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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와 식탁의 경고

기후위기와 식탁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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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땅과 물이 병들고 있다 – 농약·중금속 오염 경고와 우리가 당장 해야 할 일

우리가 매일 먹는 쌀은 정말 안전한가? 밥 한 공기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 최근 농촌진흥청이 발표한 연구 결과는 충격적이다. 우리나라 농경지 10곳 중 1곳 이상이 여전히 중금속 오염 우려 수준에 있고, 일부 논에서는 기준치를 초과하는 농약이 검출되었다. 화학 농업에 의존해온 수십 년의 결과가 이제야 우리의 밥상에 명백히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지난 40여 년간 고도화된 생산성 중심의 농업 방식은 단기적인 수확량 증가를 이끌었지만, 토양 생태계의 파괴와 비가역적인 수질 오염이라는 심각한 결과를 동반했다. 이러한 환경 문제는 단순히 농민의 문제를 넘어 우리 모두의 식량 안전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보다 종합적이고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하다. ‘기후위기’를 겪고 있는 지금, 우리는 생명의 순환과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농업으로 나아가야 한다.

국토 곳곳의 토양이 말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전국 7,000여 지점을 대상으로 논·밭 토양 안전성을 조사한 결과, 전체 농경지의 약 13.4%가 ‘중금속 오염 우려’ 지역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제련소, 산업단지 등이 인접한 충청권과 전라권 농경지에서 특히 납(Pb), 카드뮴(Cd), 아연(Zn) 등의 잔존량이 높았으며, 일부 농경지에서는 기준치를 초과한 경우도 존재했다. 중금속은 토양 내에서 거의 분해되지 않기 때문에, 한 번 오염되면 수십 년 동안 농작물 오염, 수질 저하, 생태계 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카드뮴은 체내에 축적될 경우 신장 기능 이상, 암 유발 등의 심각한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국제식량농업기구(FAO)에서도 엄격한 관리 지침을 권고하고 있다. 충남 서산, 충북 옥천 등의 일부 농지에서는 이 카드뮴이 최고기준치를 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단순한 ‘지역 이슈’가 아니라, 전국적인 식품 안전 문제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농약과 비료, 편리함 뒤에 숨겨진 대가

우리나라의 농약 사용량은 OECD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농약 사용량은 헥타르당 11.3kg으로, 독일(3.5kg), 캐나다(1.5kg)에 비해 3~7배 높다. 이러한 집중적인 화학 농자재 사용은 농작물 생육에는 기여할 수 있지만, 동시에 지하수 오염, 토양 미생물 파괴, 생태계 혼란, 장기적으로는 지력 저하라는 부작용을 낳는다.

특히 가장 취약한 것은 어린이와 고령층이다. 국립농업과학원 조사에 따르면 일부 논에서는 허용 기준치를 초과한 잔류농약이 여전히 검출되며, 그 대부분이 과거 금지되거나 인체 위해성이 알려진 성분이라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우리는 안전한 먹거리 선택이 개인 건강의 문제를 넘어 환경 정의와 직결된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기후변화와 농지 생태계 붕괴 – 식량 안보의 경고등

기후위기 역시 농업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2050년까지 우리나라의 쌀 생산량이 현재 대비 10~15%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강수량의 불규칙성, 여름철 고온 빈도 증가, 집중호우는 작물 성장에 치명적이다. 이미 강원·충청 일대의 일부 밭작물 농가는 조기 수확 피해, 병충해 증가, 연작장해로 수확량이 줄어드는 상황을 맞고 있다.

이에 일부 지역에서는 유기농 전환 농가 확대, 자연농법 실험, 탄소흡수율 높은 작물 재배 등 새로운 모델을 적용하고 있다. 전라남도의 한 유기농 단지는 지역 공동체 중심의 순환형 농업 시스템을 도입해 토양 유기물 함량을 2년 만에 1.5배 이상 높이는 성과를 거뒀으며, 이는 수질 정화 효과에도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지만 중요한 실천들

지금이야말로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식량 주권을 지키고 미래 세대에게 건강한 토양과 깨끗한 물을 물려주기 위해, 소비자의 역할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속가능한 농산물을 찾고 선택하는 개인의 행동이 농업의 구조를 바꿀 수 있다. 예를 들어 ▲유기농 및 무농약 인증 제품 구매, ▲지역 농산물 중심의 로컬푸드 직거래 장터 이용, ▲학교·공공급식에 친환경 농산물 확대 요구, ▲관련 시민단체와 연대해 정책 감시 및 제안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그 출발점이다.

더 나아가 ‘푸드마일’ 개념을 인식하고 가까운 곳에서 재배된 제철 식품을 중심으로 소비하는 것도, 지구에 대한 우리의 책임을 실현하는 방법이다. 우리가 매일 선택하는 한 끼가 결국 농업을 바꾸고 땅을 되살리는 변화의 씨앗임을 잊지 말자. 농약과 중금속에 물든 밥상이 아닌, 생명을 살리는 밥상을 위해 지금 우리가 나설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