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속 지속가능한 농업의 길

기후위기 시대, 밭에서도 온실가스가 뿜어져 나온다 – 질소산화물 배출 증가와 지속 가능한 농법의 전환 필요성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1℃ 상승한 지금, 농업은 기후 피해자가 아닌 주요 인과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특히 집약적 경작이 이루어지는 곡물 생산지,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밀밭이 온실가스 중 하나인 질소산화물(N₂O, NO)의 주요 발생원이라는 사실은 식량 시스템의 지속가능성을 다시금 돌아보게 만듭니다. 우리가 매일 먹는 빵 한 조각이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면, 어떤 미래가 우리를 기다릴까요?

최근 <Agriculture, Ecosystems & Environment> 저널에 발표된 중국 양저우 지역의 3년간 현장 실험 결과는, 고농도 오존(O₃)과 지구 온난화가 곡물재배지에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 배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과학적으로 밝히고 있습니다. 이 연구는 단순히 공기질이나 작물 생산성에 그치지 않고, 토양 미생물, 유기물질 순환, 탄소-질소 흐름, 산업적 농법의 환경적 비용까지 들여다보며 향후 농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합니다.

⦁ 오존과 온난화의 병존, 예상보다 복잡한 영향 구도

이번 연구는 고농도의 지상 오존이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평균적으로 N₂O는 16.4%, NO는 34.6%까지 줄인 반면, 지구온난화를 모의한 고온 환경에서는 각각 19%, 67.4% 증가시켰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특히 이러한 영향은 비료 살포 직후와 밀의 생육 후기에서 두드러졌습니다. 흥미롭게도 이 두 요소가 동시에 작용할 경우, 높은 온도로 증가한 배출량을 오존이 부분적으로 상쇄시키는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상쇄 효과는 단순히 생리적 응답이 아닌, 토양 유기탄소(DOC), 암모늄(NH₄⁺), 질산염(NO₃⁻) 등 토양 내 기질 농도 변화와 미생물 활동성의 복잡한 상호작용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는 기후 변화가 농업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단선적이지 않으며, 체계적인 이해가 절실하다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 밀 경작지, 온실가스의 잠재적 배출 온상

IPCC(2021)에 따르면, 질산화이질소(N₂O)는 100년 기준 이산화탄소 대비 273배의 온난화 잠재력을 가집니다. 특히 전 세계 N₂O 배출의 60%, NO 배출의 10%가 농업, 그중에서도 질소비료 사용으로 인해 발생합니다. 이번 연구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비료 사용 직후 토양에서 급격히 발생하는 질소산화물은 온실가스뿐 아니라 생태계 독성 물질로 작용하여 식생과 곤충, 미생물에게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한편, NO는 기층 오존 생성의 전구물질로 작용하여 오히려 공기질을 더욱 악화시키기도 합니다.

⦁ 지속 가능한 농업 방식이 해법이다

농업의 질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단순히 비료의 양을 조절하는 수준을 넘어서야 합니다. 연구진은 "토양 유기탄소와 무기질소의 양을 조절하는 유기농법, 완효성 비료 사용, 토양 피복 및 보습 유지 방식"이 실질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이는 이미 전 세계 여러 지역에서 실증된 내용입니다. 예컨대, 덴마크와 독일 등지에서는 정밀농업을 통해 특정 생육단계에 맞춘 비료 사용량 조절로 질소산화물 배출을 30% 이상 감소시킨 바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작물 잔재를 비료와 함께 혼용하거나 바이오차를 활용해 탄소 격리 기능을 높이려는 시도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 미래 기후 예측 모델에서도 농업 고려는 필수

이 연구 결과는 향후 온실가스 배출 예측에 있어 오존·온도·토양 조건 등 농업 토양의 복합 반응을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FAO 역시 최근 보고서에서 “지속 가능한 경작 방법과 기후적응형 농업 전략 도입 없이는 2050년까지 식량 공급과 온실가스 저감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없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 선택해야 할 길은 분명합니다. 건강한 밥상을 지키고, 기후 위기를 늦추기 위해 우리 모두가 할 수 있는 일이 존재합니다. 오늘부터 다음과 같은 행동을 실천해 봅시다.

  • 가까운 지역에서 생산된 제철 먹거리를 선택하고, **환경부 인증 '저탄소 농산물'**을 우선적으로 구매합니다.
  • 관행농법이 아닌 친환경 또는 유기농산물을 소비하며 생산자에게는 정당한 가격을 지불합니다.
  • 지역 농업 공동체(로컬푸드 직매장, 파머스 마켓)에서 농민과 직접 연계된 소비를 시도해 봅니다.
  • 농업·기후 관련 시민단체에 후원하거나 캠페인에 참여하여 더 나은 먹거리 정책이 실현되도록 지지합니다.
  • 더 깊이 있는 이해를 위해 자료를 학습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다큐멘터리 <씨앗: 생명의 약속>, 책 『2050 거대한 전환』은 추천할 만한 자료입니다.

밥상의 변화는 곧 토양의 변화이며, 기후의 미래를 결정합니다. 지속 가능한 농사는 단순한 기술이 아닌 우리 모두의 삶의 방식입니다. 지금, 우리의 선택이 미래 세대의 숨 쉴 공기와 먹을 음식을 결정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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