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의 경고음, 농업은 어떻게 응답해야 하는가? – 급변하는 환경 속 지속 가능한 먹거리 시스템의 길
“지금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 정말 안전할까요?”라는 평범한 질문 속에는 현대 농업이 안고 있는 심각한 환경문제가 숨겨져 있습니다. 기후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농업은 그 원인인 동시에 피해자로 작용하며 이중적 딜레마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최근 보도된 자료에 따르면, 세계 농업과 식량 체계가 전례 없는 기후변화의 충격에 흔들리고 있고, 이는 단순한 작황 부진을 넘어 미래 세대의 식량주권까지 위협하는 중대한 사안입니다.
농업은 단순한 산업이 아니라 생태계의 일부입니다. 그러나 현재의 산업화된 농업은 오히려 이 생태계를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지속 가능한 농업을 통해 기후위기 대응뿐 아니라 건강한 먹거리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모색해야 하는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기후변화가 바꿔놓은 농업의 풍경
기상 이변으로 인한 작황 피해는 해마다 급증하고 있습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농작물 재해 피해액은 전년 대비 약 32% 증가하였으며, 특히 폭우·가뭄 등 극단적 기후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습니다. 이러한 기후 변화는 단순히 수확량 문제에 그치지 않고, 농민의 생계불안과 식량 가격 불안정, 식품 안전성 저하로 이어져 사회 전반에 걸쳐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국제 식량농업기구(FAO)는 2050년까지 전 세계 식량 생산성이 최대 30%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이는 경작지의 토양 황폐화, 수자원 고갈, 병해충 급증 등 기후변화에 따른 복합적 위협 때문입니다. 따라서 기후위기 속 농업의 회복탄력성 강화는 식량 안보와 직결된 문제이며,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입니다.
농업이 온실가스 주범? 그 이면을 보라
농업의 또 다른 모순은 다름 아닌 온실가스입니다. 국립환경과학원 자료에 따르면 한국 농업 부문은 전체 온실가스 배출의 약 3%를 차지하지만, 메탄과 아산화질소 등 기후온난화 지수가 높은 비이산화가스 배출 비율이 매우 높아 이들의 기후영향은 결코 작지 않다는 것이 과학계의 중론입니다. 특히 논농사나 가축 분뇨에서 발생하는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최대 80배 강력한 온실효과를 유발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될 사실은, 화학비료나 농약 중심의 고투입 농법이 이러한 배출을 심화시키는 주범이라는 점입니다. 토양 미생물 생태계를 파괴하고, 탄소 고정력을 약화시키는 방식에서 벗어나 유기적이고 생태적인 농업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이 절실한 이유입니다.
자연농과 정밀농업: 실패하지 않는 대안
다행히 희망은 존재합니다. 경기도 여주의 한 친환경 벼농사 마을은 유기농법 전환 이후 비료 사용을 줄이고도 수확량 안정화에 성공하며, 수질 개선 및 인근 하천 생물 다양성 회복까지 확인했습니다. 또한 글로벌 시장에서도 정밀농업(Precision Agriculture)을 도입한 사례들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GPS·드론·토양 센서 기반의 정밀 영농은 자원 낭비를 줄이고 생태계 교란을 최소화하면서도 생산성과 품질을 유지하는 지속 가능한 방법임이 과학적으로 입증되고 있습니다.
지속 가능한 농법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입니다. 탄소 저감형 농법, 토종 씨앗 보존, 지역순환형 농업모델 등은 우리가 그려야 할 미래 농업의 청사진이며, 이를 위한 정부·지자체·소비자의 역할과 연대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우리가 만들어갈 건강한 먹거리 시스템
이 모든 흐름의 중심에는 '소비자'가 있습니다. 친환경 농산물을 선택하고, 인증된 로컬푸드를 구매하는 작은 실천이 모여 지속 가능한 농업을 움직입니다. 환경부와 농림축산식품부가 공동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친환경 인증 농산물을 선택한 소비자 10명 중 7명은 지역 농가 소득 향상에 직간접적으로 기여하고 있어, 개인의 식탁 선택이 어떻게 공동체 전체를 바꿀 수 있는지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제는 지역 농산물을 소비하고, 비건 또는 저탄소 식단 주 1회 실천, 정부의 기후 대응형 농업 예산 확대를 지지하는 서명 캠페인 참여 등, 작지만 실제적인 변화가 중요합니다. 또한 기후위기와 농업의 관계를 다룬 다큐멘터리 <우리 밥상의 미래>, FAO의
풍요 속 위기, 그 가운데 우리는 어떤 농업을 선택할 것인가. 오늘의 선택이 내일의 식량을 결정합니다. 지속 가능한 농업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소비자, 농민, 정책입안자 모두가 변화의 주체임을 기억하며, 지금 행동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