 우리는 농약 오남용이 단순한 농가 피해가 아니라, 수질·토양 오염, 생태 특성 손실 등 전반적인 환경 파괴로 이어지며, 궁극적으로 우리 건강과 식량 주권을 위협한다는 점을 분명히 이해해야 한다. 또한 기후위기와 식량 위기를 동시에 대응할 수 있는 지속 가능 농업 방식—자연농, 유기농, 정밀농업 등의 실천이 시급하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변화가, 미래의 생존 조건을 좌우한다. 지역에서 생산된 제철 먹거리 구매, 유기농 인증 제품 선택, 친환경 농업 정책에 대한 시민 지지, 도시 소비자의 농민 직거래 확대, 지속 가능한 농업 관련 도서 독서 등 일상 실천부터 시작해보자. 추천 자료로는 다큐멘터리 『내일(Tomorrow)』, 도서 『씨앗을 지키는 사람들』을 권한다. 건강한 토양, 깨끗한 물,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한 우리의 선택은 오늘의 밥상에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