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디지털화의 전환점 – '올인원 디스플레이 2'가 여는 스마트 모빌리티 생태계
기아가 발표한 ‘올인원 디스플레이 2’는 단순한 차량용 디스플레이가 아니다. 이는 스마트 모빌리티 시대에 차량이 어떻게 플랫폼화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선도 사례로, 차량 산업이 서비스 지향적 구조로 전환되는 흐름을 반영한다. 특히 다기능 통합 인터페이스는 차량 내 경험을 디지털 플랫폼으로 재해석함으로써 PBV(Purpose Built Vehicle: 목적 기반 차량) 시장의 성장 방향을 가늠케 한다.
디지털 융합 중심의 차량 경험, 왜 중요한가
‘올인원 디스플레이 2’는 네비게이션(카카오내비), 택시 호출 앱(카카오T), 미터기(T-money) 등을 12.9인치 터치 디스플레이에 통합한 시스템이다. 이는 기존 택시들이 별도 디바이스를 기반으로 운영하던 상황과 대비된다. 하드웨어 중심의 차량 내 장비들이 소프트웨어 기반 모듈로 전환되며, 서비스 통합·UX 최적화를 이끌고 있다.
기아는 이를 통해 택시 산업의 IT 기반 전환을 지원한다. ‘스티어링 휠 버튼으로 호출 수락’, ‘하이패스-앱미터 간 자동 요금 정산’ 기능은 운전자의 업무 효율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강화하며, 향후 자율주행 전환을 위한 UX 프레임워크로 기능할 가능성도 있다.
차량 중심에서 플랫폼 중심으로의 패러다임 전환
기아의 PV5는 단순한 전기차가 아닌, 커스터마이징 가능한 PBV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PBV는 물류, 택시, 자영업 등 산업별 맞춤형 전용설계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Car as a Service(CaaS)**라는 개념과 연결된다. 택시에 특화된 디스플레이는 첫 단계로, 향후 소상공인 물류, 이동 진료 차량, 유통 배송 등으로 확대될 수 있다.
이처럼 차량이 자체적으로 플랫폼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하드웨어 융합 아키텍처가 필수적이다. 기아는 자체 ‘기아 커넥트’ 시스템 뿐 아니라 외부 소프트웨어 파트너와 협업(LG CNS, Kakao Mobility 등)으로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했다. 이는 폭스바겐과 아마존, GM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생태계 구축 전략과 궤를 함께 하며, PBV 플랫폼을 선점하는 것이 향후 모빌리티 산업 경쟁력 확보의 핵심임을 시사한다.
글로벌 스마트모빌리티 시장과 경쟁구도
CB Insights와 Gartner에 따르면, 스마트 모빌리티 플랫폼 시장은 2027년까지 연평균 2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일 전망이다. 도요타의 e-Palette와 GM의 BrightDrop은 내장형 OS와 커넥티드 서비스 중심으로 차량 설계를 할당하고 있으며, 이는 차량이 단순한 '목적지 이동 수단'에서 벗어나 '서비스 전달 플랫폼'으로 진화한다는 맥락과 맞닿아 있다.
기아의 ‘올인원 디스플레이 2’ 도입은 이러한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전략이다. 다만, 데이터 수집 및 활용, 승객 동선 분석과 같은 인공지능 기반 서비스, 클라우드-엣지 연계의 보안 이슈 등은 향후 발전의 필수 조건이다. 모빌리티 플랫폼 경쟁은 기술 간 통합성, API 확장성, 법제화 대응력까지 종합 역량을 요구하는 시장이 된다.
정책, 인프라, 그리고 비즈니스 전략의 재정렬
택시 디지털화는 단순히 산업 내의 기술 혁신으로 끝나지 않는다. 국토교통부, 지방자치단체, 교통인프라 운영자 간의 공공 데이터 연계 문제나, 디지털 미터기 표준화 정책, 운수 사업자 교육 시스템의 디지털 전환 같은 정책적 조치 역시 병행되어야 한다.
사회적으로는 고령 운전자가 다수인 택시 산업의 디지털 수용 가능성을 고려한 UX 설계 접근, 접근성(Accessibility) 강화가 기업 설계의 주요 체크 포인트다. 또한, 향후 택시 호출 서비스 사업자와의 표준 API 연계를 통한 매출 구조 간 협상력이 플랫폼 확장성과 직결된다.
기아의 ‘올인원 디스플레이 2’는 국내 모빌리티 산업이 플랫폼 기반 서비스 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실질적 전환점으로 기능한다. 스타트업은 API 기반의 차량 앱 생태계, 스마트 시티 전략을 고려한 도시 모빌리티 서비스 기획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자체는 데이터 기반의 교통 정책 및 통합 과금 체계 설계를 위한 디지털 인프라를 점검해야 한다.
실무자는 다음을 체크 포인트로 삼을 수 있다.
- 차량 디지털화 흐름과 데이터 기반 서비스 출현에 따른 신규 수익 모델 개발
- 플랫폼 확장성 확보를 위해 API 구조, 앱 호환성, 개인정보 보호 기술 기준 수립
- UX 설계 시 운전자 직무 환경에 맞춘 입력 방식 및 보안 체계 재설계
- 각종 차량용 앱 개발 대상 시장으로 ‘B2C + B2B’를 넘는 B2G(Business to Government) 가능성 검토
한국 모빌리티 시장이 이동 거리만이 아니라 정보, 기능, 인터페이스 간 결합을 통한 가치 창출 시장으로 재정의되고 있다는 점을 이 사례는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