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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천구립독산도서관, 동네를 엮는 백일장의 힘

금천구립독산도서관, 동네를 엮는 백일장의 힘

지역 백일장의 새로운 가치 – 글쓰기로 엮는 동네의 서정과 연대

“오늘 당신에게 글쓰기는 어떤 방식의 안부인가요?”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우리는 종종 글을 노력보다는 감상의 차원에서만 소비하고 있는 건 아닐지 자문하게 됩니다. 하지만 서울 금천구의 작은 도서관에서는 글이 다시 한 번 소통의 매개이자 지역의 숨결을 담는 도구로 탄생하고 있습니다. 바로 ‘제7회 독산백일장’ 이야기입니다.

근대적인 정서로부터 살아남은 ‘백일장’이라는 형식이 여전히 유효할 수 있을까? 금천구립독산도서관은 “그렇다”고 답합니다. 다만, 그 유효성은 단순히 문학적 완성도나 수상 실적에 있지 않습니다. 읽는다는 수동을 넘어, 쓰는 행위를 통해 나와 내가 속한 공동체를 다시 바라보는 능동의 행위에서, 이 백일장은 진정한 문화의 가치를 제안합니다.

“한 페이지의 글, 한 마을의 온도”

이번 백일장에는 연령의 구분도, 배경의 장벽도 없습니다. 초등학생부터 직장인, 은퇴한 노인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는 구조는 글쓰기란 곧 시민성이자 자산이라는 시선을 품고 있습니다. A4 반 장에서 한 장 반이라는 그리 길지 않은 여운 속에, 사람들은 자신의 일기장 너머로 누군가와 경험을 공유하고자 손을 뻗습니다.

특히 이 백일장은 ‘읽기의 확장’이라는 철학을 품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금천문화재단이 기획한 이번 행사는, 9월 13일 열리는 ‘금천구 도서관 북 페스티벌’ 현장에서 글제를 공개하고, 이를 바탕으로 참가자가 스스로의 기억과 감정을 꺼내 글로 엮게 합니다. 이는 책의 문장을 읽는 단계를 넘어, 스스로 문장이 되는 경험으로 독해와 해석의 영역을 넘어서는 문학적 체험을 제공합니다.

“로컬의 글쓰기, 공동체를 촉촉하게 적시다”

2025년이 가까워지며 우리는 점점 더 빠르고 어디서나 접속 가능한 삶에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지역 도서관처럼 ‘거기 있어야 가능한 문화’에 대한 필요도 함께 증대되고 있습니다. 금천구립독산도서관이 해마다 지속하며 심화시킨 이 행사는,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감성을 건넬 수 있는 최소한의 물성이자, 우리의 삶을 천천히 감각하도록 유도하는 예술적 배려로 읽힙니다.

미니 선풍기 같은 소박한 기념품이나 지역 공무원의 이름을 딴 상장의 권위는 사실 누구에게나 줄 수 없는 ‘시간의 흔적’입니다. 누군가는 처음으로 글을 써 보는 아이일 수 있고, 누군가는 먼 기억 속 책갈피를 다시 펼친 어른일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이 행사는 다 같이 쓰는 동네의 서사가 되고, 이름 모를 이웃의 마음도 한 자락 들여다볼 수 있는 창이 됩니다.

“당신은 오늘 어떤 제목의 하루를 살고 계신가요?”

우리는 종종 ‘문화’라 하면 비싼 티켓, 유명 전시, 혹은 트렌디한 도시들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실은 문화는 늘 우리 곁, 도서관의 한 켠 책상 위, 종이 한 장과 펜 한 자루로도 충분히 만들어질 수 있는 일상의 예술입니다. 이번 독산백일장은 그걸 다시 일깨웁니다.

지금 당신의 삶에도 작은 백일장을 열어보세요.
책상 앞에서 오늘 하루를 한 문장으로 정리해보는 것—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한 편의 ‘작은 문학’이 될 수 있습니다.

✔ 지금 시도해 볼 문화 실천

  • “오늘 하루를 제목으로 붙여보자면?”
  • 읽은 책의 마지막 문장을 나만의 문장으로 다시 써보기
  • 지나간 계절 중 하나를 소재로 짧은 산문을 써보세요.
  • 오래된 일기장을 꺼내 지금의 나와 대화해보기
  • 도서관 행사나 지역 공모전에 관심을 가져보세요, 문은 늘 열려 있습니다.

우리 모두의 글에는 동네의 시간이 흐르고 있습니다.
오늘, 당신은 어떤 문장을 살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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