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와 농약 노출, 우리의 먹거리는 안전한가? — 지속 가능한 농업의 현주소와 전환을 위한 제언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겨울 사료가 부족해지고, 농업 종사자들의 건강이 농약 노출로 위협받고 있는 영국의 최근 상황은 단지 한 나라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이 어떻게 글로벌 식량 시스템을 흔들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다. 오늘날 우리는 단지 ‘무엇을’ 먹는지를 넘어 ‘어떻게’ 생산되었는지를 질문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우리가 매일 접하는 식탁 위 음식은 과연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만들어졌을까? 미래 세대에게 건강한 환경을 물려줄 수 있을 만큼 책임 있는 농업이 가능할까?
BBC 라디오4의
기후변화가 파괴하는 사료 체계와 농축산업
올해 영국에서는 평년 대비 강수량이 40% 이상 감소한 지역이 있었으며, 이로 인해 목초 자원이 고갈되었다고 한다. 이는 단지 일시적 현상이 아닌, 기후위기가 사료 자급 시스템을 뿌리부터 흔들고 있는 상황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세계 농축산물의 약 70%는 물 부족 및 토양 퇴화, 이상 기후로 인한 수확량 저하의 영향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2023년 기준 자급률이 21%에 불과하며, 사료용 곡물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만약 이상기후가 계속된다면, 국내 축산업 자체가 위협받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농약이라는 보이지 않는 노동위험
BBC 보도에 소개된 연구에 따르면, 농약을 취급하는 노동자 중 다수가 호흡기 질환, 코막힘, 가슴 답답함 등의 증세를 호소했다. 이는 단순한 불편함이 아닌, 농업 노동 환경의 구조적 위험을 의미한다. 특히 세계보건기구(WHO)는 매년 전 세계 300만 명 이상이 농약 중독으로 의료적 조치를 받고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한국에서도 농약 살포 노동자의 70%가 보호 장비 없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국내 조사 결과가 존재한다. 이는 단지 한 직업군의 문제가 아닌, 지속 가능한 농촌 사회를 지켜내기 위한 긴급한 노동환경 개선 과제다.
지속 가능한 사료 대안은 가능한가?
세계 곳곳에서는 이러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시도가 시작되고 있다. 예컨대 덴마크의 유기 사료 협동조합들은 지역 내 콩, 수수, 보리를 혼합한 단백질 사료를 자체 생산해 사료 자립도를 높이고 있다. 한국에서도 제주와 강원 지역 등지에서 벼와 풀을 섞은 혼합 사료 실증사업이 진행 중이며, 이는 해외 수입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또한 곤충 단백질, 펄프 부산물 활용 사료 등의 사례도 주목 받을 필요가 있다.
친환경 농업 실현은 단순한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
농업이 기후위기의 피해자이자 동시에 가해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30%는 농업 부문에서 발생하며, 특히 화학비료, 축산 메탄, 사료 수송 등에서 집중된다. 국내 연구 결과, 유기농 농업은 관행 농업에 비해 온실가스를 23% 이상 낮출 수 있음을 보였다. 또한 정밀농업 기술을 활용하면 비료·농약 사용량을 최대 40%까지 줄일 수 있으며, 이는 환경과 노동자의 건강 모두를 보호하는 대안이 된다.
📌 요약 및 실천 가이드
지금 우리가 직면한 농업 환경 문제는 이미 현장의 고통으로 드러나고 있으며, 이는 모든 시민의 먹거리 안보와 건강과 직결된다. 기후위기로 인한 사료 부족, 농약 장기 노출 문제는 경고등이 아니라 위기 신호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실천이 필요하다:
- 로컬푸드 및 인증 친환경 농산물 소비 확대
- 농약·비료 사용량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정책 확대 지지
- 노동자 안전보건 기준 강화 요구 및 관련 조례 개정 촉구
- 친환경 사료 및 대체 사료 연구 개발에 대한 공공 투자 확대
- 유튜브 다큐 <기후위기와 우리 먹거리>, 책 『토양의 반란』 등의 자료를 통한 시민 학습과 의식 강화
건강한 먹거리를 위한 선택은 단지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이 아닌, 지구와 공동체의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지금, 당신의 식탁 위에서 지속 가능성과 환경 정의를 실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